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3년만에 전격 사임했다. 사진=홈플러스 [뉴스락]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3년만에 전격 사임했다. 사진=홈플러스 [뉴스락]

[뉴스락]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떠난 자리를 연태준 홈플러스 부사장이 맡으면서 홈플러스가 당분간 부사장 체제로 운영을 이어나간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연태준 대외협력 준법경역 부사장이 임시적으로 대행 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행 체제에 이어 후임 대표가 오더라도 실적부진의 위기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홈플러스는 임일순 사장이 대표로 취임한 지난 2015년 이후 실적이 하락세를 이어왔다. 매출액은 7조원에서 6조원(2016~2019 회계연도)까지 떨어졌고 영업이익도 코로나 여파로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2019년의 경우 160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6년 대비 반타작 수준이다. 2020년 회계년도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로 부진이 전망된다.

실적 부진 원인에 대해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유통시장 불황 등을 꼽고 있지만, 업계는 홈플러스가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 파트너스가 차입금, 이자부담 해소를 위해 장기 투자보다 단기 수익에만 신경 쓴 점 등을 실적부진 사유로 들고 있다.

홈플러스가 인수과정에서 생긴 빚으로 장기적 투자보다는 당장 눈앞의 차입금 해소에 급급했고 이로 인해 오프라인 유통업이 불황인 상황에서도 오픈마켓 등 온라인 시장으로의 진출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마저도 실적 부진으로 유동성 확보가 어렵게 되면서 점포를 매각하기에 이른 상황이다. 2020년에만 4개 점포(안산점, 대전탄방점, 대전둔산점, 대구점) 매각이 확정됐고 이를 통해 현재 확보된 자금은 9000억~1조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실상 물적 구조조정에 들어서면서 노조와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속 임금 보장도 어려운 상황에서 당장 실직 위기에 처한 홈플러스 일부 직원들이 점포 매각에 대해 중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로선 점포 매각이 인력 감소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물론 홈플러스 측은 매각으로 인한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단언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홈플러스는 국민연금 가입자 수 기준으로 지난 2015년(2만 6477명)부터 2020년(2만 1199명)까지 직원을 5000여 명 가까이 줄였다.

문제는 이 같은 위기에도 사모펀드 회사가 주인이라는 점 등을 들어 업계는 홈플러스의 대표가 바뀌더라도 위기 타개가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롯데, 신세계 등이 온라인 커머스 경쟁에 참여한 상황에서 뒤늦게 오픈마켓에 진출했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지만, 결국은 사모펀드 특성상 규모를 줄이는 식으로 가지 않겠냐는 시선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모펀드는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기업을 싼 가격에 사서 구조조정 등 수익성 개선을 통해 가치를 높이고 이를 되파는 방식을 취한다. 총수가 있는 기업에 비해 책임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벌써부터 쿠팡 등에서 홈플러스를 인수하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쿠팡 인수와 관련해선 아직 따로 알고 있는 바가 없다”라며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올라인(All-line), 홈플러스 스페셜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사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충분히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또, 사모펀드 지적과 관련해선 “사모펀드사 MBK가 충분히 홈플러스 매각 등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게 맞지만 홈플러스가 그거에 대해서 따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게 사실”이라며 “홈플러스는 현재 유통업계에서 역량을 갖춘 CEO 후보를 물색 중이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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