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키워드로 본 2020 결산 ④ 화학] 변화하는 화학업계, 핵심은 미래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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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키워드로 본 2020 결산 ④ 화학] 변화하는 화학업계, 핵심은 미래 대비
체질 개선, 선제적 M&A 등 올해 대체로 웃었던 화학업계
신사업 대비 핵심으로 부상, 법적·재무적 리스크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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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산업을 넘어 경제 전반에서 글로벌 규모 악재를 맞닥뜨린 2020년이 어느덧 저물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범국가적인 타격을 입은 가운데, 산업 중에서도 특히 중공업, 철강업, 자동차산업 등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모진 풍파로 기억될 2020년 한 해, 화학 대표 기업들의 생존기(記)는 어땠을까.

<뉴스락>이 키워드를 통해 조명해봤다.

LG화학이 국내 최대 규모 석유화학 전문 오산 테크센터를 신축했다. 사진 LG화학 제공
국내 최대 규모 석유화학 전문 LG화학 오산 테크센터. 사진 LG화학 제공
◆ 코로나19 여파 실적 ‘웃고울고’…관건은 신사업?

LG화학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21조1716억원, 영업이익 1조679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3분기 누적과 비슷한 수준이나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대비 81.9% 상승했다.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가전 내외장재 제품 소재 ABS(고부가합성수지)의 글로벌 수요가 대폭 증가하고, ABS의 원재료 나프타의 톤당 마진도 2분기 평균 971.4달러에서 3분기 1149.5달러까지 뛰는 등 수익성이 대폭 완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은 ABS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여기에 그동안 두각을 나타나지 못했던 전지사업부문도 지난해 말부터 효과를 보며 올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 글로벌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등 모든 사업부문에서 호실적을 맞았다.

LG화학의 3분기 자체 영업이익 9021억원 중 석유화학부문이 7200억원, 전지부문이 15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9조32억원, 영업이익은 14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3분기 누적 대비 각각 21.4%, 85.4% 감소한 수치다.

경쟁사 LG화학이 나프타 마진율 개선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사이, 나프타 분해설비(NCC)가 위치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지난 3월 폭발사고가 발생해 13개 설비 중 4개 설비가 중단되면서 주력 생산제품에 대한 기회를 잡지 못했다. 미국법인 LCUSA의 에탄 분해설비(ECC)의 수익성이 떨어진 점도 한 몫 했다.

케미칼, 큐셀(태양광), 첨단소재 부문이 합쳐져 올해 1월 탄생한 한화솔루션은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6조6332억원, 누적 영업이익 52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3분기 누적 대비 매출은 5.5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28.2% 증가했다.

3분기 자체 기준으로 케미칼 부문은 영업이익이 66.8% 증가한 1588억원을 기록했는데,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저가 원료 투입 효과가 지속된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일회용품 수요가 늘면서 PVC(폴리염화비닐), PO(폴리올레핀) 제품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큐셀 부문은 미국, 유럽 등 태양광 시장 수요 회복세에도 주요 원자재인 웨이퍼, 은, 유리 등 가격 상승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47% 줄어든 358억원을, 첨단소재 부문은 완성차 업체 생산 증가 및 스마트폰 업체 신제품 출시로 860% 증가한 76억원을 기록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이 ‘2020 대한민국 친환경 패키징 포럼’ 첫 날 클로징 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 SK이노베이션 제공 [뉴스락]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이 ‘2020 대한민국 친환경 패키징 포럼’ 첫 날 클로징 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 SK이노베이션 제공 [뉴스락]
◆ 친환경, 4차 산업혁명 등 미래전략 필수

탈석탄, 탄소배출 문제 등 친환경 이슈의 중심에 있는 화학기업들은 그 어느 업계보다 빠른 친환경·에코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은 국내 화학업계에선 처음으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 성장을 선언했다. 환경과 사회를 위한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지속가능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기후변화 대응 ▲재생에너지 전환 ▲자원 선순환 활동 ▲생태계 보호 ▲책임있는 공급망 개발·관리 등을 5대 핵심과제로 내세웠다.

