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국내 아웃도어를 대표하는 업체들간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업계 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치열하다.

영원아웃도어, 네파, 블랙야크 등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았음에도 산린이 등을 타겟팅 홍보하며 선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악조건 속에서도 연구비용, 판관비 등을 꾸준히 늘리고 있고 신제품 출시도 줄을 잇고있다. 여기에 각 사가 경쟁적으로 올해 키워드를 선정하는 등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다만, 실적발표 이후 아웃도어 업계 대표 3사의 표정은 제각각이다.

<뉴스락>은 해가 갈수록 치열해지는 아웃도어 업계 현 상황과 경영전략 등을 체크해본다.

[편집/뉴스락]
◆ 네파, MBK파트너스 엑시트 등 불확실성 여전...'유틸리티 아웃도어'로 변화 꾀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대표 이선효)가 실적 부진속에서 추격의 불씨를 당기고 있다.

네파는 지난해 매출액 2803억 원, 영업이익 67억 원(연결기준)을 기록하면서 5년 만에 매출액이 1000억여원 가까이 줄었다. 이는 지난 2019년 대비 각각 14.28%, 76.4% 감소한 수치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네파의 지난 3년간 매출액을 살펴보면 지난 2017년 3874억 원, 2018년 3728억 원, 2019년 3270억 원으로 감소했다. 네파로서는 지난 2015년 이후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반등을 위한 전략이 절실한 셈이다.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소위 '홈트레이닝' 붐이 일면서 꾸준히 줄었다. 삼성패션연구원이 아웃도어 시장규모를 조사한 결과,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7조에서 2018년 4조로 축소됐다. 현재도 줄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 되면서 산업 전반의 영업실적이 일시적으로 악화됐다. 네파로서는 실적부진이 불가피 했다는 입장이지만 이 상황에서도 실적 반등에 성공한 경쟁사 등은 존재한다.

다만 네파의 경우 사모펀드(PEF) 운영사 MBK파트너스가 모회사로 부진 극복에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아웃도어 업체인 네파를 지난 2013년 9970억 원(94.2% 지분)을 들여 인수했다. 당시 아웃도어 시장 호조에 따라 5년간 규모를 키워 투자금을 회수할 목적이었다.

문제는 예상과 달리 아웃도어 시장 규모가 축소 기조로 가면서 규모는 물론 수익성도 악하된 실정이다. 즉, 당장 네파에 대한 투자금 회수를 열망하는 MBK파트너로서는 구조조정 등 규모축소는 물론 투자금을 지원받기 쉽지 않은 것이다.

특히 사모펀드 회사는 일반적으로 장기적 투자보다는 당장 눈앞의 수익성 개선에 몰두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의 연구비 투자 등에 회의적인 편이다. 불필요한 리스크는 피해야 한다는 명목이다.

실제로 최근엔 네파에 대한 투자금 회수를 위해 MBK파트너스가 중국 업체들을 대상으로 매각을 할 것이라는 의혹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네파 매각과 관련해 검토에 나선것은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라는 상황과 한정적 자원에도 네파 측은 신제품 출시를 비롯 전략적 투자를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네파는 우선 '산린이'들에 대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MZ세대가 등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디자인은 물론 기능을 함께 갖춘 '유틸리티 아웃도어'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C-TR 3.0'은 씨티트래커와 스타일, 영, 퍼포먼스 세 가지를 뜻하는 3을 합성한 약자로 도심, 일상에서의 활용은 물론 자연 등 거친 곳에서의 트레킹 또한 즐길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노락, 조거팬츠 부터 레인코트, 팬츠 등까지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요즘 아웃도어'를 정체성으로 내세움과 동시에 친환경 제품군 확대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ESG경영이 기업 운영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네파 또한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에코 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환경보호 특화 아웃도어 업체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네파 관계자는 <뉴스락>에 "많은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취향, 성향을 분석하고 반영하고자 공부하는 시대"라며 "네파는 환경보호는 물론 그동안 매니아층으로 사랑을 받아왔던 업계에 새로 유입된 엔트리족에 맞춰 변화를 꾀하고 있고 기능성과 디자인을 앞세운 제품 등이 큰 매력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 블랙야크, 자회사 나우 6년째 자본잠식..."ESG시대 친환경 특화 업체, 결국 반등할 것"

비와이엔블랙야크(대표 강태선, 이하 블랙야크)이 실적 부진 속 선두 탈환을 위해 분투중이다.

블랙야크는 지난해 매출액 2864억 원, 영업이익 4억 원을 기록하면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했지만 매출액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8.58% 감소한 수치다.

블랙야크도 네파와 마찬가지로 지난 5년 사이 매출액이 반토막 났다. 2014년 5773억 원에 달하던 매출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2864억 원 대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실적 부진의 꼬리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야외 활동이 줄고 야외 활동이 줄면서 국내 매출은 물론 해외법인의 매출이 줄었다. 여기에 자회사 등에서도 매출액이 급감했다.

실제로 블랙야크 관계기업인 '베이징 블랙야크'의 지난 2019년 매출액은 32억 원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19억 원까지 떨어졌다. 블랙야크의 종속기업인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Nau)'의 경우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손실이 늘고 있다.

나우는 블랙야크가 지난 2015년 인수한 미국 아웃도어 업체로, 인수 당시부터 자본잠식에 빠져있던 기업이다. 그런데 현재까지도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손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매출액의 경우 지난 2014년 49억 원->2020년 18억 원으로 떨어졌고 자본금도 2014년 -36억 원->2020년 -322억 원까지 떨어졌다. 부채는 2014년 130억 원->2020년 372억 원까지 늘었다. 

