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GTX-C노선 사업 반대 현수막이 보인다. 사진 네이버 거리뷰 캡쳐 [뉴스락]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GTX-C노선 사업 반대 현수막이 보인다. 사진 네이버 거리뷰 캡쳐 [뉴스락]

[뉴스락]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노선 사업 입찰을 준비했던 NH농협생명 등 컨소시엄이 입찰 참여를 포기하고 해산할 것으로 보인다. 컨소시엄 내 대표 건설사 삼성물산이 불참을 공식화하면서다.

7일 NH농협생명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당 컨소시엄은 새로운 건설사를 찾거나 하는 계획 없이 이번 GTX-C 노선 사업 입찰에 참여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NH농협생명 등 재무적 투자자와, 유신, 한국종합기술, 신성엔지니어링 등 건설투자자를 포함 30여개 기업들과 GTX-C 노선 사업 입찰을 위한 컨소시엄을 꾸렸다.

경기 양주시 덕정역에서 경기 수원시 수원역까지 74.8km 구간을 10~13개 정차역으로 연결하는 GTX-C 노선 사업은, 사업비만 약 4조3857억원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민간이 건설해 정부에 소유권을 이전한 후 일정 기간 운영권을 갖고 수익을 발생시키는 BTO(Build Transfer Operate: 수익형 민간투자) 방식으로 운영되며, C노선 사업은 앞서 A노선 사업보다 10년 더 긴 40년(운영권 기간)으로 책정돼 많은 관심을 모았다.

수주전에는 삼성물산 컨소시엄 외에도 현대건설·KB국민은행, GS건설·KDB산업은행, 신한은행·포스코건설 등 대형건설사가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입찰 접수일은 오는 5월 21일로 약 50일 남았으며 오는 2026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접수일 2개월을 남긴 지난달 말, 삼성물산이 내부 투자심의를 열고 돌연 C노선 입찰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내외 여건을 고려한 결과, 입찰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NH농협생명 등 컨소시엄은 지난달 24일 내부 회의를 통해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지난 5일에는 삼성물산과 회동해 불참 철회를 정식 요청했지만 입장 확인만 한 채 소득을 얻지 못했다.

GTX-C노선 사업 계획도. 사진 국토교통부 제공 [뉴스락]
GTX-C노선 사업 계획도. 사진 국토교통부 제공 [뉴스락]

건설업계에선 삼성물산이 은마아파트 주민들을 의식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C노선은 삼성물산이 GS건설과 함께 공동시공권을 갖고 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하를 지날 예정인데, 주민들이 공사 소음 등을 이유로 지하 구간 통과 반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수주 확장을 계획하고 있는 삼성물산에게 은마아파트 시공사 교체 움직임이 일 경우 향후 여타 수주에도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다는 분석이 위 주장을 뒷받침한다. 다만 삼성물산은 은마아파트와 무관하다는 입장.

삼성물산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회사 내부 기준에 맞지 않아 불참을 결정하게 된 것이고, 은마아파트에 대한 부분이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볼 순 없다”면서 “컨소시엄과의 대금 협상 등에 대해선 추후 협의해 나가야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이번 불참 선언으로 당초 NH농협생명 컨소시엄은 새로운 건설사를 찾을 것으로 보였지만, 삼성물산과 비슷한 규모의 건설사를 당장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시간이 촉박하다는 판단에 따라 해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아예 입찰이 취소된 것이고 계약금 지불에 대한 부분이 정산되는 과정에 있다”면서 “새로운 건설사를 찾거나 여타 계획은 없으며 입찰 시도 자체가 종결됐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 입장에선 사실상 직접적으로 투입된 비용이 없으나, 설계안 마련 등 업무상으로 많은 준비를 해온 유신 등 건설투자자 입장에선 단순히 계약금 반환만으로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라며 “향후 관련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마아파트 공동시공권을 가진 또다른 건설사 GS건설은 장기간 사업을 준비해온 만큼, 주민들을 잘 설득해 사업에 그대로 참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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