이미 LG화학은 국내 7개 사업장에서 총 130MWh 규모의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설비를 운영하고 있으며, 협력사 에너지 절감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2050년 탄소 배출량 전망치 대비 75% 이상을 감축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 효율화 등 실행방안을 추진하고, 자원 선순환 활동의 일환으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PCR(Post Consumer Recycled) 수지, 폐배터리 회수를 통한 배터리 재활용·재사용 기술 등 지속가능한 기술 혁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 출범 이전까지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세계점유율 1위를 이어온 LG화학은, 현대자동차 등과 전기차 폐배터리를 ESS로 재활용하는 사업 협약을 체결하는 등 미래전략을 수립·실천해나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녹색경영 방침에 따라 ‘에너지·온실가스 워크숍’ 개최, 친환경 분야 제품 개발 등 전사적인 녹색경영체제 수립을 통한 경영활동을 이행하고 있다.

지난 3월 플라스틱 순환경제 체제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 루프’를 시작, 폐페트병 회수 장비 설치 및 소비자 대상 페트병 재활용 캠페인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프로젝트 결과물로 친환경 가방, 운동화 등을 출시해 관심을 모았다.

동시에 미래차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 지난달 25일 신동빈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의왕사업장에서 회동했다.

롯데케미칼은 의왕사업장을 중심으로 자동차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카보네이트(PC) 등 고기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연구개발(R&D)하고 있다.

신 회장의 국내 총수 회동이 처음 있는 일인데다가 롯데케미칼의 체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미래차 첨단소재 분야에 대한 투자는 내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양광을 중심으로 미래전략을 구상해온 한화솔루션은 최근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성장 동력 발굴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 투자 재원 마련이 목적인데, 특히 차세대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에 투자해 2025년까지 매출 2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은 사용자의 전력 소비 패턴 관련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잉여 전력을 통합 판매하는 분산형 발전 기반의 가상발전소(VPP) 사업에도 투입된다.

단순히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아닌 IT 기반의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이미 한화솔루션은 큐셀부문을 통해 지난 8월 미국 에너지 소프트웨어업체 ‘젤리’를 인수하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4차 산업 기반의 미래형 에너지 사업 진출의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 붙이고 떼어내고 ‘선택과 집중’ M&A 통했다

코로나19 악재 속 화학기업들은 필요한 업종은 붙이고 떼어내야 할 업종은 떼어내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위한 M&A를 단행했다.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된 목적은 하나, ‘미래 신사업 대비’였다.

LG화학은 상승세를 기록 중인 전지사업부문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떼어내 100% 자회사로 두는 분사를 최근 마쳤다. 지난 1일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이다.

지난 9월 분사 발표 당시 LG화학의 배터리사업을 보고 투자한 소액주주와 국민연금 등이 거센 반대 의사를 표했지만, LG화학은 전지부문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순차입금이 8조원으로 늘고 부채비율도 100%를 넘기는 등 별도의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안건을 추진했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을 맡았던 김종현 사장이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이사 사장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 소형 전지 등 3개 사업을 전문적으로 맡게 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예상 매출액 13조원, 오는 2024년까지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해온 롯데첨단소재 합병을 올해 초 완전히 마쳤다. 2016년 삼성 계열사 SDI케미칼 지분 90%(약 2조3000억원)를 인수한 뒤 최근 나머지 10%까지 사들여 합병을 마친 것.

에틸렌,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을 생산하는 롯데케미칼과, 고부가 합성수지(ABS), 폴리카보네이트(PC) 등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롯데첨단소재의 화학 시너지를 발생시키고 미래 첨단소재 개발에 집중하고자 함이었다.

신동빈 회장의 이 같은 큰 그림은 어느 정도 통한 모양새다. 전기·수소차 등 미래차는 ‘경량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ABS, PC 등 경량 플라스틱 소재가 그 해법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롯데첨단소재 본사였던 롯데케미칼 의왕사업장에서 회동한 이유도 이러한 미래 첨단소재 개발의 한 결실로 풀이된다는 분석이다.

