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원 전 성지건설 부사장. 사진 네이버 캡쳐 [뉴스락]
박중원 전 성지건설 부사장. 사진 네이버 캡쳐 [뉴스락]

[뉴스락] 수억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다 잠적했던 두산그룹 오너 4세 박중원 전 성지건설 부사장이 항소심에 첫 출석해 선처를 호소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2부(부장판사 이원신,김우정,김예영)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박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불행한 가정사를 언급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아버지 고(故) 박용오 전 두산그룹·성지건설 회장 사망과 친형(박경원)의 배신 등 불행한 가정사로 인해 정신적 충격으로 많은 채무를 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어 “다만 작년부터 새로운 직장에서 근무하면서 누구보다 성실히 일하고 있다”며 “어린 딸을 정상적으로 양육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피해를 본 고소인들에 대해 변호인은 “박 전 부사장이 고소인들에게 진심을 전하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며 “재판에 참석하지 못했던 점은 미안하다”고 말했다.

고 박용오 전 회장의 차남 박 전 부사장은 앞서 2011~2016년 사이 4명의 고소인에게 4억2000여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아 2017~2018년 세 차례에 걸쳐 기소됐다.

박 전 부사장은 자신이 두산그룹 오너 일가임을 내세우거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등 방법으로 고소인들을 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소인들로부터 인수계약서를 보여달라는 요청에 계약서를 위조해 보여줘 사문서 위조 혐의로 추가 기소되기도 했다.

1심 재판 과정 중 공판기일에 줄곧 출석하다 2018년 10월 선고기일 결정 이후 잠적했다. 재판부는 불출석 상태에서 공시송달 방식으로 박 전 부사장에 대한 징역 3년형을 선고했고, 박 전 부사장 측이 항소했다.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4일 열린다.

이와 관련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박 전 부사장은 오래 전부터 회사와 전혀 무관한 분이라 회사에서도 따로 의식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부사장의 아버지이자 두산그룹 3세인 고 박용오 전 회장은 동생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으로 회장직이 이양되는 과정에서 ‘형제의 난’을 겪은 뒤 그룹에서 빠져나와 성지건설을 인수·경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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