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 각 사 제공 [뉴스락]

[뉴스락] 오는 25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KB국민·하나·우리 등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주주총회가 순차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각 금융사들은 주총에서 사전에 추천된 사내·사내 이사 등의 선임 최종 확정, 정관 변경,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등의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금융사 주총에서 눈여겨볼 점으로는 ‘배당’을 꼽을 수 있다.

사상 최대를 기록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배당성향을 제한하며 배당확대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발표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통해 금융권에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인 자본 확충 노력을 강조하며 배당성향을 20% 이내에서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각 금융사들은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정관변경 △자본준비금 감소 등의 해결책을 모색 중이다.

한편, 일부 금융사들은 대규모 피해자들을 발생시킨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관련에 엮여 있다.

특히 몇몇 주총을 통해 연임을 최종 확정해야 하는 CEO들은 제재 수위에 따라 연임에 제한이 생길 가능성도 있는 탓에 금융당국 판단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각 금융사 CEO들 중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연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문책경고’ 이상의 제재를 사전통보받은 CEO들도 있다.

◆신한금융, 진옥동 신한은행장 제재 수위 주목…정관 변경으로 ‘분기배당’ 추진
신한금융지주 2021 정기 주주총회 안건.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제공 [뉴스락 편집]
신한금융지주 2021 정기 주주총회 안건.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제공 [뉴스락 편집]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 사전 통보된 제재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진옥동 은행장이 라임 펀드 제재 수위와 관련 연임에 제한이 되는 ‘문책 경고’를 사전 통보 받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3일 진옥동 은행장에게 연임에 제한이 되는 문책 경고를 사전 통보했다.

이후,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같은달 25일 라임펀드 판매사인 신한은행·우리은행에 대한 제재심을 진행했지만, 심의가 길어지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금융기관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 △업무집행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이 있다. 이 중 문책 경고 이상을 받게 되면 연임 및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앞서 진 은행장은 지난해 12월 고객 중심의 영업방식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와 디지털 전환의 성과를 인정받으며 2년의 새로운 임기와 함께 연임을 추천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최종 판단이 주총에 앞서 기존안대로 확정될 경우, 진 은행장의 연임 제한 가능성이 발생함에 따라 지주 및 은행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인 전략 방향의 수정이 불가피해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신한금융은 최근 배당성향을 금융당국의 권고안인 20%를 상회하는 22.7%로 결정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통해 금융위는 오는 6월말까지 국내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의 배당(중간배당, 자사주매입 포함)을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권고 종류 이후에는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기존대로 자율적 배당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L자형 시나리오에서 배당제한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경우, 자율적으로 배당을 실시하되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

신한금융의 배당성향이 권고안에 비해 상회하기는 했지만, 이는 전년보다는 분명히 축소된 비율이다. 신한금융의 2019년도 배당성향은 25.0%였다.

이에 신한금융은 ‘분기배당’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존 7월에 실시할 수 있었던 ‘중간배당’을 3월·6월·9에 실시할 수 있는 분기배당으로 변경한다는 것.

신한금융이 지난 3일 공시한 ‘주주총회소집공고’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번 주총 안건 중의 하나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상정하며, 분기배당을 실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해당 상정안이 통과될 경우 신한금융 정관에는 ‘회사는 3월, 6월 및 9월 말일 최종의 주주명부에 기재돼 있는 주주에게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12에 의한 분기배당을 할 수 있다. 분기배당은 금전으로 한다’는 내용 등이 변경 및 추가될 예정이다.

◆KB금융, ‘주주가치 제고 및 확대’ 관전 포인트
KB금융지주 2021 정기 주주총회 안건.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제공 [뉴스락 편집]
KB금융지주 2021 정기 주주총회 안건.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제공 [뉴스락 편집]

KB금융지주는 이달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주총회 안건은 △2020 회계연도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있다.

KB금융의 올해 주주총회는 ‘주주가치 제고 및 확대’에 집중돼 있다.