한화솔루션은 일찌감치 합병 출범한 뒤 김동관 사장 진두지휘 하에 내달 1주년을 맞는다.

올해 초 그룹의 석유화학 중간 지주사였던 한화케미칼은 자회사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해 한화솔루션으로 재탄생했다. 전통적인 석유화학 사업에서 벗어나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었다.

케미칼, 큐셀(태양광), 첨단소재, 전략 총 4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중장기 전략 수립 등을 맡는 전략부문이 규모가 작아 부문장 체제로 운영돼 사실상 3개 부문이 주력 사업이다.

이 같은 선제적 M&A는 어느 정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케미칼 부문은 일회용품 사용 증가로 호조를, 큐셀 부문은 미국·유럽 등 태양광 시장의 선제적 진입을, 첨단소재 부문은 완성차·스마트폰 판매량 증가 등에 힘입어 전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28.2% 증가를 견인했다.

남경 신강 개발구에 위치한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1공장 전경
남경 신강 개발구에 위치한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1공장 전경
◆ 공장 화재, 각종 소송…아쉬웠던 사건·사고들

코로나19 악재 속에서 체질 개선 등 바쁜 행보를 보였던 화학기업들이었지만, 올해 역시 발목을 잡는 사건과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LG화학은 몇 년 전부터 ESS 화재 원인을 놓고 첨예한 원인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전기차 배터리 화재사고로 걱정거리가 늘었다.

현대차에서 생산하고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코나EV(일렉트릭)에서 줄줄이 화재 사고가 발생해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콜 조치를 받았고, 배터리 문제 여부를 놓고 원인 규명 중이다. 안전성 문제에 대한 해소 여부가 향후 성장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SK이노베이션과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놓고 소송(미국 국제무역위원회: ITC)을 벌이고 있어 사법 리스크도 안고 있다. LG화학이 자사 인력을 조직적으로 뺏겼다며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맞소송으로 번진 대규모 소송의 결과는 코로나19 등 사태로 내년 2월로 미뤄졌다.

아울러 지난 5월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에 있는 LG폴리머스 공장에서 독성의 스티렌 가스가 누출돼 수백 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 중 12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도 주정부가 직접 나서 LG폴리머스 인디아 CEO 등 관계자를 체포해 조사하고, 사측의 책임을 적극 추궁하고 있어 향후 책임비용, 피해자 손해배상 등 재무적 부담이 예상된다.

지난 11월에는 연간 12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LG화학 여수공장 NCC(나프타 분해설비) 화재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에틸렌 가격이 최고치를 찍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 큰 월 700~1000억원의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로 인해 증권가에선 LG화학의 4분기 영업이익이 하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역시 NCC 화재사고가 올 한 해 ‘아픈 손가락’이었다. 지난 3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NCC 압축공정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13개 설비 중 4개 설비가 중단되면서 실적 타격을 입었다.

롯데케미칼은 이로 인한 기회비용과 일회성 손실비용을 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연내 재가동을 목표로 정비에 속도를 내 이달 중 재가동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시범가동을 시작했다.

순항 중이던 한화솔루션은 하반기 악재들을 맞이했다.

김동관 사장이 적극적 역할을 맡은 가운데 2018년 한화에너지,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각각 5000만 달러씩 총 1억 달러를 투자한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 주가가 연일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니콜라는 공매도 기관 힌덴버그 리서치로부터 ‘사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계약이 철회되는 등 주가가 연일 폭락했다. 창업주 트레버 밀턴까지 사임했다.

이로 인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한화그룹과 한화솔루션의 주가도 휘청였다. 특히 내년 4월말까지 보호예수기간이어서 한화그룹 입장에선 연일 떨어지는 니콜라 주가를 지켜만 봐야하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지난달 초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솔루션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 일가가 지배주주인 한익스프레스에 부당 일감 몰아주기, 통생세 지원 등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가 한화솔루션에 과징금 156억8700만원, 한익스프레스에 72억8300만원을 내린 만큼, 향후 소송 결과에 따라 법적·재무적 부담이 따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그룹 측은 비용절감 및 효율성을 위한 것이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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