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文 정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추진 본격화…경영계 vs 노동계, 힘겨루기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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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文 정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추진 본격화…경영계 vs 노동계, 힘겨루기 심화
정부‧정치권,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본격화 움직임’
경영계, “국가적 차원에서 노동이사제 도입 타당치 않다”
노동계, “노동이사제 확대돼야”…“공공기관 안착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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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리캠버스 제공. [뉴스락 편집]
사진 미리캠버스 제공. [뉴스락 편집]

[뉴스락] 지지부진했던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논의가 지난해부터 속도를 올리고 있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가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해 발언권 및 의결권을 갖고 기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 2017년부터 서울교통공사 등 산하 기관에 순차적으로 노동이사제를 도입해왔으며, 금융권에서는 최근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서 노동이사제의 전 단계라고 볼 수 있는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또한 의결권은 행사할 수 없지만, 근로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관할 수 있는 ‘근로자 이사회 참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일련의 움직임에 재계와 노동계에서는 공공기관에 대한 노동이사제 등 도입 확산 분위기가 공공기관을 넘어 민간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노동이사제 등의 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찬·반 의견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경영계는 노조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강해짐에 따라 지나친 경영간섭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며, 노동계에서는 노조가 경영에 직접 참여, ‘노사공동결정체계’ 구축을 통해 노사 상생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뉴스락>에서는 ‘노동이사제 도입’에 대한 각 계 목소리를 들어봤다.

지난해 11월 공공기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위원들. 사진 공공기관위원회 제공 [뉴스락]
지난해 11월 공공기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위원들. 사진 공공기관위원회 제공 [뉴스락]
◆정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본격화 움직임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서 ‘공공기관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 등을 통해 2018년부터 공공기관 감사 독립성 강화 및 노동이사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9일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을 바탕으로 한 ‘기획재정부 2021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현재 근로자 이사제 참관제 운영기관은 2019년 29개에서 2020년 81개로 확대됐으며, 2020년 11월 감사자격요건을 구체화하는 공운법령 개정이 완료됐다.

향후 기재부는 사회적 합의기구 논의를 통한 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며, 공공기관 감사의 자격요건을 강화해 시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위원회(위원장 이병훈)는 지난해 11월, 1년간의 논의 끝에 ‘공공기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에는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해 국회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 논의를 조속히 실시할 것을 건의한다는 내용과 함께 노동이사제 도입 이전, 공공기관 노사는 자율합의에 따라 근로자 대표의 이사회 참관과 의장 허가 시 의견 개진이 가능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노동조합이 적합한 인사를 추천하는 경우 ‘공공기관의 운영의 관한 법률’ 등 현행법상 절차를 거쳐 비상임이사에 선임이 가능하도록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병훈 위원장은 “이번 합의는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의 참여형 거버넌스와 지속가능한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 공공기관 노동조합과 정부의 역사적인 대타협이라 생각한다”며 “아울러 이번 합의를 이루기까지 지난 1년 동안 노정간의 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합의의 성실한 이행 및 후속과제 논의를 위한 노정 대화도 지속적으로 잘 해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공기관 운영법 발의 개정안 현황. 자료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뉴스락 편집]
공공기관 운영법 발의 개정안 현황. 자료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뉴스락 편집]

정치권에서도 노동이사제 도입에 대한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8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발의안에는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1년 이상 재직한 근로자 중 소속 근로자들의 보통·평등·직접·비밀투표로 선출된 2인 이상을 상임이사로 임명하도록 하며, 노동이사로 임명된 기간은 휴직한 상태로 본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박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자들은 노조의 단체교섭을 통해 임금과 근로조건 결정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의사결정에 노동자대표의 참여를 보장해 기업 수준에서 민주주의를 실질화할 수 있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지난해 11월 19일 공기업, 준정부기관에 기타공공기관까지 적용대상으로 포함하는 공운법 일부 개정안은 발의했다.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의 내용으로는 공공기관에서 1년 이상 재직한 근로자 중 근로자대표가 추천하거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은 1인 이상을 비상임이사로 선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경총, “국가적 차원에서 노동이사제 도입하지 않는 것이 타당”

먼저 경영계는 ‘노동이사제’ 도입을 다소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노동이사제 도입과 관련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해 11월 국회에 제출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경영계 의견’을 통해 우리나라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경총은 “우리나라의 대립적·갈등적 노사관계 속에서 공공기관에 노동이사를 선임할 경우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까지도 노사갈등과 대립이 내재화돼 전략적인 경영 추진체계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구성원들은 상호 간 협력과 견제를 통해 기업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만, 노동이사는 중장기적 발전 과제보다 특정 이해관계를 우선시해 이사 본연의 의무와 상충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한국경총 측의 설명이다.

