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친 가운데 재계 연말인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유통업계에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정기 임원인사를 앞당겨 진행하는 등 코로나19 장기화 속 능동적 대응에 유독 힘을 쏟는 모양새다.

동원F&B의 경우 유제품 부문에서 타격을 받았지만 코로나 환경을 대처하기 위해 HMR 등 홈푸드를 활용해 이를 극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업계는 동원F&B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김재옥 사장에게 남은 숙제, 즉 연임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올해로 임기가 종료되는 김재옥 사장이 당장 다가오는 임원인사에서 이른바 칼바람의 대상이 될지, 연임할 지 <뉴스락>이 짚어봤다.

김재옥 사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변화하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시장지위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매출과 이익 모두를 성장시킬 전략을 정해서 실천해야한다”라며 “올 한해는 기존의 익숙함과 멀어지고 불편함과 친해져야한다”고 말했다. 사진 동원F&B 제공 [뉴스락]
◆ 취임 첫 해부터 실적 고공행진...매출 3조 돌파에 사업다변화 등 이익창출 능력 ‘호평’

동원F&B의 실적 상승세가 고무적이다.

김재옥 사장이 지난 2015년 동원F&B 신임 사장으로 취임된 이후 동원F&B는 실적부분에서 꾸준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도 코로나19가 대부분의 산업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에도 동원F&B는 이를 빗겨가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F&B는 지난 2016년 매출액 2조 2412억 원, 2017년 2조 5526억 원을 기록했다. 취임 이후 매년 3000억 원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3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의 경우 3분기 누적 매출액에서 이미 지난해 대비 2000억 원 가까이 오른 2조 4381억 원을 기록했다.

IB업계에 따르면 전체 매출액의 경우 3조 2000억 원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동원F&B의 매출액 성장률이 한자리 초반에 그쳤음에도 냉장식품 카테고리의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참치어가 상승이 불가피하나 코로나로 유제품, 조미유통 사업 영업환경이 악화됐던 것을 감안하면 내년 기저효과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원F&B의 매출 실적이 코로나19에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는 기존 동원F&B가 참치캔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고 캔햄 등 가공육을 활용한 홈푸드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실적이 상승했다는 평가다.

HMR(가정간편식) 사업을 강화하면서 홈푸드에 대한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 하고 있다.

동원F&B는 최근 LG전자와 가정간편식 트렌드에 디지털을 접목시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LG전자의 ThinQ 앱과 클라우드 서버를 연동해 별도 조작없이 간편식을 자동 조리하는 기술 개발 협력에 더해, 동원몰·LG ThinQ 플랫폼 등 온라인커머스에 대한 마케팅 협력이 골자다.

이에 앞서 김재옥 사장은 차(茶) 산업 활성화를 위해 보성군과 협약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기에 태국 최대 식품기업인 CP그룹(Charoen Pokphand Group)과 업무협업 등을 통해 동남아 시장 확장에 나선것에 이어 펫푸드 등 제품 확장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실제로 2015년 취임 이후 모든 업무 협약식에 김재옥 사장이 직접 참여하는 등 기업간 협력과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재옥 사장은 신년사에서 “변화하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시장지위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매출과 이익 모두를 성장시킬 전략을 정해서 실천해야한다”라며 “올 한해는 기존의 익숙함과 멀어지고 불편함과 친해져야한다”고 말했다.

◆ 발암물질 생수에 폐수처리장 악취·불법설치 등 논란까지...임기 말 악재 ‘거듭’

물론 김재옥 사장 취임 이후 사건·사고도 적지 않았다.

동원F&B는 김 사장 취임 첫 해, 주력상품인 참치캔 일부제품이 검은 기름으로 변질됐다는 신고로 한 달 간 판매금지 처분을 받은바 있다. 이어서 2018년엔 동원샘물 제품 일부에서 잠재적 발암물질 브롬산염이 기준치 초과 검출되면서 취임 이후 가장 큰 논란에 직면했다.

해당 제품은 경기도 동원F&B 연천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브롬산염 기준치 0.01mg/L를 초과한 0.0153mg/L이 검출돼 결국 리콜조치 됐다. 다만, 리콜이 두 달 가량 지연돼 진행되면서 늑장대응이라는 비난이 쇄도하기도 했다.

결국 김재옥 사장이 직접 사과에 나서기에 이르렀다.

