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금융권 CEO들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올 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여러 악재 속에서도 카드사들은 의외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228조 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하지만 업계의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카드사들은 2013년부터 시작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핀테크 기업들과의 경쟁 속에서 자구책을 찾기 바쁘다.

이에 <뉴스락>이 임기 만료를 앞둔 카드사 각 CEO들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시리즈로 짚어봤다.

사진 롯데카드 제공 [뉴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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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독립한 롯데카드...사옥 이전·BI 리뉴얼로 이미지 쇄신

올해 3월 취임한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은 롯데카드가 롯데그룹으로부터 독립한 후 취임한 첫 대표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그룹에서 분리돼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조 사장은 현대카드에서 알파벳 마케팅을 펼치며 M카드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는 등 브랜드 마케팅 부분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롯데카드 대표로 임명됐다.

조 사장에게는 자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수익성을 개선해 사업 기반을 강화했다.

이를 위해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대대적인 브랜드 개편을 단행했다.

핵심 브랜드 전략으로 △품격과 가치가 있는 브랜드 △전문적이고 대담한 브랜드 △배려와 생각이 깊은 브랜드라는 ‘3대 브랜드 기본 정신’을 정립했다.

이같은 브랜드 전략은 신사옥 인테리어 및 신규 BI에 적용됐다.

롯데카드는 지난 5월 종로구에 위치한 콘코디언 빌딩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이번 신사옥 인테리어는 수평적 기업문화와 유연하고 탄력적인 애자일(Agile) 조직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좌석 배치와 공간 활용에 신경을 썼다.

롯데카드의 경영철학을 담은 신개념 복합문화공간 ‘워킹 라운지’를 7개 층에 선보이며 업무와 휴식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꿨다. 이 외에도 직원들이 편하게 쉬고 소통할 수 있는 ‘수면 캡슐’과 ‘워 룸’ 등도 마련됐다.

조 사장은 사옥 이전 기념식에서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신사옥의 인테리어 설계 및 디자인 요소들이 직원들에게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비전을 공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 롯데카드 제공 [뉴스락]
사진 롯데카드 제공 [뉴스락]

또한, 고객 중심의 브랜드 강화에 중점을 둔 새로운 BI ‘LOCA(로카)’를 공개했다.

신규 BI 로카는 ‘LOTTE CARD’의 줄임말이자, 스페인어 ‘라 비다 로카(La Vida Loca, 미친 듯이 행복한 삶)’의 의미를 담고 있다.

고객의 슬기로운 소비 생활을 이끌고 고객의 행복한 삶을 실현하겠다는 롯데카드의 의지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취임 후 최고 실적 달성...영업 비용↓, 로카·롤라 출시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050억원으로 전년 571억원 대비 180% 이상 증가했다.

롯데카드는 업무 비용 절감과 차별화된 카드 상품으로 순이익을 끌어올렸다.

업무 처리 방식을 개선해 비용 효율화를 꾀한 것이다.

롯데카드의 3분기 누적 영업비용은 1조 1581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 3119억원에 비해 줄었다.

롯데카드는 △RPA 도입 △온라인 청구서 비율 확대 △승인 처리 과정 개선을 통해 관련 비용을 최소화했다.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로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 과정에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자동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더불어 컨테이너 기술 활용이 클라우드 운영비 절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컨테이너란 애플리케이션을 더욱 효율적으로 구축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최근 몇 년 사이 클라우드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2018년 롯데카드의 홈페이지, 앱, 각종 페이 서비스 등을 클라우드로 전환했다. 이후 디지털 비즈니스가 가속화되며 지난 2년간 트래픽이 5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컨테이너 기술로 자원을 최적화해 2년간 단 한 번의 시설 증설 없이 운영비를 40% 정도 절감할 수 있었다.

영업이익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는 올해 전략 사업으로 로카(LOCA) 시리즈와 룰라 카드를 각각 지난 8월과 9월 연이어 출시했다.

그 결과,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74억 3252만원으로 전년 동기 545억 9026만원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로카(LOCA) 시리즈는 롯데카드가 새로이 출범한 후 선보인 첫 번째 카드다. 여기에 롯데카드가 개발한 세트카드 시스템이 도입돼 눈길을 끌었다.

국내 신용카드 전문 사이트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로카 시리즈 중 하나인 로카 클래식이 10월 인기 카드 차트 2위에 올랐다.

세트카드 시스템이 적용되면 로카 카드 1종과 로카 포 카드 1종을 발급받고 두 카드의 지난달 실적을 합산해 한 카드의 실적만 달성해도 두 카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기대를 품고 가입한 고객들 가운데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월 실적 기준이 150만원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할인 혜택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 달 뒤 출시된 롤라(Lola) 카드는 롯데그룹 제휴카드로 롯데그룹 계열 유통매장에서 할인과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매각한 이후에도 여전히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만약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조건 없는 기본 할인을 한도 없이 제공한다”며 “고객이 어떤 경우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카드와 롯데그룹은 상호 전략적 협력을 통해 롯데그룹의 여러 유통 계열사 연계 고객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이러한 협력을 통해 다양한 카드 상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고객 수요에 맞춘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 관련 지표 개선해야...민원건수 증가율·휴면카드 1위

조좌진 사장은 실적과 분위기 쇄신 문제를 해결했지만 임기 2년을 무사히 재임하기 위해선 경쟁 카드사보다 낮은 소비자 관련 지표를 개선해야 한다.

롯데카드는 주요 카드사 중 소비자 민원건수 증가율 1위, 휴면카드 최다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여신금융협회 신용카드사 민원건수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롯데카드의 소비자 민원건수는 총 191건으로 전년 동기 181건에 비해 5.5% 증가해 주요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다.

삼성카드가 -26.5%, 신한카드 -27.2%, 우리카드 -11.8%, 현대카드 -5.6%, KB국민카드 -3.6%, 하나카드 4.3% 순이며 카드사 평균은 -11.8%다.

민원건수에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자체 민원과 대외 민원 건수가 포함됐다.

1년 이상 이용 실적이 없는 휴면카드 수도 가장 많았다.

신용·체크카드 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롯데카드의 휴면카드 수는 1403천매로 주요 카드사 중 최다를 기록했다.

KB국민카드가 1351천매, 신한카드 1164천매, 삼성카드 1096매, 현대카드 1090매, 우리카드 787천매, 하나카드 785천매로 집계됐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롯데카드는 상대적으로 민원이 적은 체크카드 비중이 낮아 10만명당 민원 건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구조로, 신용카드 회원 수만을 비교할 경우 5위 수준”이라며 “앞으로 민원 감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 민원 사전신고 제도를 확대해 시행 중에 있다”며 “전사 임직원이 CS 마인드 내재화를 위해 꾸준히 CS 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좌진 사장은...

조 사장은 지난 2020년 3월 롯데카드 사장으로 취임해 임기 중에 있다.

조 사장은 2002년 현대카드 변화관리실장으로 재직한 이후 △현대카드 마케팅본부장 △현대카드 금융마케팅본부장 △현대캐피탈아메리카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조 사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선보인 로카 시리즈 출시 시 “전문적인 카드, 가장 좋은 혜택을 제공하는 쓰기 쉬운 카드를 만드는데 집중했다”며, “고객은 LOCA 시리즈를 본인의 소비패턴에 맞게 선택해 자유롭게 사용하기만 하면 실적이나 혜택은 ‘로카’가 알아서 챙겨주는 새로운 형태의 카드 라이프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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