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금융권 CEO들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올 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여러 악재 속에서도 카드사와 보험사는 뜻밖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228조 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고, 손해보험 업계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2조 42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늘었다.

하지만 두 업계의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카드사는 2013년부터 시작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핀테크 기업들과의 경쟁 속에서 자구책을 찾기 바쁘다.

손보사는 2023년 도입되는 신지급여력제도인 K-CS(킥스)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하다.

이에 <뉴스락>이 임기만료를 앞둔 카드사와 보험사 각 CEO들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시리즈로 짚어봤다.

사진 각 사 제공 [뉴스락]
(왼쪽부터)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이성재 현대해상 부사장,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 [뉴스락]
◆현대카드 연이은 실적 호조...노조, “비결은 희망퇴직 강요”

지난 2013년 취임한 정태영 부회장은 2018년 한차례 연임으로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정 부회장의 연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실적이다.

2008년부터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3분기 역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카드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2019년 3분기 당기순이익 1640억원에서 올해 2411억원으로 개선됐다.

현대카드는 신규 회원을 모집하는 데 드는 수수료와 용역료를 지속적으로 절감해 손익을 증가시켰다.

대면 모집을 줄이고 온라인 모집으로 심사·상담·마케팅 등을 디지털화해 업무 위탁 용역료를 줄였다.

그 결과, 회원 1명을 모집하는 데 드는 신규 모집 단가가 전년 3분기 5만 4000원에서 올해 동기 3만 2000원으로 40.6% 감소했다.

영업비용은 전년 3분기 1조 5173억원에서 올해 동기 1조 4545억원으로 4.1% 줄었다.

현대카드는 이 같은 비용절감이 비대면 채널을 통한 PLCC 회원 모집이라고 판단했다.

현대카드는 신규 제휴사를 꾸준히 늘려 PLCC 회원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PLCC(Private Labelled Credit Card)란 카드사와 기업이 1대 1로 제휴를 맺고 출시하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다.

현대카드는 2015년 이마트를 시작해 지속적으로 코스트코, SSG.COM, GS칼텍스 등을 추가했으며 현재는 대한항공,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쏘카 등을 추가하면서 총 12개 기업과 PLCC 제휴를 맺고 있다.

현대카드 자료에 따르면, PLCC 기반의 회원수 증가로 탈회 회원 비율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의 탈회 회원 비율은 2018년 0.83%, 2019년 0.77%, 2020년 3분기 0.74%로 감소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PLCC를 전략사업으로 육성하며 비대면 채널을 통한 모집이 많이 늘었다”며 “사업구조가 바뀌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PLCC와 같은 전략 사업으로 경영실적을 쌓고 있지만 노조와의 관계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현대카드 노동조합은 회사의 실적 유지가 희망퇴직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현대카드는 2018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직원 수는 2017년 2425명, 2018년 2277명, 2019년 1908명으로 서서히 줄고 있다. 현재는 9월 말 기준 188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카드 노조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말이 희망퇴직이지 사실상 회사 측의 권고사직 강요, 일방적 인사이동, 부당전출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태영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노동조합 간 갈등이 정 부회장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는 지난 10월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본사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를 통해 3사의 단체협약 체결을 촉구했다.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노동조합은 올해 2월에 설립된 신설노조다. 현대캐피탈 노동조합은 지난해 9월 설립됐다.

3사 노동조합은 설립이후 줄곧 대표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 측이 단체협약으로 요구하는 주된 사항은 사측이 기초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다.

주된 요구 사항은 △본사내 조합사무실 배치 △사내 전산망 사용 및 노조 게시판 설치 △조합간부 인사는 노조와 합의 △노조 전임자 및 조합 활동 인정 등이다.

현대카드 노조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노조는 사내 전산망을 사용할 수 없어 홍보 활동이 어렵다”며 “현재로선 노동조합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타임오프제가 인정되지 않아 개인 연차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사측이 노조의 요구에 반응하지 않는 것은 노조 활동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노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정말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고 대상과 인원수를 정해두지 않는다”며 “심지어 희망퇴직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노조의 기초 활동 보장과 관련해선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홍보활동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다는 노조의 발언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해상, 조용일·이성재 대표 취임 후 순이익↑..."소비자 보호 관련 지표 개선해야"

손해보험업계 2위 현대해상의 각자 대표이사인 조용일 사장, 이성재 부사장은 올해 3월 20일 공식 취임했다. 임기는 오는 2023년 3월까지 3년이다. 