올해의 경우 지난 5월 동원F&B가 출시한 제품이 문제가 됐다. 동원F&B가 HMR 시장을 겨눈 파우치 디자인의 간편식 제품을 속속 출시했는데, 출시한 제품들이 CJ 제품군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제품 미투’ 의혹이 일었다.

논란이 된 제품은 한식 브랜드 양반 국탕찌개 제품으로, 실제 CJ의 비비고 제품과 외관상 비슷하다. 표지구성, 색, 크기 등 비슷한 형태의 파우치죽으로 일각에선 소비자들이 제품을 혼동하지 않겠냐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외에도 동원F&B는 지난 6월 수원시 서호천 인근 수원공장 내 폐수처리장 악취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해당 내용은 동원F&B 수원공장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수원시에 민원을 접수하면서 알려졌는데, 문제는 해당 악취에 이어 불법성 논란이 이어지면서 비난 여론이 커졌다.

수원시는 주민들의 반발에도 해당 악취에 대해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언론에서 문제가 불거지자 수원시는 해당 시설이 들어선 땅이 현행법상 불법이란 사실을 파악하고 1억여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불법 건축물을 지었다는 이유다.

결론적으로 동원F&B는 수원시와 무허가 건축물에 대해 지상 시설물을 철거하고 지하화해, 위쪽은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협의했다. 철거와 공원조성에 들이는 비용은 30억 원 수준이다. 또 악취 저감시설을 설치하는데 15억여 원을 들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재옥 사장으로선 임기 만료를 앞두고 악재를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다.

◆ 동원그룹, 일감몰아주기 등 오너기업 한계성 돌파 ‘고심’...전문가 영입 나서나

이 외에도 주목할 점은 존재한다. 동원그룹 계열사 동원F&B가 소위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는 대기업집단에 속하면서 동시에 오너기업이라는 점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동원엔터프라이즈를 지주사로 두고 자회사인 동원F&B, 동원산업의 지분을 각각 71.25%, 62.72%(9월 기준)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는 김남정 부회장과 김재철 회장이 최대주주로, 각각 68.27%, 24.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완벽한 오너기업이다.

앞서 동원그룹은 지난 2017년 9월 대기업집단에 포함된 이후 일감몰아주기 감시 대상이 됐고 실제 내부거래 비중도 상당하다. 동원그룹은 여전히 지주사부터 내부거래 비중이 55.5%에 이르고, 동원F&B가 100%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동원씨앤에스의 내부거래 비중은 95%에 달한다.

당장 주력 계열사인 동원F&B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은 아니다. 상장사 중 직접적인 규제 대상기업은 동원엔터프레이즈에 국한된다. 다만, 동원F&B가 동원씨앤에스에 대한 지분율을 100% 보유하고 있어 관련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 어렵다.

공정위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계열사(비상장사는 20%)와 매출액 200억 원 이상 내부거래시 일감몰아주기 제재를 가할 수 있다.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12% 이상일 때도 규제대상으로 본다.

경쟁 업체인 SPC그룹의 경우도 올해 일감몰아주기 혐의로 647억 원의 과징금을 처분 받고, 총수가 고발 당한 바 있어 동원그룹도 공정위 주요 타깃이 되지 않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동원그룹이 지난 2013년 박성칠 동원F&B 사장을 (주)대상으로부터 영입 했던 것처럼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영입할 수도 있다는 시선이다.

이와 관련해 동원F&B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동원그룹 지주사의 경우 순수지주사로 관련법상 내부거래의 규제대상이 되지 않고 동원F&B도 마찬가지”라며 “임원인사에 대해서 우리도 어떻게 알 수가 없긴 하지만, 현재 실적이 좋기도 하고 내부거래 관련 문제로 외부 영입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동원그룹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12월 말이나 내년 1월 2일 경으로 계획하고있다.

◇ 김재옥 사장은...

김 사장은 1989년 동원산업에 입사, 27년 간 법무와 기획·마케팅·생산·영업 등을 두루 거친 국내 대표적인 식품 전문가다. 전남대학교 법대를 졸업했으며 핀란드의 헬싱키 경제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김 사장은 동원F&B기획실장, 마케팅실장, 식품본부장 및 동원데어리푸드 대표이사 등 요직을 거쳤다. 다양한 분야에 능통한 CEO로 평가 받고 있다.

또한 탁월한 조직관리 능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아 내부승진으로는 최초로 동원F&B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사장은 품질, 마케팅, 영업 등 동원F&B전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 동원F&B를 국내 최고의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간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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