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대선 시기가 다가올 때마다 주식 시장은 요동친다. 

이른바 ‘대선 테마주’로 불리는 주식 때문인데 기본적으로 테마주란 주식 시장에 새로운 이슈 등이 발생하면서 이런 이슈들과 함께 주가가 변동하는 종목군을 말한다.

테마주 중에서도 ‘대선 테마주’는 말 그대로 차기 대권 주자와 관련된 기업의 주식을 뜻한다.

당장 내년 대선이 다가오면서 차기 대선주자들과 엮인 테마주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선 테마주’로 엮이는 기업들은 저마다 공시 등을 통해 대부분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일부 기업들은 테마주와 엮이면서 급등한 주가에 자사주를 처분해 시세차익을 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시장에서 누군가 대량으로 주식을 매각할 경우, 해당 주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즉, ‘이슈’에 엮여 주가가 급등한 만큼 쉽게 폭락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대선 테마주’에 투자할 때에는 보다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실제로 급등한 주가를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대선 테마주’, <뉴스락>이 살펴봤다.

사진 게티이미지 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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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테마주와 엮인 기업들, 대부분 손사래 

‘대선 테마주’와 특정 기업은 갖가지 이유로 엮이게 된다. 어떤 기업은 대선 주자와의 학연, 지연 등 개인적인 관계로 엮이는가 하면, 또 어떤 기업은 해당 대선 주자의 정책과 엮이게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가 활황기를 맞이하면서 이러한 이슈들과 엮인 기업들의 주가가 더욱 널뛰기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엮이는 이유도 다양했다. 먼저 이스타코의 경우에는 해당 대선주자의 정책에 엮였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매매 및 임대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이스타코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장기공공주택 정책’과 관련된 테마주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코는 지난해말 까지만 해도 주가가 주당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로 분류됐으나, 대선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지난달 말 한때 주당 7000원 선을 넘으며 세자릿 수 넘게 상승했다.

또 NE능률의 경우, 대주주의 역할을 하는 윤호중 한국야쿠르트 회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만으로 대선 테마주로 엮이며 지난해 말 3000원 미만이었던 주가는 현재 2만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동양은 임원 중 일부가 윤 전 총장과 서울대 동문 등 학연 등으로 엮이며 대선 테마주로 지목됐다.

다양한 이유로 대선 테마주와 엮인 기업들 대부분이 “연관성이 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기업 입장에서는 연관성 자체가 기업경영실적과는 무관한 경우가 많을 뿐더러 이슈로 인해 의도치 않는 주가 변동성을 맞이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오죽했으면 이스타코의 경우 지난 2월 테마주 이슈와 관련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이재명 테마주’ 장기공공주택 등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당사와 어떠한 관련도 없으며 당사가 영위하는 사업 또한 이재명지사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공시까지 했다.

윤 전 총장의 테마주로 엮인 NE능률은 지난 3월 공시를 통해 “과거 및 현재 당사의 사업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동양 역시 “당사 임원 중 서울대학교 출신 임원이 일부 있으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개인적 친분관계는 없다. 아울러 과거 및 현재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당사의 사업관련 내용이 전혀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시했다.

사진 픽사베이 제공 [뉴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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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주 엮인 기업들, ’널뛰기‘한 주가에 매도로 ‘시세차익 시현’

그럼에도 불구 기업들의 입장과는 별개로 일부 ‘대선 테마’와 엮인 기업 및 대주주들은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보유 주식을 처분하며 시세차익을 시현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이스타코의 경우에는 사실상 최대주주인 김승제 회장이 올 초부터 꾸준히 주식을 장내매도 해오고 있었다. 김 회장은 지난 12일 기준 이스타코의 주식을 23.47% 보유하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20만주, 10만주, 10만주 씩 총 40만주를 각각 2630원, 2620원, 3157원의 처분단가로, 같은달 18일에도 10만주, 3868원의 처분단가로 장내매도했다. 이어 김 회장은 6월에는 총 65만주를, 이달들어서도 10만주의 보통주를 처분했다.

지난 5월부터 김 회장이 장내매도한 주식은 총 125만주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677원이었던 이스타코의 주가를 감안하면 이를 통해 김 회장은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과 엮인 NE능률 또한 비슷한 상황이었다.

NE능률은 지난 3월 총 82만주를 주당 8140원에 매각해 66억 7480만원의 자금을 확보한데 이어 지난 5월 17일부터 28일까지 보통주 처분을 통해 106억 5568만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정치 테마주로 엮여 기업이 주가가 오를 때 자사주를 매각하는 것은 꽤 흔히 발생한다”며 “사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등을 처분하고 싶어지는 욕구가 강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위가 아닐뿐더러 자사주를 매입을 하면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을 쓰지 않는 한 이런 행위를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 대선 테마주, 이슈 따라 등락 반복…전문가 "장기적으론 지양해야할 투자방식"

‘테마주’라는 것은 말그대로 장기적으로 수익을 볼 수 있는 투자종목으로 분류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는 테마주가 주로 시장의 ‘단기적’ 이슈에 엮어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러한 테마주로 엮인 기업들의 주가는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슈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실제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된 NE능률, 동양 등 기업들의 주가는 윤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 ‘윤 전 총장 장모 1심 판결 결과’ 등 이슈에 따라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앞선 지난 2012년 등 대선 상황의 경우에도 당시 ‘대선 테마주’로 엮인 기업들의 주가는 대선이 끝난 후 기존 주가로 복귀, 혹은 급락하거나 나아가 상장폐지까지 되는 등 부정적인 결말을 맞이한 사례가 많았다.

당시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 우리들생명과학은 대선 테마주와 엮이면서 주가가 상승했으나, 대선 이슈가 지나가자 고점 대비 88% 가량 폭락했다. 또 같은 시기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됐던 미래산업 등도 고점 대비 80% 이상 내려앉았다.

이렇듯 단기 이슈에 민감한 ‘대선 테마주’에 투자하는 것은 상당한 리스크를 동반할 가능성이 있다.

또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고점을 찍는 주가에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각하는 경우도 고려해봐야할 점이다. 대량의 자사주 매각은 주가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대선 테마주’에 투자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지양해야할 투자방식이라고 경고한다.

황세운 연구위원은 “거의 대부분의 대선 테마주들은 가격이 상승한 상태로 유지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99%는 가격이 다시 원상복귀하거나 오히려 이전 가격보다 더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는 사례가 흔히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연구위원은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했을 때 대선 테마주들에 동참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투자손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방식이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에 투자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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