조용일·이성재 각자 대표는 취임 후 곧바로 발발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순이익을 늘리며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해상 3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2360억원 보다 33.2%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영업상 어려움에도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장기보험·자동차 보험 손해율 감소로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2000억원대의 강남사옥 매각 차익도 수익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앞서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1월 운전자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돈의 비율인 손해율로 인한 영업 손실을 이유로 보험료를 인상한 바 있다.

자동차 보험 전체 인상률 평균은 3.5%로 이중 현대해상의 개인용 차 보험료 인상률은 4.3%이다.

현대해상의 자동차 보험료 인상은 원수보험료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현대해상의 3분기 누적 원수보험료는 작년 대비 7.8% 증가한 10조 7080억원이다.

또한, 자동차 보험 손해율 인하도 실적 향상에 영향을 줬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병원 방문과 차량 운행량이 감소하며 손해보험업계의 장기·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현대해상의 경우 장기 보험 3분기 누적 손해율이 86.7%로 전년 동기 대비 0.1%p 미미하게 증가했고, 자동차 보험의 손해율은 84.7%로 전년 동기 대비 4.3%p 하락했다.

다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77~78%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며 “업계가 기존의 보험금 누수와 관련된 제도들을 개선하기위해 꾸준히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대해상은 강남사옥 매각으로 2000억원의 부동산처분이익을 실현해 적잖은 투자영업이익을 창출했다.

현대해상은 오는 2023년 도입되는 신지급여력제도인 K-CS(킥스)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K-CS는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에 적용 가능하도록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를 기존 원가 평가에서 시가평가로 전환해 리스크와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자기자본제도다.

통상 보험사들은 보험보다 부동산·채권 등 금융자산 처분에 따른 투자영업이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보험영업 손실을 투자영업이익으로 상쇄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해상의 3분기 투자영업이익은 지난 분기 대비 51.6% 증가한 4480억원, 투자이익률은 4.5%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 3분기 누적 보험영업이익은 6620억원을 손실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투자이익은 보험사의 이익 창출 수단 중 하나”라며 “이번 부동산 매각의 경우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용일·이성재 두 대표는 실적과 자본금 확충 문제를 해결했지만 임기 3년을 무사히 재임하기 위해선 경쟁 보험사보다 낮은 소비자 보호 관련 지표를 개선해야 한다.

손보협회 소비자포털의 자료에 따르면, 현대해상이 대형 손해보험사 중 보험금 부지급률 , 지급지연일수·건수, 민원건수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장기보험 부문에서 현대해상의 보험금 부지급률은 2.03%로 주요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다.

삼성화재가 1.5%, DB손해보험 1.49%, KB손해보험 0.8% 순이며 손해보험업계 평균은 1.52%다.

보험금 부지급률은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한 건 가운데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비율을 뜻한다.

보험금 지급도 타 보험사들에 비해 늦다.

현대해상의 지급지연 평균일수는 14.6일로 삼성화재가 13.91일, DB손해보험 13.52일, KB손해보험 13.63일보다 길다.

지급지연일수는 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기한을 초과해 보험금을 지급한 날까지 걸린 기간이다.

지급지연건수의 경우에도 현대해상은 2020년 상반기 1만 6789건에 이르러 대형 손해보험사 중 가장 많고 삼성화재가 8379건, DB손해보험 1만 2331건, KB손해보험 1만 4202건으로 뒤를 잇는다.

민원건수도 현대해상이 대형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의 2020년 3분기 보유계약 10만 건당 환산 민원건수가 9.85건으로 가장 많고 삼성화재 8.38건, DB손해보험 8.6건, KB손해보험 7.24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현대해상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부지급 사유를 보면 약관상 면부책이 거의 대부분”이라며 “앞으로 고객이 계약 전에 약관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민원 사항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계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