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이커머스업체 마켓컬리가 올해 안에 기업공개(IPO)를 예고하면서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마켓컬리가 '연내 상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수익성 등 재무구조 개선과 판매 제품군 확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업계는 마켓컬리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쿠팡의 미국 뉴요증시(NYSE) 입성이 기폭제가 됐다고 평가한다. 

마켓컬리는 매출액이 여타 경쟁 이커머스업체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 국내 최초 새벽배송을 운영했다는 점 등 미국을 비롯한 국내 상장 조건에 충분히 부합하다고 보고있다.

실제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선두주자인 쿠팡의 경우, 국내에서의 가파른 매출액 상승세와 함께 로켓배송의 잠재력을 인정받아 미국 뉴욕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문제는 마켓컬리의 증시 입성을 위한 여정에 시행착오가 남아있다는 점이다.

<뉴스락>이 짚어봤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사진=마켓컬리 [편집/뉴스락]
◆ '국내 최초 새벽배송' 마켓컬리, 신선식품 등 차별화로 매출액 1조까지...상장 청신호?

마켓컬리(대표 김슬아)가 연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그것도 미국에서다. 

마켓컬리는 2015년 설립된 이커머스업체로, 업계에서 처음 새벽배송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최근엔 미국 증시 상장을 공식화 하면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마켓컬리는 티몬, 위메프 등 기존 이커머스업체들과 달리 샐러드를 비롯 신선식품군을 새벽에 배송해 주는 차별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첫 구매 100원'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점유율을 넓혔고 급격한 성장을 이뤄냈다.

설립 당시 29억 원의 매출액에 불과했던 마켓컬리는 입소문을 타고 불과 5년 만인 지난해9523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2018년 처음 매출액 1000억 원을 넘겼고, 2019년엔 4259억 원을 달성해 매년 1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다만, 시장 확대 과정에서 유명 톱배우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하고 100원 마케팅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 판관비가 급증했다. 이로 인해 1000억 원에 달하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마켓컬리의 영업이익은 2018년 -337억 원, 2019년 -986억 원, 2020년 -1000억 원을 기록했다.마켓컬리로서는 계속해서 적자가 늘고 있고, 불붙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 경쟁에서 투자비용 확보를 위한 차선책으로 상장을 택한 셈이다.

일단 국내보다는 미국 증시 입성에 대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적자가 늘고 있는 만큼 국내 상장보다는 미국을 택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물론 국내도 적자 기업에 대해 기술적 요건과 성장성을 갖춘 업체에 대해 테슬라 요건을 통한 상장이 가능하지만, 이를 통해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3개월 내 급락해 풋백옵션이 발동되면 주주들이 공모가의 90%로 다시 가져가게 되는 부담이 있다. 국내 기업이 선뜻 이를 활용하지 않는 이유다. 

※ 테슬라 요건이란? 적자기업이었던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미국 나스닥 상장 자금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를 본따 만든 우리나라 코스닥 상장 제도

반면 미국 뉴욕증시(NYSE), 나스닥(NASDAQ) 상장의 경우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재무조건과 잠재력만 갖추면 상대적으로 증시 입성이 크게 어렵지 않을 거란 평가가 나온다.

앞서 쿠팡이 입성하기도 했던 뉴욕증시 상장 재무적 조건은 △ 100주 이상을 소유한 주주 5000명 이상 △ 전세계 일반 주주의 소유 주식수(상장)가 250만 주 이상 △ 시가총액이 1억달러 이상(한화 약 1112억 원) △ 최근 3개년 누적 세전손익 1억 달러 등이다.

마켓컬리의 경우 현재 매출액이 1조 원에 달하는 만큼 뉴욕증시, 나스닥 입성에 대한 재무적 요건은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나스닥의 경우 뉴욕증시보다 오히려 문턱이 낮아 더욱 쉽게 입성이 가능한 상황이다.

물론 쿠팡의 경우처럼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유 주식수 분산이 필요할 수 있다. 실제로 쿠팡은 상장 전 자사 물류 직원, 배송직원 등에게 1000억 원 가량의 주식을 배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켓컬리는 최근 신선식품에서 비식품군까지 상품 취급을 확대하고 새벽배송을 전국으로 넓히겠다고 밝히는 등 시장 확장에 분투 하고 있다. 적자 상황이지만 꾸준히 매출액을 늘리고 소비자 인식 확대, 잠재성 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국 새벽배송 확대를 위해 마켓컬리는 CJ대한통운과 오는 27일 업무협약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까지 협약규모와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종시와 대전시를 비롯 충청권까지 지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쿠팡 등 아마존 키즈들을 사람에 비유하면 적자를 내면서까지 투자하기 때문에 몸을 사리지 않고 일하는 사람일 것 같다"라며 "혁신 기업 등이 만들고 있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너무 커서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이지만 이 지점은 우리가 시장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논리의 시작점"이라고 분석했다.

