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올해 건설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파고를 넘기 위한 사투를 벌였다.

일부 건설사들은 해외 사업 강화에 나서는가 하면, 어떤 건설사는 내수 시장으로 복귀해 주택사업에 매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코로나 사태는 장기화로 치달으면서 건설사들의 목줄을 죄고 있다. 더욱이 정부의 갈지자 부동산 정책도 한몫 거들면서 업계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 30년 한우물만을 파며 차근히 수순을 밟아 사장까지 올라간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권순호 현대산업개발 사장. 사진 현대산업개발 제공 [뉴스락 편집]
권순호 현대산업개발 사장. 사진 현대산업개발 제공 [뉴스락 편집]
◆ '30년 한우물' 권순호 사장, 사장 취임하자마자 코로나 악재에 급추락  

권순호 사장은 1989년 현대산업개발 공채 입사 이후 30년 동안 한길을 걸어왔다. 

권 사장이 2018년 대표이사 전무로 승진할 당시 업계는 그야말로 혼돈의 시절이었다. 정권 교체에 따른 4대강 사업 수사 여파와 부동산 정책 변화 등으로 어수선했다. 

이 시기 권 사장은 해외 수주에 눈을 돌리던 다른 건설사들과 달리 내수에만 집중해 현대산업개발을 안정을 도모했다.  

또 하청업체와 공사를 진행하는 보편적인 업계의 사업 형태와 달리 자체 시행 사업을 진행했다. 토지 확보에서부터 인허가, 시공, 분양 등 모든 과정을 직접맡아 수익성을 높였다. 

이런 노력과 성과에 힙입어 권 사장은 올 초 사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무엇보다 HDC그룹의 종합 모빌리티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 권 사장의 역할에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는 갈 길 바쁜 권 사장의 발목을 잡았다. 

올 상반기 현대산업개발의 실적은 저조했다. 상반기 기준 총매출 1조 9635억원, 영업이익 2846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각각 24%, 25% 감소했다.

코로나 여파 탓에 저조한 신규 수주 실적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국내 수주에서만 1조 848억원에 기록한 반면 올해는 반도 못 미치는 6871억원기록한 것.

지난 2015년부터 매년 1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했던 전적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다.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이 시장 강자로 평가받는 현대산업개발은 포스코건설과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다. 9000억원 규모의 부산 대연8구역 장비사업 수주 경쟁에서 포스코건설에 밀렸다. 

다만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차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뉴스락>과 통화에서 "(권 사장이)내년 임기가 종료 예정이지만 (연임과 관련해) 현재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불발...연임에 영향을 끼칠까

업계 일각에서는 권 사장이 올 상반기 기를 펴지 못했던 이유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둘러싸고 본업인 건설업에 집중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물론 아시아나항공 인수 실패의 원인 역시 코로나에서 비롯됐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산업개발은 코로나가 발발할 시점인 지난 3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진행을 위한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코로나의 장기화는 항공업계를 강타했다. 

결국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이 경영·재무 불안정으로 운영난을 겪자 계속해서 재실사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충분한 실사를 제공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사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인수·합병 조정 기간이 길어졌고 아시아나항공 인수건은 물거품됐다. 

현재 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은 약 2500억원의 계약금을 두고 계약 불발의 실질적 원인 제공사에 대한 법정시비를 다투고 있다.

실질적 원인을 제공한 회사는 계약금 반환에서 불리한 처지가 되기 때문에 현대산업개발은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 현대산업개발의 실적악화는 예견된 일?....크고 작은 악재 거듭 

또다른 일각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의 실적 악화가 비단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코로나 발생 이전부터 이미 기미를 보였다는 것. 

지난해 8000억 규모의 서울 반도1단지 3주구 시공사 선정이 취소됐으며, 하도급 대금분쟁에서도 공정위 제재에 불복해 소송 제기했지만 패소해, 중소벤처기업부까지 나서 검찰 고발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결국 크고 작은 악재들이 쌓인 '누적 악재'에 결과라는 분석이다. 광주 태전 아이파크와 수원 권선구 아이파크시티는 분양이 끝난 지금까지도 '과장 광고', '사기 분양'의 의혹을 받고 있다.

입주자들은 아파트 분양 당시 현대산업개발에서 내건 토지개발정책을 차일피일 미루거나 꼼수를 부려 변경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9월 입주를 진행한 광주 태전 아이파크는 입주 1년이 지난 아직도 현대산업개발이 당초 약속했던 기반 시설 기부채납 이행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오는 2022년 입주 예정인 전주 태평아이파크 또한 택배차 진입이 불가능한 설계로 입주자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주택시장에서 '아이파크' 브랜드로 유명한 현대산업개발이 수분양자 혹은 입주민들과 잦은 갈등이 브랜드 가치하락, 이미지 추락 등으로 이어져 결국 신규 수주 불발, 실적 악화 등으로 귀결됐다는 지적이다. 

 

◆ 권순호 사장은...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 [뉴스락]

권순호(사진)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은 올해 1월 사장으로 취임했다.

1963년 2월19일(음력) 충청북도 청주에서 태어났으며, 우신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현대산업개발 공채 입사 이후 밑바닥에서부터 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입사 이후 △현대산업개발 고객만족팀장 △아이서비스 인테리어·조경사업본부장 △현대산업개발 건설사업본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특히 30년 넘게 현대산업개발에 몸담으며 아이파크 아파트 브랜드와 이미지 고취에 공을 들였다. 

심지어 아이파크 아파트 현장 소장을 3차례나 맡아 현장안전과 시공 품질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2013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권 사장은 “문제점을 인식 못하고 아파트를 짓게 되면 입주자들이 훗날 불편을 겪게 된다”며 “아이파크의 명품 브랜드를 믿고 분양받은 입주자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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