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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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이달 말 출시 예정인 애플 최초 5G 단말기 아이폰12에 대한 기대감이 폭발적인 가운데, 이통 3사가 내세운 '5G'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년 만에 새로운 아이폰 모델을 출시한 애플의 인기는 여전했다. 지난 13일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 4종(아이폰12미니, 아이폰12, 아이폰PRO, 아이폰PRO MAX)을 발표했고 이전 아이폰 중 역대급 사전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SKT, KT, LU U+(이통 3사)는 새로운 아이폰인 '아이폰12'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사전예약 돌입 첫날, 이통 3사가 준비한 초도물량 20만대는 매진됐고 이후 초도물량을 넘어 추가 예약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5G가 아직 완벽하게 상용화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이통 3사가 아이폰12 사전예약에 5G '얹어 팔기'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뉴스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뉴스락]
◆"상용화하기엔 섣부른 5G...고객 수 유치에 급급한가"

지난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5G 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 평가 결과'에 따르면, 현재 국내 5G 서비스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56.56Mbps로 LTE(158.53Mbps)보다 약 4배 빠른 수준으로 올라섰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 788Mbps △KT 652Mbps △LG유플러스 528Mbps 다.

같은 기간 기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을 통해 준공검사를 받은 3.5GHz 기지국은 전국 약 10만 5천국으로 확인됐다.

반면 정부와 이통 3사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안에 1만5천개를 구축하기로 계획·발표한 ‘LTE 대비 20배 속도의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28GHz' 현재 국내 기지국 수는 '0'.

이와 관련해 지난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통사 광고와 현실 간 5G 품질 차이가 핵심쟁점으로 제기됐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전국망 서비스를 하겠다는 공언을 정책당국에서 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최 장관은 설명자료를 통해 "28GHz 기반 5G 이동통신 서비스의 전국망 설치 여부는 기본적으로 해당 주파수를 매입한 통신사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선 그었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 청주청원)은 "정부는 최초에 홍보한 5G 속도를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향후 어떻게 5G 전략을 세울지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5G 소비를 촉구하는 것은 과하게 이른 감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락>의 인터뷰에 응한 서울 강서구 거주 40대 회사원 A씨는 5G의 불편함에 대해 토로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7월부터 약 1년간 5G를 사용했다. 휴대폰 구매를 할 당시 대리점 관계자는 "5G 사용을 추천한다. 다운로드·데이터 전송 등 속도가 LTE 등 보다 월등히 빠르다. 요금 가격도 큰 차이가 없다"며 5G 사용을 적극 추천했다.

5G 휴대전화를 개통한 지 2달 만에 기기 교체를 하고 서비스 센터를 다녀왔다는 A씨는 5G가 불통인 것이 대리점에서 '기기 문제'일 수 있다며 기계를 바꿔줬다고 했지만 이후 5G는 여전히 터졌다 멈추기를 반복했다.

그는 "대리점에서 5G가 상용화되지 않았다는 얘기가 없었고, 비싼 요금제를 추천해놓고 기계 탓을 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5G가 지방은 더욱 안 터지는데 IT강국이라는 타이틀의 부담감에 무리한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5G 가입자 중 6.5%는 위약금을 물고 LTE 요금제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5G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아 불통이라는 것이 변경한 소비자들의 입장이다.

◆저품질 논란에도...꿋꿋하게 5G 고집하는 이통 3사, '끼워 팔기' 꼼수?

이 같은 저품질 논란에도 시장 내 유통이 성행해 애먼 소비자의 피해가 가중되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2의 사전예약을 진행 중인 이통 3사 홈페이지에는 아이폰12가 5G 전용으로 출시됐기 때문에 5G요금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5G 요금제를 자동추천한다. 요금제를 변경하려 해도 5G 요금제 내에서 변경이 가능하다. 모델과 색상, 5G요금제를 선택하고 예약 화면을 넘기고 나서야 '5G 가용지역 확인 동의'라는 약관이 등장한다. 

