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차정호 신세계 대표이사,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정지선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진=각 사 [편집/뉴스락]

[뉴스락]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일정과 안건을 공시한 가운데, 각 안건들에 주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월 말 '슈퍼 주총데이'를 앞두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사선임 안건 등을 상정한 주총 소집일정을 공시했다. 주총에서 기업들은 회사 주요 안건에 대한 설명과 이에 대한 의사결정 권리를 주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기업들이 3월 중순·마지막 주에 주총을 개최하는 이유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회계연도 결산일(직전해 12월 31일) 90일 이내에 개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합법적으로 마지막까지 미뤄서 진행하는 셈이다.

특히 이번 주총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기업이 전자투표를 도입해 주주에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고, 일부에선 여성 사외이사를 미리 영입하는 등 보통의 주총과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여기에 감사위원 등을 선임할 때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 '3%룰'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일부 기업에서는 해당 조항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일반적인 전자투표의 경우 의결권 행사 외에 질의, 주주들 간 토론이 불가능하나 일부기업에서 이를 개선해 실시간 질의응답까지 가능케 해 다양한 현안이 논의될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서울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사진=각 사 [편집/뉴스락]
◆ 신세계, '광고업·미술품의 전시' 등 사업목적 추가...신규사업 확대 '관심'

신세계 그룹이 제64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신세계 그룹 ㈜신세계(대표이사 차정호)는 오는 24일 서울 중구 소공로 신세계 본사에서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의 건' 등을 주요안건으로 상정하고 제64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신세계는 이번 정기주총에서 주주들이 행사장에 직접 참여할 필요 없이 전자투표 방식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주요 안건 중 '정관 변경의 건'에서 신세계는 신규사업에 따른 사업목적을 추가하기 위해 기존 사업 목적에서 광고업, 광고대행업, 미술품의 전시, 판매, 임대업 등 내용을 추가했다.

'이사 선임 건'에서는 사내이사에 서원식 신세계 지원본부장 부사장, 사외이사에 원정희 법무법인 광장 고문, 위철환 변호사, 강경원 전 감사원 사무차장 등 총 4명을 선임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서원식 후보자에 대해, 신세계 지원본부장을 맡고 있고 신세계디에프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신규사업 추진 및 재무구조 안전성을 구축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원정희 후보자의 경우 국세청 조사국장·부산지방국세청장 등을 역임했고, 위철환 후보자는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강경원 후보자는 감사원 감사국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해 감사 전문가로서 경험이 많다.

원정희 후보자와, 위철환 후보자는 원안대로 신세계 사외이사에 선임될 경우 지난해에 이어 연임하게 된다. 이사의 보수한도는 지난해와 똑같이 100억 원으로 정했다.

특히 신세계의 이번 사내이사 선임건의 경우 계열사 간 겸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또, 사외이사들의 경우도 현재까지 알려진 윤리적 문제 등이 없어 원안대로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 이사 선임과 관련해 각 후보자들은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회사의 업무에 관한 주의의무를 준수할 것"이라며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해 보편적 이익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면세점 사업에서 실적이 감소했고 전망이 마냥 좋지만은 않기 때문에 관련 사업에 대한 대책촉구 등 질의가 이어질 수 있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이마트 본점. 사진=각 사 [편집/뉴스락]
◆ 이마트, 첫 여성 사외이사 선임...주요 결정사항 여성 참여 확대 가속화

신세계 계열사 이마트는 제10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마트(대표이사 강희석)는 오는 24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이마트 본사에서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등 안건을 상정하고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이마트는 이사 선임에 관한 안건에서 사내이사에 강승협 이마트 지원본부장, 사외이사에 신언성 효성중공업 감사위원, 한상린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서진욱 김앤장 조세/세무 고문을 선임하기로 했다.

강승협 사내이사 후보자의 경우 26년간 그룹 내 재무업무, 경영진단 등 업무경험을 가지고 있어 역량을 기반으로 한 직무 수행에 기대를 받고 있다.