한국경총은 노사 간의 협력과 타협은 노사협의회 및 단체교섭을 통해서도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 근거로 한국경총은 △우리나라는 노사소통 창구로 근로자 참여 및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노사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는 점 △공기업의 경우 높은 노조 조직률을 보이고 있는 점을 제시했으며 이를 통해 근로자들의 요구는 노사 간 단체교섭을 통해서도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기업 등 상임이사와 상임노동이사 운용구조 비교. 자료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뉴스락]
공기업 등 상임이사와 상임노동이사 운용구조 비교. 자료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뉴스락]

특히, 박 의원안에 따라 공공기관 등에 상임 노동이사가 임명될 경우 일반적인 상임이사 운영구조와 보수·평가·연임 단위기간 등의 측면에서 상치된다고 한국경총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국경총은 “이사회 상임이사는 기관에서 임원 신분에 해당하지만 노동이사의 경우는 실질적으로 임원과 근로자라는 이중적 신분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임이사는 직책을 받고 소정의 업무를 관장하는 등 상시적으로 근무하면서 임원으로서 경영성과에 따라 평가를 받고 이에 따라 보수를 받으나 노동이사의 경우 담당 직무 없이 비상임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보수는 상임이사처럼 받고 실적평가는 면제되는 등 상호 상치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한국경총은 “우리나라와 같이 주주자본주의 국가에서는 노동이사제를 도입하고 있지 않으며 심지어 이미 노동이사제를 도입한 국가에서도 점차 축소·폐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 도입은 민간기업의 도입에 대한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노동이사제를 도입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노동이사제 확대 입장이지만, 공공기관 안착이 우선”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노동이사제가 확대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우선적으로 공공기관에 해당 제도가 안착되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한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한국노총이 지속적으로 주장하던 내용 및 요구과제가 있으며, 지난 20대 국회 총선과정에서 대선과정까지도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를 요구했던 바가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노사공동결정체계를 사업장에 구축해야 한다. 그러면서 경영감시효과 등과 사업장의 주요 이슈나 문제에 대해서 공동으로 결정해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이야기이다”라며 “이미 도입 필요성의 기본적인 틀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어느정도 형성돼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일부 공공기관에서만 적용되고 있고 이제 막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입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인데 이런 것들이 의무적으로 전국적으로 법률을 통해 도입이 될 필요성이 있다”며 “아직 이러한 법률안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노총 측에서 구체화 시킨 것은 아니지만, 이미 서울시에서 기존 운영상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들이 나와있는 상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기업 적용에 대해서는 “민간적용 부분은 먼저 공공부문에 안착이 된 다음에 민간 적용부분에 대해서 고려해 볼 수 있는 단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노동이사제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에 대해 “노동이사제 도입에 반대하는 것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며 “다만, 여태까지 우리나라 기업 시스템 자체가 노사 공동으로 운영되지 않고고, 노사 상생 문화가 아니였던 것들을 바로잡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면적으로 실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잘못된 것을 바꿔가지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노총은 ‘힘의 균형이 노조 쪽으로 과도하게 치우칠 우려가 있다’는 일부 지적에는 ‘해당 사항은 일부 사례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관계자는 “해당 주장은 극소수 일부 사례에 불과한 것이고, 대다수 우리나라의 기업 사업장을 봤을 때는 그런 염려가 적정한 것인지는 납득하기 힘들다”라며 “일부 매스컴에 드러나는 규모있는 사업장에 대한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의 사례를 일반화해 경영계 쪽에서 이야기하는 합당한 이유로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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