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은 금융팀 기자.
허정은 금융팀 기자.

[뉴스락] 카카오페이의 손해보험사 ‘카카오손해보험(가칭)’가 지난 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보험업 영업 예비허가를 받았다.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 사업자가 디지털 보험사 예비허가를 받은 건 카카오손보가 처음이다.

카카오손보는 카카오그룹의 디지털 기술 및 플랫폼과 연계한 보험 서비스를 통해 미니보험 시장부터 공략할 예정이다.

카카오손보는 사업 계획서를 통해 카카오키즈 연계 어린이보험, 카카오모빌리티 연계 택시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카카오커머스 반송보험 등을 예로 들었다.

‘메기’의 등장에 보험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막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DB)와 사업 장악력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의 가입자 수는 4월 기준 3600만명에 달한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3월 출시된 카카오페이증권의 계좌는 400만개를 돌파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편리한 접근도 강점으로 꼽힌다. 카카오손보는 카카오톡·카카오페이를 통한 간편 가입, 플랫폼을 통한 간편 청구 등을 내세우며, 출범 초기에 가입자들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저마다 보험 앱을 개발하고 CM(사이버마케팅) 채널을 통한 모집을 확대하며 디지털 전환(DT)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CM 채널 모집이 미흡해 카카오손보를 당해 내기엔 역부족이다.

손보사의 경우 온라인 다이렉트 자동차보험과 미니보험 등으로 CM 채널 가입 비중은 5.3% 수준이지만 생보사는 1%에도 못 미친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2019년 대비 0.8% 증가한 98.6%가 대면 모집으로 이뤄졌다.

이처럼 CM 채널 영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선제적인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보험사의 플랫폼 종속은 불가피할 것이다.

더 이상의 '게으름'은 금물이다. 데이터 기반의 신속한 고객 니즈 인지와 상품, 서비스의 적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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