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최근 집을 꾸미는 '홈퍼니싱'(Home Furnishing)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08년 7조 원 규모였던 국내 홈퍼니싱 시장 규모가 2020년 13조7000억 원으로, 두 배이상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향후에도 시장 규모는 점차 확장될 것이며 2023년에는 18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홈퍼니싱,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이유로 코로나19 사태 지속과 부동산 정책 변화를 꼽는다.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5년 대비 2020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언급한 사람의 비중은 26.1% 증가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재택근무 등이 권고됐기 때문이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집 안에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언급한 사람은 무려 85.6%에 달했다.

정부가 새로 제시한 부동산 관련 법안 역시 재건축-재개발을 규제하고 실거주에 대한 압박을 주며 홈퍼니싱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를 상승시켰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며 30년 이상 된 집 거주자들 거주 기간이 늘어나자 내부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고 분석한다.

인테리어와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기업 실적으로 연결됐다. 종합인테리어 기업 한샘은 2020년 2분기 매출액 5190억 원, 영업이익 226억 원으로 각 26.32%, 168.05% 증가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셀프 인테리어 열풍을 불러온 이케아코리아 역시 전년 대비 32.6% 성장한 6634억 원 매출고를 올렸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인테리어 업계의 호실적이 단순히 코로나19 혹은 부동산 규제라는 단기적 이슈로만 해석해서는 안된다"며 "집에 대한 인식 및 역할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이는 인테리어와 가구 수요 증대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오늘의집, 집꾸미기, 집닥 [뉴스락]
사진=오늘의집, 집꾸미기, 집닥 [뉴스락]
◆ '저가 셀프 인테리어·홈퍼니싱 인기' 샛별처럼 떠오른 스타트업

실제 최근 인테리어 시장의 추세는 집을 보유한 이들의 특권이 아니라 자신이 머무는 공간을 변화시키는 대중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에 저렴한 가격으로 셀프 홈퍼니싱을 완성해주는 유니콘 기업들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스타트업 기업 버킷 플레이스가 전개하는 '오늘의집'은 생각처럼 쉽지 않은 홈퍼니싱에 대한 조언을 이른바 '랜선 집들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실제 사용자가 게재한 인테리어 사진과 리뷰 등을 확인하고 시공업체부터 가구, 소품 판매 경로까지 소개해 줘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오늘의집' 관계자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누적거래액이 약 3600억 원이었다고 밝혔다. 2018년 누적거래액이 1000억 원가량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260% 증가했다. 

'집꾸미기' 역시 가파른 누적거래액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집꾸미기'는 '오늘의집'과 같이 실제 인테리어 사례를 공개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콘텐츠는 적지만 홈퍼니싱과 관련된 3D 설계도와 영상이 제공된다는 장점이 있다.

SK증권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집꾸미기' 누적거래액이 2018년 1월 기준 1000억 원도 채 되지 않았지만 2019년 12월에는 4000억 원, 4배 이상 성장했다.

온라인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 '집닥'(ZIPDOC)은 소비자가 콘셉트와 디자인 등을 본인 집에 맞게 직접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인테리어 시공 현황과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현장 확인' 서비스를 실시하며 온택트 시대에 편의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집닥은 2018년 대비 2020년 상반기 시공 거래액이 약 200% 이상 신장했다고 밝혔다. 2018년 상반기 누적거래액은 1000억 원을 웃돈 것으로 확인됐다.

집닥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인테리어를 원하는 고객들이 구체적으로 원하는 공사를 요청한다"며 "인테리어가 대중화됐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하반기 시공 거래액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홈퍼니싱 유니콘 기업, 고속 성장에 따른 내실화는 요원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이 급속하게 증가하자 이에 따른 우려도 나타난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몸집만 키우다보니 내실은 빈약한 현상이 두드르지게 나타나고 있다.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는 2019년 4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해 사용된 광고선전비와 판촉비가 각 120억 원, 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상승한 것 역시 영업손실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버킷플레이스는 급성장에 따른 직원 급여 역시 152% 상승한 38억 원이 지급돼 오히려 당기순손실 45억 원이 발생했다.

'집닥'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2019년 집닥은 전년 대비 139.68% 증가한 7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집닥'은 광고선전비로 2018년 대비 43.54% 증가한 52억 원을 지출했으며 직원 급여 역시 소폭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닥'의 당기순손실은 115억 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주의 개념과 코로나19 사태 등 여러 환경적 변화에 따라 홈퍼니싱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실제론 시장 속 유니콘 기업들이 규모의 성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내실을 다지려는 노력에는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기업들이 변화에 능동적 대처를 위한 내실화에도 주안점을 둬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요즘같이 급변한 시대 상황에서 시장에서 반짝 다크호스로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유니콘 기업들이 부지기수"라며 "중장기적 비전과 로드맵을 장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애플리케이션을 주체로 운영되는 '집꾸미기'는 지난 5월 개인정보유출 사태를 겪었다. 유출된 고객 정보에는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가 포함됐다.

언택트와 홈퍼니싱 트렌드가 합쳐지며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할 경우 피해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 역시 존재한다.

'집꾸미기' 측은 신상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신원미상의 해커조직이 네덜란드 IP를 통해 서버에 접근 후 고객 정보를 탈취했다"며 "유출된 경로는 계속해서 파악 중"이라고 사과문을 게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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