신언성 사외이사 후보자는 감사원 감사청구조사 국장/금융·기금감사 국장 등을 역임해 전문적 지식을 보유하고 있고, 한상린 후보자의 경우 한국유통학회 회장 등을 역임해 마케팅 관련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서진욱 사외이사 후보자는 현재 김앤장 법률사무소 조세/세무 고문으로 회사의 경영, 회계, 세무 등 전문적 지식을 갖추고 있어 재무적 리스크 예방에 탁월한 역할을 맡게될 거란 평가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자에는 김연미 성균관대학교 법학대학원 부교수를 선정해, 독립적인 위치에서 이마트의 경영사항 등 중요한 심의 결정에 참여토록 할 계획이다.

다만, 신언성 사외이사 후보자의 경우 효성중공업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을 맡고 있고, 대주회계법인 공인회계사 등 일을 겸직하고 있어 '충실의무 저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한상린 사외이사 후보자의 경우 현재 한양대 경영대 교수이면서 2019년부터 이마트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데, 장기재직에 따른 독립성 우려의 시각도 있다.

때문에 선임이사의 독립성, 투명성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수 있고 정용진 부회장이 SK와이번스 야구단 인수를 했던 배경, 재무제표에 대한 문제 등 관련 질의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본점. 사진=각 사 [편집/뉴스락]
◆ 현대백화점, '원격평생교육 시설' 운영 사업목적 추가...코로나발 '온라인'화 박차

현대백화점그룹이 제19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현대백화점(공동대표 정지선, 장호진, 김형종)은 오는 24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인재개발원(우진빌딩)에서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등 안건을 상정하고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은 전자투표도 함께 진행된다 

우선 현대백화점은 '정관 변경 안건'과 관련해 온라인 문화센터 운영을 위한 사업목적으로 원격평생교육 시설을 운영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기존 평생교육 사업에서 나아가 '온라인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사 선임의 건'에선 정교선 현대백화점 그룹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사외이사 재선임, 장재영 변호사 사외이사 재선임, 방효진 전 하나은행 부행장보 사외이사 신규선임 건을 안건으로 올렸다.

'감사위원'에는 이윤철 사외이사 후보자,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방효진 사외이사 후보자를 분리 선임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이윤철 사외이사 후보자에 대해 경영전략 분야 전문가로서의 지식과 경륜을 통해 조언과 자문이 가능하다고 봤다. 또, 장재영 사외이사 후보자의 경우 글로벌 M&A 데스크 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법률 전문가로 지난 2년간 활발히 활동했다고 평가 내리고 재선임을 안건으로 선정했다.

방효진 사외이사 후보자의 경우 금융위 금융중심지활성화 TF단장을 역임한 회계 및 재무 전문가로 유용한 조언과 자문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정교선 현대백화점 그룹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해선,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에도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어 여러 계열사 이사를 겸직할 경우 일감몰아주기 수혜 등 이해상충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 일부 기관은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계열사간 이해상충 문제'를 제기하며 선임 반대 의사를 권고하기도 했다.

또, 현대백화점은 방효진 사외이사 후보자를 제외한 사외이사에 대해 모두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함으로써 장기재직에 따른 독립성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유통가가 폐점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백화점 점포를 늘리는 등 이른바 미래형백화점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때문에 주총 현장에선 해당 사업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질의가 이어질 수 있다.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농심그룹 본사. 사진=각 사 [편집/뉴스락] 
◆ 농심, 사외이사만 3명 교체...대기업집단 지정 코앞 '내부거래' 비중은 숙제

농심그룹이 제57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다.

농심그룹(공동대표 신동원, 박준)은 오는 25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농심 본사 지하1층 강당에서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보수한도액 승인의 건' 등 안건을 상정하고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우선 농심은 신동원 농심그룹 부회장, 박준 농심그룹 부회장, 이영진 농심 부사장 등이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주총 첫번째 안건으로 상정했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은 올해 초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회장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준 부회장의 경우 농심그룹에 1981년 입사한 이래 국제사업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온 해외식품사업 전문가다. 

