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종식을 위한 백신 보급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산업 전반에 드리운 그림자는 여전하다. 

세계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한 해 OECD 회원국 연간 경제 성장률이 -4.9%로 추산됐고 한국 실질 경제 성장률도 -1%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낙관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다만, 국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로부터 비교적 선방했고 올해의 경우 3.1%의 성장도 예고되고 있다. 일부 유통업체들의 경우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국내 산업을 견인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국내 1위 가스보일러 제조업체 경동나비엔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산업 전반이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도 실적에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신축년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을 넘길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는 경동나비엔이 코로나 속 위기를 대처했던 방식과 나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 어떤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지 유독 관심이 크다.

<뉴스락>이 살펴봤다.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경동나비엔 서탄공장(오른쪽 손연호 회장). 사진=각 사 [뉴스락/편집]
◆ 경동나비엔, 업계 불황속 지난해 최대 실적 달성...'집콕' 효과에 해외 현지화 적중

경동나비엔(회장 손연호)이 코로나19 속에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경동나비엔은 올해 가스업계 최초 1조 클럽에 입성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여타 업체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사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의 지난해 잠정 매출액(연결기준)은 8739억 원, 영업이익은 663억 5300만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2.9%, 48.4% 올라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매출액은 7743억 원, 영업이익은 448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경동나비엔은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미국, 러시아 등 해외에서 달성하면서 기술력을 통한 글로벌화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경동나비엔의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지역별 매출액은 국내 2198억 원, 해외 3423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 비중이 전체의 60.89%다.

경동나비엔은 '품목 및 지역별 매출구성'에서 가정용 보일러가 52%, 온수기가 40%, 기타제품 및 상품 등이 8%로 구성돼 있다. 중국에선 보일러가 86%, 미국은 보일러 24%, 온수기 72%, 러시아에선 보일러가 92%로 구성돼 있다.

업계는 경동나비엔의 해외 매출 신장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고 친환경, 고효율 제품에 대한 선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경동나비엔이 미국, 러시아 등 법인을 통해 현지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

실제로 경동나비엔은 미국 콘덴싱보일러 및 온수기 시장 점유율 1위다. 사측은 북미 등 해외시장 점유율의 경우 경쟁사 상호 등이 노출돼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매출액 비중을 봤을때도 해외시장에서 상당한 믿음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동나비엔은 우선 러시아 시장에서 벽걸이 보일러 제품과 콘덴싱보일러, 전기보일러, 원격제어보일러 등 다양한 제품을 선봬 선택지를 넓히면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러시아에서만 3회 연속 국민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보일러나 온수기를 병렬로 연결해 필요한 열량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캐스케이드 시스템', 지역난방에서 활용 가능한 난방 및 온수 솔루션 '통합배관 히티허브'를 통해 상업용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달에는 요리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처리하는 청정환기시스템 '키친플러스'를 새롭게 출시했다. 외부활동이 자제되는 상황에서 내부공간의 위생이 중요해졌고 집안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청정환기 등 새로운 사업에서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당장 러시아와 미국 등지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한파, 기술력을 통한 해외 시장 점유율, 집콕생활 등으로 실적에 대한 걱정은 한시름 놓은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현재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사회적 분위기가 좋지 않은 만큼 외부환경적 요인에 유연하게 대처하고자 사회적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보일러의 경우 아직 성수기 상황인 것과 더불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고있고 공기질 관리 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동나비엔 매출액 변동 추이 및 전망. 자료=전자공시시스템, IB업계 [뉴스락/편집]
◆ 뉴노멀 맞아 '생활환경 기업' 방점...기술혁신 통해 공기질관리 해법 제시한다

경동나비엔은 '뉴노멀' 시대를 맞아 생활환경 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 콘덴싱보일러 등 기술력을 통해 보일러 산업을 리딩하는 동시에 실내공기질 관리 등 주거환경 전반에서도 기술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다.

우선 경동나비엔은 해외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북미 시장에 2024년까지 총 920억 원의 설비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경동나비엔은 미 동부 버지니아주에 생산공장(물류창고) 2만 5000평을 확보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의 경우 지난해 초 본격적으로 재가동 된 석탄개조사업(메이가이치) 참여를 통해 중국 시장 확대는 물론 영국, 중동 등 세계 시장으로 무대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당장 정부 정책인 '친환경', '탈석탄'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콘덴싱보일러 설치가 의무화 되면서 콘덴싱보일러, 전기보일러, 원격제어보일러로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

때문에 8000~1조 사이를 유지하던 전체 가스보일러 시장의 규모도 1조를 훌쩍 넘을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동나비엔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6년 이래 4~500억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600억 원을 달성했다.

경동나비엔의 생활환경 기업 변화로의 첫 번째 시도는 지난 2019년 12월 출시한 '청정환기시스템'으로, 실내 미세먼지, 휘발성 유기화합물, 라돈 등 공기질 개선을 가능케 하는 기술 혁신이다.

앞서 언급한 키친플러스의 경우 청정환기시스템과 3D에어후드(세 방향 에어커튼 형성)를 결합해 요리 과정에서 자동으로 작동되는 시스템이 적용되기도 했다. 오염된 공기는 밖으로 내보내고 에어커튼을 형성해 오염물질의 확산까지 막는다는 것이다.

특히 경동나비엔은 최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등 '미세먼지 프리존' 9개소에 청정환기시스템을 설치해 미세먼지 및 유해물질 차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정에선 기존 보일러 제품에 대한 정보 분석을 통해 최적화 제품 추천, 문제 진단, A/S 접수 등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론칭하기도 했다. 

이처럼 경동나비엔은 다가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술의 질은 물론 서비스 질을 높여 생활환경 기업으로 도약하는 한편, 실적 호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IB업계(투자은행) 등은 경동나비엔의 올해 실적 전망에서 높은 인지도, 콘덴싱보일러 의무화, 시장점유율 확대 등에 따라 보일러 업계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입성할 거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용희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경동나비엔은 북미에서 이미 2020년 국내 매출을 뛰어 넘어 제 2의 내수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라며 "환율 하락으로 기대치 대비 부진한 부분이 있지만 환율 반등과 수급개선시 큰 폭의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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