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민 산업팀 기자.
이지민 산업팀 기자.

[뉴스락]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취업 관련 업체가 실시한 상반기 취업목표 기업 설문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취업목표기업 1위에 카카오, 4위에 네이버가 자리했다.

이처럼 소위 '꿈의 직장'으로 불리던 IT기업 카카오와 네이버는 순식간에 '악몽의 직장'으로 추락했다. IT 양대 산맥이자 꿈의 직장인 카카오와 네이버가 허울 뿐인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최근 양 사 모두 근로자 대우 및 근로 환경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준의 성과급 지급으로 마찰이 발생했다. 또 직원 성가 평가 및 고성과자 선별 복지, 사내 따돌림에 더해 주 52시간 초과 근무 논란과 직장 내 성희롱 교육 의무 위반 등 근로기준법을 무더기로 위반한 사실이 밝혀졌다.

카카오는 '지적받은 사항을 시정하고 사내 다양한 소통 채널과 함께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카카오 직원들이 사내 제보를 모아 진행된 근로감독이었기 때문에 회사와 직원 간 소통이 부재한 것으로 비쳤다.

네이버의 상황은 이보다 심각했다.

최근 네이버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했고 만천하에 공개되며 '꿈의 직장의 악몽 같은 노동 실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숨진 직원은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고, 동료 직원들은 고인의 죽음이 '위계에 의한 괴롭힘'이었다며 동조했다.

네이버 노조는 자체 진상조사로 지속 과도한 업무, 위계 상 부당 업무 지시, 모욕적 언행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을 원인으로 꼽았고 네이버는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에 대해 직무 정지를 권고했지만 뒤늦은 수습에 불과했다.

카카오, 네이버 모두 매년 자사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기업 성장은 결국 내부 부서 간 경쟁으로 이어져 근로자는 기업과 상생하는 사람이 아닌 기업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으로 변질됐다.

직장 내 따돌림, 초과 근무, 과도한 업무, 위계 상 부당 업무 지시 등 카카오와 네이버의 업계 내 위상에 걸맞지 않은 삼류 근무 환경에 직원은 물론 소비자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올해 1월, 지난해 10월 카카오와 네이버는 EGS 경영을 선언했지만 그 중 직원과 관련된 S(Social, 사회적 기여)는 찾아볼 수 없다. 

카카오 인권경영선언문에 따르면 "카카오와 관계를 갖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매년 1회 성적 괴롭힘 예방 교육 등 법정 의무 교육을 비롯해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역시 ESG 보고서에 '네이버는 학력 등 어떠한 이유로도 구성원을 차별하지 않으며, 직장 내 괴롭힘이나 우월적 지위, 고압적인 언행, 강제 노동을 엄격히 금지한다'고 명시했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양 사는 이번 일을 발판으로 삼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의 의미를 재정의 해야한다. 껍데기 ESG만 강조하며 기업 성장 전략으로 내세울 것이 아니라 진정한 ESG의 본질을 상기시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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