담철곤 오리온 회장. 뉴스락DB
담철곤 오리온 회장. 뉴스락DB

[뉴스락] "위기와 변화는 곧 기회!"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유통 시장이 큰 지각 변동을 맞고 있다. 코로나 여파에 휘청거리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위기 속 변화를 발판 삼아 호재로 이용하는 기업들도 있다.

지난 2일 한국은행은 식음료 등 4대 필수 품목 소비 비중이 40.6%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코로나가 지속 확산되며  물리적 거리두기 등 대인 접촉이 줄어듦에 따라 소비 형태도 변화가 생겼다.

특히 HMR(가정간편식) 등 조리식품과 건강식 분야에서 소비가 늘었고 생수시장 역시 크게 확장됐다. 

업계 대표기업 오리온(회장 담철곤) 역시 기회를 포착, 호실적을 이뤄냈다. 

오리온의 올해 2분기(잠정) 매출액은 5181억 원, 영업이익은 85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7%, 69%가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트리기에는 때가 이르다는 전망분석이 지배적이다. 올 하반기를 넘어 기약없는 코로나 사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산업 전체의 침체가 특정 시장의 성장에도 결국 부메랑이 돼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뉴스락>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오리온의 현 상황과 미래 경영 전략을 살펴봤다. 

사진=오리온 [뉴스락]
사진=오리온 [뉴스락]
◆ '건강'에 포커스 맞추자 딱 맞춰 트렌드 급부상…출혈 경쟁 심화 우려

사자성어 중 '천조자조'(天助自助)라는 말이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뜻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부터 단백질 시장에 진출했던 오리온은 건강이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준비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유통업계는 6월 이후 단백질 드링크, 생수 등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한 오리온의 '3분기 실적' 역시 지난 분기에 이어 선방할 것으로 예상한다. 

오리온은 지난달 17일 신제품 '닥터유 드링크'를 출시하며 음료 시장에 진출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신제품 '닥터유 드링크'에 대해 "음료이기보다는 단백질 식품"이라며 "오랜 시간 관심을 가져왔던 분야이며 최근에는 단백질 식품은 특히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단백질 드링크 뿐만 아니라 '생수' 시장과  '건강식' 시장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6월 '제주용암수'를 출시해 한 달만에 150만병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미 포화상태인 생수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오리온은  산뜻하게 스타트를 끊은 셈이다.

오리온 측은 '제주용암수'만이 가진 차별점으로 생수에 미네랄을 다량 함유해 '건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요즘 트렌드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제주용암수'는 연수 중심인 국내 타생수들과 달리 경수 중심으로 제조됐으며 미네랄이 다량 내포된 것이 특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가 지속될 수록 생수, 건강식 시장의 확장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오리온이 시장 후발주자이지만 차별화된 제품과 마케팅 전략으로 접근한다면 코로나 시대 속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유통 대기업뿐만 아니라 제약사들까지 생수 및 건강식 식음료 시장에 뛰어들며서 과포화 상태에 이르러 출혈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다.

[뉴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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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궤도 진입…"아직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오리온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보면 사실 국내 시장에서의 선방보단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이 주요했다. 

오리온이 공개한 2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중국에서의 매출이 대폭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리온은 2분기 중국지역 매출액은 25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은 429억 원으로 무려 224%나 급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에서는 오리온의 대표 상품인 '초코파이' 사재기 열풍이 분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중국 공장 가동률도 높아졌고 자연스럽게 원가는 낮아지며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오리온의 중국시장에서의 급성장은 코로나 사태때문에 일시적 현상은 아니다. 

오리온 측은 꾸준히 해외 시장, 특히 중국 시장 진출에 심혈을 기울여왔고 코로나 사태가 맞물리면서 성장의 드라이브가 걸렸다고 설명한다. 

실제 오리온은 최근 3년 동안 전체매출 중 약 48%를 중국에서 창출해왔다. 2018년에는 중국에서만 전년보다 417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며 중국 시장에서만큼은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여세를 몰아 올 상반기에도 중국 매출 비중은 총매출의 49.1%로 상승했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실적이 오를 경우 오리온은 올한해 중국 시장에서만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베트남을 비롯 동남아 시장에서의 매출 역시 빠른 속도로 상승궤도에 진입했다. 

베트남에서 올 2분기 매출액은 5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은 96억 원으로 45% 오르며 호조세를 띄고 있다. 

특히 새로 출시된 오리온 쌀과자 '안'과 빵류 '쎄봉'이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닭고기가 들어간 '쎄봉'은 베트남에서 아침 식사 대용식으로 큰 인기를 얻었으며 6월 한 달간 약 1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올 상반기를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무사히 보낸 오리온은 그럼에도 긴장의 끈을 늦추기에는 이르다고 강조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뉴스락>과 인터뷰에서 "상반기에는 다행히 실적이 좋았지만 하반기에도 여전히 코로나19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라며 "또 제과는 생활 필수 품목은 아니기 때문에 광고보다는 제품(품질)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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