SKT 홈페이지. [뉴스락]
SKT 홈페이지. [뉴스락]
KT 홈페이지. [뉴스락]
KT 홈페이지. [뉴스락]
LG U+ 홈페이지. [뉴스락]
LG U+ 홈페이지. [뉴스락]

전국망 구축 전까지 5G서비스가 불가한 지역이 존재하며 가용지역에서도 구체적인 통신환경에 따라 LTE로 제공될 수 있다고 명시 돼 있다.  

이통 3사 아이폰12 사전예약자의 경우, 5G 사용이 불가피해 '5G가 안 터질 수도 있습니다'는 약관에 동의해야 한다는 것.

실제 이통 3사 중 한 곳을 통해 아이폰12 사전예약을 한 익명의 B씨는 "아이폰을 자급제로 마련한 사람들은 LTE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들었다. 내가 사전예약을 할 때 이통사 대리점에서는 5G요금제만 보여줬고 5G로만 가입이 된다고 말했다"고 꼬집었다. 

<뉴스락>이 무작위로 선정해 방문한 3사의 각 대리점의 5G 관련 대답은 약간의 차이를 보였지만 대동소이했다. 

익명을 요청한 SKT대리점은 "아이폰12는 5G 핸드폰으로 출시됐으며, 4개월 사용 이후 LTE요금제로 변경해서 사용하면 된다"고 답했다.

KT직영점은 "(5G가 잘 터지지 않는다는 말은) 무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LGU+대리점은 "서울 내에서 5G는 잘 터진다. 골목 같은 곳에서만 조금씩 끊김이 발생한다"며 요금제 변경에 대한 말은 없었다.

세 곳 휴대전화 판매점 모두 "5G요금제를 사용하다가 기지국 문제로 LTE로 변경될 경우, 다른 추가적인 보상은 없다"고 했다. 

반면 아이폰을 구매할 수 있는 애플 공식 판매점 '애플 스토어'는 <뉴스락>과 통화에서 "아이폰12 시리즈 모델 4종 모두 5G 단말기로 출시됐다. 하지만 LTE 요금제를 가입해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애플 스토어' 통화 내용을 토대로 이통사 대리점 한 곳에 문의하자 "제조사에서 5G모델로 출시해서 이통사에서도 5G요금 가입을 하라고 하는 거다"라고 답해 의문을 낳았다.

결국 제조사 애플과 이통 3사 사이 책임 전가, 정부기관의 무관심 속에 소비자의 혼란만 이어지고 있다. 

한편,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의원(국민의 힘, 경북 구미을)은 이통 3사의 광역시도별 서비스 가입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은 5G 기지국 구축률 보다 5G 서비스 가입률이 낮은 반면, 농어촌 지역은 5G 기지국 구축률 보다 5G 서비스 가입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즉, 5G 서비스 가입률은 5G망 구축률과 비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실이 과기정통부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5G 기지국 구축률이 높은 서울의 5G 가입자 수는 전체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의 13.6%에 불과했다. 반면, 5G 기지국 구축률이 가장 낮은 전남은 5G 가입자가 15.2%에 달했다.

특히, 충남, 전남, 강원, 경북 지역은 5G 기지국 당 가입자 수가 90명을 넘어, 5G 기지국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농어촌 지역에서 5G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음에도 5G 가입자 비율이 높은 이유로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이통 단말기가 5G 서비스를 지원하고, 이들 5G 지원 단말기의 경우 이통 3사의 지원금을 받으면 LTE 가입이 제한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5G 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지역에 대해서는 이통3사의 지원금을 받은 5G 지원 단말기에 대해서도 LTE와 5G의 선택적 가입을 허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5G 전국망 구축이 늦어지면서 정부와 이동통신사업자를 믿고 5G 휴대전화를 구매한 농어촌과 지방 중소도시의 이동통신서비스 이용자들이 값비싼 5G 요금제 요금을 내고도 제대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와 이통 3사에 조속히 5G 전국망을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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