마켓컬리 알바 단톡방 일부화면 캡쳐. [뉴스락]
마켓컬리 알바 단톡방 일부화면 캡쳐. [뉴스락]
◆ 뉴욕증시·나스닥, 마켓컬리 블랙리스트·부당해고 논란 등 검증 거친다...공정위 리스크도 남아

재무조건에 부합한다고 마켓컬리의 미국 증시 입성에 문제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마켓컬리는 최근 '일용직 블랙리스트', '일용직 부당해고' 등 논란과 '납품업체 경영간섭' 등 의혹으로 관심이 커진 만큼 악재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마켓컬리는 현장 물류센터 일용직원들을 상시 채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대행업체들에 전달하고 리스트에 오른 일용직은 다시 채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인원을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해당 건은 블랙리스트도 아닐뿐더러 그저 일용직에 대해 관리하자는 차원의 문제"라며 "다른 물류센터 등과 달리 업무 강도가 세지 않기도 하고, 출근 약속 후 근무지에 나타나지 않는 등 관리 없이 진행이 불가능한 것들이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일부 노동관련 단체는 "블랙리스트 작성 자체가 노동관계법 위반"이라며 마켓컬리를 고발한 바 있다. 또, 근무지에 출근했다가 인원이 초과하는 경우 다시 집에 돌려보내는 등 '부당해고' 혐의로 일부 일용직 근무자가 마켓컬리를 고발 하기도 했다.

실제로 마켓컬리 알바 단체톡 등에서는 마켓컬리 물류 현장 직원과 일용직간의 싸움이 빈번하다는 제보 등이 이어지고 있고 현재까지도 부당해고와 관련한 피해 호소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마켓컬리는 지난해 말 납품업체들에게 경쟁사 납품시 거래 가격 조건 변경을 동일하게 바꾸도록 강요하는 등 경영간섭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타 회사 납품과 관련해 경영간섭은 대형 유통기업의 '횡포'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공정위가 대형 유통업체들에 대한 납품업체 경영간섭 행위 지침을 공포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마켓컬리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했던 점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현재 마켓컬리에 대해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라며 "당연히 올해 안에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예정이지만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건들이 있는만큼 시기를 딱 정하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현재 직면한 일부 악재들로 인해 마켓컬리의 미국 증시 상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증시, 나스닥 등 IPO 가이드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심사에서 비공개(Confidential Review of Eligibility) 심사를 진행하고 재무적 요소 이외의 허들이 존재한다. 이때 유동성 여부(주식수 분포) 등 다양한 서류를 요구한다.

뉴욕증시는 상장적격성 심사에서 상장 신청 당해 △회사의 영업을 규제하는 모든 규제기관(조세, 회계, 외환관리 등)의 범위와 영향에 대해, 그리고 △기업의 잠재성 등에 대해 심사한다.

여기에 △회사의 직원수가 얼마나 되는지, △노사관계는 양호한지, △현재 계류중인 소송과 해당 소송이 회사운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견해를 주고받는다.

즉, 공정위 조사에 따른 결과와 일용직 블랙리스트, 부당해고 등 논란이 상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노동자 권익에 대해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회사와 직원간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될 경우, 상장적격성 심사에서 여러 견해가 오갈 수 있다. 상장이 연기될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엔 마켓컬리가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나서는 상황에서 일부 사모펀드(PE) 등 투자자들이 성장성에 대해 의문부호를 내기도 했다. 신선식품에 강점이 있지만 쿠팡 등 대체 기업이 충분해 경쟁력이 부족하지 않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내외부적 상황에 따라 기업가치에 대해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하면 상장 자체가 물거품이 될 수 있고, 상장이 되더라도 원하는 수준의 공모가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마켓컬리의 상장을 낙관적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이와 관련해 마켓컬리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상장과 관련해서 여러 관련 질의를 받고 있는데, 언급할 경우 법적 문제가 될 수 있어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라며 "이제 상장을 추진하는 단계에서 미국 증시로만 특정한 것도 아니며 관련 논란(블랙리스트)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조용히 대응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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