금융당국의 배당자제에 KB금융 측이 주주달래기에 들어갔을 뿐만 아니라 KB금융 우리사주조합도 지난 2017년부터 꾸준히 제안해왔던 ‘사외이사 추천’ 대신 주주가치 제고를 이유로 주주제안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말 선거를 통해 조합장이 바뀐 우리사주조합은 올해 최우선의 목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들며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우선은 (새조합장이) 당선된지 얼마안돼 시간적인 제약도 없었을뿐더러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선거에 들어올 당시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의 목적으로 했다”며 “‘주주가치를 어떻게 제고 할 것인가의 방향’이 우선으로, 이 때문에 올해는 제안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4일, ‘2020년도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배당성향을 전년 26.0%에서 20%로 낮췄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KB금융은 연간 당기순이익 3조 455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실적이다.

KB금융은 실적에 비해 축소된 배당성향과 관련해 추후 배당·주주환원 정책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KB금융 재무총괄임원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침체와 대내외 매크로 불확실성에 대비해 보수적인 자본관리와 실물경제 지원이 요구됨에 따라 올해 배당 수준은 일시적으로 전년 대비 축소됐다”며 “견고한 이익체력과 금융권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바탕으로 배당확대, 자사주매입 등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는데 항상 앞장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자본준비금 감소’로 주주환원정책 가능성 열어둬
우리금융지주 2021 정기 주주총회 안건.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제공 [뉴스락 편집]
우리금융지주 2021 정기 주주총회 안건.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제공 [뉴스락 편집]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 권광석 행장의 연임을 이달 25일 열리는 우리은행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확정 짓는다.

앞서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4일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로 권광석 은행장을 추천했다. 연장되는 임기는 1년이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지난해 경영성과가 부진한 상황에서 올해의 경영성과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권광석 은행장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해 경영성과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종후보로 추천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배당성향 결정에서 금융당국의 권고안인 20% 선을 지켰다. 다만, 우리금융은 이번 주총 안건으로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상정해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우리금융이 지난 5일 공시한 ‘주주총회소집공고’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4조원 규모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하기로 했다.

의안의 요지로 우리금융은 “당사에 적립된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의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므로, 상법 제461조의2에 따라 초과한 금액 범위 내에서 회사의 자본준비금(지주사 별도 기준 자본잉여금)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한다”고 설명했다.

자본준비금이 이익잉여금으로 이입되면 우리금융은 이를 주주들에 대한 배당금액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우리금융은 “이번 이사회에서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결의, 자본준비금 일부를 이익잉여금으로 이입시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자본적정성 유지 범위 안에서 주주환원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26일 개최될 예정인 우리금융 주총 안건으로는 △제2기 재무제표(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포함)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있다.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연임 최종 결정…‘중간배당’ 올해도?
하나금융지주 2021 정기 주주총회 안건.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제공 [뉴스락 편집]
하나금융지주 2021 정기 주주총회 안건.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제공 [뉴스락 편집]

하나금융은 26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를 통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을 확정짓는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달 25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김정태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단독후보로 추천했다.

윤성복 하나금융지주 회추위 위원장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조직의 안정 및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글로벌 및 ESG 분야 등에서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김정태 현 회장이 최고 적임자라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윤 위원장은 “회추위는 김정태 현 회장이 그동안 하나금융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으며 탁월한 실적으로 주주와 손님, 직원들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는 점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번 주총서 연임을 최종 확정하게 되면 4연임째를 맞는다. 다만, 하나금융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에는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어 임기는 1년만 연장됐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최근 배당성향을 20%로 결정해 금감원의 권고안을 수용했다. 하나금융의 2019년도 배당성향은 25.8%였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금융지주사들 중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당시 하나금융의 배당규모는 1주당 배당금 500원, 시가배당율 1.8%, 배당금총액은 1457억 8173만 8000원이었다.

하나금융은 올해 또한 중간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매년 중간배당을 실시해왔을 뿐만 아니라, 올해는 특히 당국의 권고안을 지키기 위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을 축소했기 때문.

하나금융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간 연결당기순이익 2조 63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3%(2457억원) 증가한 수치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하나금융은 매년 중간배당을 실시해오고 있지만 올해도 진행할지 여부는 미리 예단할 수 없다”며 “다만, 당국의 권고안을 준수하면서도 주주친화정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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