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신일제약 홈페이지 일부 화면 캡쳐. [뉴스락]

[뉴스락] 신일제약 오너일가가 대량 매도를 통한 시세차익을 거두면서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고의 기업가치 하락 의혹도 제기 된다.

14일 관련 업계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성소(83) 신일제약 회장 오너일가가 자신들의 회사 주가 폭등 시기에 지분을 잇달아 매도하면서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거듭하는 등 주주들의 탄식을 자아내고 있다.

이 가운데 오너 2세 홍재현(50) 사장의 경영승계 후계자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주가 급등으로 지분확보가 어려워지자 고의로 기업가치 하락을 통해 승계를 위한 지분확보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신일제약은 지난달 23일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덱사메타손 관련 소식으로 종가기준 최대값 5만 8100원을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문제는 홍성소 회장의 형제, 배우자 등 친인척들은 신일제약 주가 급등 시기 직후 자신들의 지분을 대량 매도한 것이다. 7월 한 달간 일가가 매도한 주식량만 32만 2695주에 이른다.

홍성소 회장의 형제인 홍성국 씨와 홍승통 씨는 각각 8만 2000주, 5만주를 매도했고 홍 회장의 배우자 신건희 씨 5만주, 홍 회장의 자녀 홍청희 씨 8000주, 홍자윤 씨 6000주, 홍영림 씨 등이 1만 1600주를 매도했다. 그 외 친인척 홍현기, 홍석윤, 장동일, 조혜순 씨도 9만 5000주를 매도했다.

신일제약 오너일가가 7월 한달 간 매도한 이후 이들이 가진 주식 지분율은 43.1%에서 39.7%로 감소했다. 3.37%에 해당하는 규모로 13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시세차익을 통해 거뒀다.

일각에선 무상증자 후 대량매도를 통한 시세차익을 얻은 것에 대해 처음부터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빌미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차익을 챙기려던 것 아니냐고 지적 하기도 했다.

실제로 홍 회장의 아내 신건희 씨를 비롯 친인척 등 일부는 지난 1월 무상증자로 받은 주식 수의 대부분을 7월 주가가 급등하자 한 달 만에 장내에 다시 매도했다.

또, 주목할 부분은 홍성소 회장과 신일제약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오너 2세 홍재현 사장 지분에 변동이 없다는 점이다. 홍 회장은 신일제약 최대주주로 지분율 17.83%, 홍 사장의 지분율은 9.78%로 급등 시점에도 큰 변화가 없다.

신일제약으로선 장녀 홍 사장의 경영 승계를 위한 지분 확보가 절실한 시점이다. 때문에 주가가 올 초 7000원대로 형성되던 상황에 비하면 5만 8100원까지 급등한 최근 기조가 달갑지만은 않다.

결국, 주가 상승에 의한 증여세 부담과 더불어 직접적인 주식 매수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친인척 등을 통한 대량 매도로 시세차익을 거두고 고의로 주가를 떨어뜨리는 등 승계를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홍 회장은 1938년생으로 나이가 적지 않고 내년 3월이면 임기가 만료되는 상황이다. 홍 회장과 신일제약으로선 홍 사장의 경영 승계와 관련해 고심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신일제약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무상증자와 대량매도를 연관 짓는 건 투자를 잘못하신 분들이 그런식으로 말씀할 수 있지만 애초에 주가가 오른 건 코로나19 상황이어서 그런 것"라며 "경영승계 지분 확보를 위해 고의로 주가를 하락 시켰다거나, 시세차익과 관련된 건 경영진 개인의 상황이라 알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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