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가운데)과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좌),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우). 사진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제공 [뉴스락]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가운데)과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좌),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우). 사진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제공 [뉴스락]

[뉴스락]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형제의 난’에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차녀 조희원씨까지 가세하면서 오너 2세 전원이 경영권 분쟁에 참여, 대립 구도를 세웠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조희원씨는 이달 초 법무대리인을 통해 조양래 회장과 차남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에게 본인(조희원) 명의의 계좌에서 발생한 출금내역에 대해 설명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조양래 회장과 조현범 사장이 본인 계좌의 자금 약 84억원을 임의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내용증명을 발송하기 전 조희원씨는 조양래 회장, 조현범 사장과 문제 해결을 위해 만남을 가졌으나, 오히려 고성이 오갈 정도로 크게 다퉈 갈등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갈등으로 인해 경영권을 둘러싸고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문화재단 이사장, 조희원씨 연합에 조현범 사장이 대립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앞서 조양래 회장은 지난 6월 조현범 사장에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 전량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했다.

기존 지분 19.31%를 갖고 있던 조현범 사장의 지분은 42.90%로 최대주주가 됐다. 그 뒤를 조현식 부회장 19.32%, 조희원씨 10.82%, 조희경 이사장 0.83%이 이었다.

재계에서도 장남이 아닌 차남에게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지주회사 회장이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은 사실상 경영권 승계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동안의 침묵은 약 한 달 뒤인 7월 말, 조희경 이사장이 서울가정법원에 조양래 회장의 행동이 자발적이었는지 판단하기 위해 성년후견심판을 신청하면서 깨졌다.

조희경 이사장 측은 “조양래 회장이 갖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레 이뤄지는 모습을 보며 많은 분들이 당혹스러워 했다”며 “이런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내려진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조현식 부회장이 “조희경 이사장의 성년후견심판 청구 이후 많은 고민을 했지만, 회장님 건강 상태에 대해 주변에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회장님의 최근 결정들이 회장님 측근으로부터 제공된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면서 동참 의사를 밝혀 대립 구도가 형성됐다.

이 때까지도 조희원씨는 어떠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형제간 갈등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금 사용을 놓고 조현범 사장과 갈등을 빚게 되면서, 조희원씨 역시 조현식 부회장, 조희경 이사장 편에 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남매간 갈등은 성년후견심판 절차와 더불어 향후 지분율 다툼이 될 전망이다.

현재 조현식, 조희경, 조희원 세 사람의 지분을 합쳐도 30.97%로, 조현범 사장(42.90%)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다만 국민연금 6.24%, 소액주주 17.57%의 지분을 설득한다면 조현범 사장이 경영 승계를 하는 절차를 막게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조양래 회장이 향후 법원에 출석해 재판부 심문 및 의사 감정 등을 통해 정신 상태를 검증받아 법원이 ‘자발적 판단이 아니었다’고 판단할 경우, 지분 양도가 효력을 잃을 수도 있다.

앞서 조양래 회장 측은 건강에 이상이 전혀 없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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