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평택 본사 전경. 사진 쌍용차 제공 [뉴스락]
쌍용자동차 평택 본사 전경. 사진 쌍용차 제공 [뉴스락]

[뉴스락] 법정관리 위기에 놓인 쌍용자동차가 우여곡절 끝에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31일 오전 9시 쌍용차는 평택 본사에서 제59기 정기주총을 열고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작년 10억원→올해 8억원)의 2가지 안건을 의결했다.

회생절차 개시보류(ARS: 자율 구조조정지원) 상태인 쌍용차는, 정기주총 이전에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리면 주총이 취소될 예정이었지만 그렇지 않아 예정대로 주총을 열 수 있었다.

이날 주총장에는 소액주주 포함 약 50여 명의 주주가 입장했다. 코로나19 방역, 사내 분위기 등을 고려해 주주 외에는 그 누구도 입장할 수 없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주총 인사말을 통해 최근 회사 상황 등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본잠식률 111.8%, 자본총계 –88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물품대금 및 급여 등을 공익채권 형태로 빌려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주총을 마무리했지만 쌍용차에게 31일은 생사기로에 선 날이기도 하다.

쌍용차는 앞서 인수 의지를 보인 HAAH를 통해 회생계획안을 채권자들과 공유, ‘P플랜(사전회생계획)’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P플랜은 현재 대주주 마힌드라가 지분 감자를 통해 지분율을 낮추고, HAAH가 약 28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51%를 인수해 대주주가 되는 내용이다.

그러나 HAAH는 지분 매입 대금 약 2800억원에, 물품대금·임직원 급여 등이 포함된 공익채권 약 3000억원 등 총 투자액 약 5800억원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HAAH가 산업은행에 지분 매입 대금 규모(약 2800억원)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산은이 HAAH의 투자 결정 및 사업계획, 이해관계자들과의 합의가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결국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에 31일까지 잠재적 투자자 HAAH의 인수의향서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미국 현지시간과의 차이에 따라 HAAH는 다음날인 4월 1일 회신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만약 인수의향서에 투자 포기 의사가 담겨있거나 구체적 계획이 빠진 내용만 담겨있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법원은 쌍용차에 2009년 이후 12년 만의 법정관리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아울러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관련 절차에 돌입, 4월 13일까지의 이의 신청 기간이 주어진 만큼 HAAH의 투자계획은 여러모로 쌍용차에게 절실하다.

쌍용차는 눈앞의 상장폐지에 대비하기 위해 31일(공시일), 본사 등 토지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요청한 상태다. 쌍용차가 요청한 166개 필지의 장부가액은 약 402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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