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호 생활경제팀 기자.

[뉴스락] 롯데그룹이 정기 임원인사를 한 달 가량 빨리 진행하며 대대적인 인적쇄신에 나섰다.

이른바 ‘뉴롯데’에 대한 가속화다.

이런 가운데 신동빈 회장이 입이 닳도록 주창했던 ‘롯데는 우리나라 기업입니다’라는 말이 현실과의 괴리감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신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유통부장으로 선임하는 등 50대 CEO를 전면에 배치하고 임원 100여명을 전격 교체했다. 롯데그룹 2인자 황각규 부회장이 돌연 퇴임한지 3개월 만이다.

재계는 이른바 ‘뉴롯데’를 향한 신 회장의 행보에 대해 국내 5위라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의지를 드러냈다는 시각이다. 

롯데그룹은 실적개선을 위한 인적·물적 구조조정을 비롯, 일본기업 이미지를 타파하기 위한 지배구조 문제 해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3년 전 롯데는 논란을 해소하기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처음 전환하기도 했다.

여기에 호텔롯데가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계 지분이 99%로, 사실상 국내 롯데 주력 계열사를 모두 지배하고 있어 신 회장이 구조 개선을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는 등 여러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롯데그룹이 이처럼 실적개선을 위한 인적쇄신·사업 다변화·지주사 전환 등 전방위 그룹 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잇따른 돌발적, 궤변적 행보로 그 노력을 스스로 물거품화 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최근 홈페이지상에서 동해, 독도를 두고 언어 변경 시 일본 역사관에 따른 지역 표기로 논란이 일었다. 호텔롯데 홈페이지에서 롯데시티호텔 일본 도쿄 긴시초점을 접속해 한국어 제외 타국어로 언어 변경 시 동해와 독도 모두 ‘일본해, Sea Of Japan, ทะเลญี่ปุ่น, 日本海’, ‘다케시마, Takeshima’로 표기된다. 현재까지도 마찬가지다.

호텔롯데 측은 이에 대해 긴시초점이 일본 롯데홀딩스 소속이기 때문에 구글 데이터를 끌어다 썼고 이에 대해 관여하기 어렵다는 아이러니한 해명을 내놨다.

해당 논리라면 호텔롯데가 추후 상장이 된다 하더라도 이미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가 상장 이익을 만끽하는 가운데, 크게 변하는 것이 있을지 의문이다. 당장 상장 후 일본계 지분을 낮추기 위해 ‘신주 25% 확보, 기존 지분 10% 매각’으로 65%까지 낮출 계획이지만, 지분정리에 나설지도 의문이고 대주주는 그대로 일본계기 때문이다.

결국, 신동빈 회장이 일본식 역사관이 담긴 지도 표기에 대해서 해결하지 못하는 총수라면 당장 '롯데=한국기업'에 진정성이 있는지부터 의문이다. 그냥 그대로 두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최소한 한국롯데는 일본롯데에 지배를 받고 있고 호텔롯데는 실제로 이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게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앞서 국내 롯데 주력계열사도 지도상 동해를 일본해,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로 논란이 된 경우가 다반사다. 롯데정밀화학, 롯데면세점, 롯데홈쇼핑 등이 그러했다.

한국에서 주요사업을 하고 있고, 한국인들이 롯데에 채용되는 등 사업자체를 영위하는 것은 사실 문제가 없다. 다만 일본계가 지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역사인식 마저 이렇다면 더이상 한국기업에 대한 표방은 듣기 힘든게 사실이다. 자승자박하는 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시게미츠 사토시, 34)씨는 최근 일본의 롯데 계열사 (주)롯데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신 회장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롯데는 신유열씨가 한국어를 잘 못해서일까, 그에 대한 정보 공개를 극도로 꺼려하는 모습이다.

혹시나 신유열씨가 한국으로 들어오게 될 때 “감사하므니다. 롯데는 한국기업이므니다” 이런 소리는 적어도 안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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