오너 2세 강준석 전무가 나우를 인수한 이후 나우에 대한 현금출자, 대여금 등 지원금 잔액만 290억 원이 남아있다. 미수금 13억 원, 대여금에 대한 대손충당금 204억 원, 인수가 등을 포함하면 700억 가량의 손해를 블랙야크가 받고 있는 셈이다.

다만, 블랙야크 측은 이러한 실적 부진의 상황에 대해 중장기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블랙야크는 지난해 나우를 통해 출시한 페트병 재활용 'KrPET 재생섬유 티셔츠'를 팬츠, 아우터 등으로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확보는 물론 기능성까지 갖춘 제품을 통해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산린이 등을 일컫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2030을 타겟으로 한 기능성+컨셉 강조 제품을 선보이고 있고 아이유를 브랜드 앰버서더로 내세워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또, 산행 커뮤니티인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 도전단 등을 운영하면서 산행 유입을 늘리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현재 알파인 클럽 도전단은 23만 명을 넘어 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엔 아이유가 모델인 등산화 '야크343 D GTX' 등 시리즈가 주목을 받고 있고 등산화 라인업의 매출액은 지난 3개월간 전년 같은기간 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보고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뉴스락>에 "블랙야크가 나우를 인수한 배경은 친환경 경영에 특화된 업체의 인수를 통해 그룹의 미래 방향성을 정립하고 미국 및 북미 시장 진출과 점유율 확장을 기하고자 함이었다"라며 "나우 등에 대해선 단기적 재무 현황으로만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다. 그리고 블랙야크의 경우 신발, 자켓 등이 판매 호조에 힘입어 1~3월간 전년대비 23% 성장했다"고 밝혔다.

◆ 영원아웃도어, 9년만 최대 영업익...'일감 몰아주기' 감시 대상 지정 눈앞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아웃도어(대표 성기학)는 유독 표정이 밝다.

영원아웃도어는 지난해 실적에서 매출액 매출액 4326억 원, 영업이익 806억 원을 달성하면서 업계에서 유일하게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전년대비 각각 5.3%, 35.6% 증가한 수준이다. 

노스페이스 OEM(위탁제조생산)을 맡고있는 계열사 영원무역 포함 실적으로 보면 매출액은 2조 4663억 원, 영업이익은 259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3.2%, 9.2% 늘어난 수치다.

다만, 실적이 좋아지고 있고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각종 구설을 비롯 악재가 등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우선 영원아웃도어는 영원무역을 포함한 그룹 자산총액이 3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준대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오너일가의 상속세, 일감 몰아주기 해소 등 과제가 추가로 생길수 있다는 얘기다.

성기학 회장이 총수로 있는 영원무역그룹은 '영원무역홀딩스'를 지주사로 두고, 그 아래로 '영원무역·영원아웃도어·스캇노스아시아'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여기서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는 와이엠에스에이가 최대주주로, 옥상옥 지배구조를 띄고있다. 와이엠에스에이(성기학 등 특수관계자 45.59%)->영원무역홀딩스(성기학 등 특수관계인 46.24%)->영원아웃도어, 영원무역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문제는 성기학 회장 등이 와이엠에스에이의 지분을 45.59% 가량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와이엠에스에이가 영원무역 등과 내부거래 비중이 연 평균 70%에 이른다는 점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와이엠에스에이는 총 375억 원의 매출 가운데, 326억 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영원무역으로부터 기록했다. 지난 한 해만 무려 87%에 달하는 내부거래를 기록한 것이다. 전체 수익이 오너일가에게로 흐르는 셈이다.

지원 받았다고 판단되는 계열사는 상장·비상장 관계없이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이거나, 회사(총수 일가 지분이 20% 가량)가 지원받는 자회사의 지분을 50% 가량 보유할 경우 일감을 받은 해당 자회사는 규제대상이 된다.

여기에 내부거래 비중이 연 매출의 30%를 넘을 경우 일감 받은 기업의 지배주주나 친인척 가운데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이들은 증여세를 부과받는다. 지분과 상관없이 부당지원의 경우, 당연히 규제 대상이 된다.

와이엠에스에이의 경우 섬유제품소재 및 원단 관련 수출입업을 주된 사업목적으로 두고 있는 옥상옥 지주사로, 생산·판매 등을 하지 않는 순수 지주회사도 아니기 때문에 추후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당장 당면한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영원아웃도어로서는 현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영원아웃도어는 산린이, 캠핑족 증가와 숏패딩 판매량 증가를 토대로 이익 증대에 나서고 있다. 영원아웃도어도 네파, 블랙야크와 마찬가지로 기능성과 디자인을 함께 갖춘 제품 출시에 중점을 두고 있는 모양새다.

영원아웃도어는 지난 2월~3월까지 '하이킹 재킷 컬렉션', '아노락 컬렉션', '아웃도어 슈즈' 등을 연이어 출시했다. 가벼운 등산은 물론 고강도 트레킹까지 염두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MZ세대를 타겟팅한 제품군을 선보였다.

실제로 MZ세대에서 홈트레이닝을 비롯 캠핑족, 차박족, 낚시족, 산린이 등이 급증하면서 기능성과 스타일을 겸비한 제품 수요가 늘면서 노스페이스, 디스커버리 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여기에 이른바 롱패딩 전성기를 이끌었던 노스페이스 브랜드를 통해 숏패딩, 눕시 패딩 매출이 급증하면서 실적 반등에 힘을 보탰다. 9년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이유다. 4분기의 경우 재고가 없어 판매가 불가능 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뉴스락>에 "실적관련 해서는 따로 공식적인 답변이 없다"라며 "소비자들이 거리두기를 준수하면서도 각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따라 맞춤형 선택이 가능한 노스페이스와 함께 아웃도어 활동을 한층 더 안전하고 쾌적하게 즐길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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