특히 박준 부회장은 지난 2017년 미국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 등에 신라면을 입점 시키는 등 해외시장 매출 점유율을 확대의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농심의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지난해 해외 법인 총 매출액은 1조 728억 원(9억 9000만달러)을 달성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외이사 선임의 건에선 기존 4명 가운데 3명을 교체한다. 여인홍 사외이사 후보자, 김지연 사외이사 후보자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여인홍 후보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을 역임한 바 있고, 김지연 후보자는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로 ㈜노바렉스의 사외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변동걸 사외이사 후보자의 경우 현재 법률사무소 삼인행 고문변호사로, 서울중앙지방법원장, 롯데정밀화학 사외이사 등을 역임한 바 있는 관료출신이다.

주목할 부분은 2022년 8월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자본시장법을 앞두고 첫 여성 사외이사 김지연 후보자를 선임 하기로 한 점이다. 새롭게 시행될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국내 2조원 이상 대기업의 경우, 사실상 여성 사외이사를 1명 이상 둬야하는 법안이다.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다.

다만, 김지연 후보자의 경우 서울대학교 농학과를 졸업하는 등 식품 관련 전문가이기는 하나 노바렉스 사외이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등을 겸임하고 있어 충실의무 저해 등에 대한 반대 권고가 나올수도 있다.

또 농심그룹은 올해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지정을 앞두고 있는만큼, 주총에서 오너일가간 높은 내부거래 비중에 대한 지적이 이어질 수 있다. 대기업집단에 포함될 경우 공정위의 사정권에 들어가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옥. 사진=각 사 [편집/뉴스락]
◆ 아모레퍼시픽, 상생경영·ESG 본격화...CGCG, "서경배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제62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공동대표 서경배, 안세홍)은 오는 19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본사 3층에서 '재푸제표 승인의 건'을 비롯 '정관 변경의 건', '사내이사 선임의 건', '임원 퇴직금지급 규정 개정의 안' 등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우선 아모레퍼시픽은 사외이사 등 변경 없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세홍 사내이사 후보자, 이동순 사내이사 후보자 등 계열회사 임원의 사내이사 선임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사내이사로서는 4번 째 임기를 맞게된다. 안세홍 대표, 이동순 전무의 경우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사내이사에 재선임될 전망이다.

이번 주총에선 서경배 회장 재선임과 관련해 상생경영, ESG 사업과 관련 구체적인 방향성 등 질의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업계에서 처음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캠페인 'RE100'에 참여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친환경 시스템 발전설비 추가와 필요 전력 에너지 조달 과정 등 투자금액에 대한 질의를 받을 수 있다. 

RE100은 기업의 필요 전력 100%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목표를 중심으로 둔 캠페인으로 애플, 구글 등 29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온라인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로드숍 중심 가맹점 폐점수가 급격히 늘어나 점주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정계에서 상생경영에 대한 의문과 지적이 이어지자 지난해 말 상생을 골자로 관련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때문에 상생협약에 대한 진전사항 등 질의도 이어질 수 있다.

이외에도 아모레퍼시픽은 일부 단체로부터 서경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관련해 반대 의견을 권고 받아, 서 회장의 선임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받을 수 있다.

기업 지배구조 연구기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사내이사 재선임건과 관련해 '반대'의사를 권고 했다. 서경배 회장이 그동안 도덕성 문제로 기업가치훼손행위에 책임이 있고 과도한 겸직으로서 충실한 업무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의 안에 대해서도 특별 퇴직금 지급기준 및 방법이 불투명하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서경배 후보는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방문판매원 직영점, 특약점 등에 재배치한 갑질로 과징금을 부과 받았고 동기간 대표로 재직한 바 있어 기업가치 훼손에 책임이 있다"라며 "퇴직금의 경우 특별한 공로가 있는 자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고 '구조조정' 등으로 예외를 상정하고 있어 등급선정의 기준도 정하고 있지 않다"반대 권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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