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해운업계는 코로나19 발발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역대급 운임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출현으로 산업 전반에 걸친 타격이 심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해운업계만은 수출입 물동량 증가와 선박 부족 호재 등을 맞으며 오히려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업계 대표기업인 흥아해운과 SM상선도 그렇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수록 이 두 기업은 같은 듯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흥아해운은 최근 장금상선에 인수됐으며, SM상선은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는 해운업계 두 기업의 행보를 <뉴스락>이 따라가봤다.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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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아해운, 장금상선 등에 업고 과거 영광 재현?

1961년 창립된 흥아해운은 우리나라 해운업계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61년 12월 첫 취항을 시작으로 73년 한국-일본 간, 86년 한국-마닐라 간, 90년 부산-호찌민 간 등 잇따른 정기 컨테이너선 항로 개설로 아시아 지역 내 컨테이너 화물 및 액체 석유화학제품 화물 운송 강자로 부상했다.

76년엔 해운 업계 최초로 주식시장에 상장해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이 여세를 몰아 일본·중국·동남아 등 전세계 각지에서 70여 개의 대리점을 운영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흥아해운은 2015년 매출 8451억원, 영업이익 212억원을 기록한 뒤 점차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2016년부터 17척의 선박 인수를 통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것이 이듬해 해운 불황과 맞물리면서 큰 악재로 작용한 것. 

2017년 흥아해운은 별도기준 매출 7806억 6400만원으로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186억 4900만원으로 적자 기조로 돌아서고 말았다. 

거듭되는 적자에 2019년 흥아해운은 카르스 국보와 당시 최대주주인 이내건 콩힝에이전시 회장 측 보유 지분 매수 계약에서 자금 조달에 문제가 발생해 협상이 결렬됐다.

같은해 정부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근해 선사 간 자율적 통합을 추진해 흥아해운 심폐소생에 나섰다. 흥아해운도 컨테이너 사업 부문 분할을 위해 영업 외 자산 매각, 주식 감자, 대주주 유상증자 등 자체 재무구조 개선에 돌입했다.

자체 재무구조를 개선한 흥아해운은 컨테이너사업 부문을 분할했고 장금상선이 90%의 지분 매입을 통해 컨테이너 사업 부문 신설 법인을 출범시켰다.

이같은 노력으로 업계는 흥아해운의 조기 경영 정상화, 단기 채무 상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코로나19 등장·확산으로 다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된 흥아해운은 지난해 3월 경영 정상화와 재무 구조개선을 위해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인수자 물색에 나선 흥아해운이 지난해 STX와 인수합병 협상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는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업계 기대가 무색하게도 인수 절차 진행 내내 양사의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흥아해운 자회사 흥아프로퍼티그룹의 대여금 논란, 필리핀 현지 차명법인 등 갈등만 빚은 채 흥아해운과 STX의 인수합병은 결렬됐다.

차순위 협상대상자였던 KSS해운 마저 끝내 인수 의사를 밝히지 않아 더 기업 유지가 힘든 상황에 부딪힌 흥아해운에 장금상선이 인수 의사를 밝혔다.

장금상선은 정부와 해양진흥공사 지원을 조건으로 흥아해운 워크아웃 마지막 날 인수 의향을 전했고, 지난달 1020억원의 모든 인수대금을 완납한 장금상선은 흥아해운의 경영권을 모두 갖게 됐고 사실상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됐다.

이로써 장금상선은 2019년 말 통합한 컨테이너선에 이어 흥아해운의 탱크선 사업 부문까지 인수하게 됐다.

동종업계로 편입된 흥아해운은 장금상선에서 사명을 유지하며 각자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며 과거 컨테이너선 강자였던 흥아해운이 장금상선으로 편입되며 재기에 성공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뉴스락>과 통화에서 "아직 명확하게 확정된 계획은 없지만 각자 체제로 운영될 것이며 향후 선박 수주 등을 통해 규모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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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상선, 대한해운과 대한상선 조력으로 거물 탄생 '이목 집중'

외항 화물 운송회사 SM상선은 1991년 설립 이후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각지 대리점을 통해 해운, 터미널 운영 등 사업을 영위했다.

SM상선도 2017년 해운 불황을 마주했지만, 타 선사와 사뭇 다른 행보를 통해 이를 극복해냈다.

SM상선은 당시 HMM과 국내 선사 중 양대 산맥이던 한진해운이 2017년 파산을 하기 전 SM(삼라마이더스)그룹이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 노선 일부를 인수해 외항 화물선사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

이후 앞서 편입된 계열사 대한상선을 인수자로 내세워 선박을 도입하거나 대선 사업을 하는 대한상선으로부터 컨테이너선을 빌려 영업을 이어온 SM상선이 계열사의 선박 양수, 컨테이너선 인수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 작업을 진행했다.

SM상선은 2017년 11월 4300TEU급 SM톈진호 인수를 시작으로 2020년 12월 대한상선으로부터 컨테이너선 총 6척을 양수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물동량이 폭발해 호재를 맞은 업황에 따라 SM상선도 지난해 매출 1조 328억원, 영업이익 140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호황이 해를 넘겨 이어지자 SM상선은 올해 1~2월 영업이익 86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영업이익을 1분기 만에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실적 상승세를 탄 SM상선은 올 하반기 주식 상장을 위해 지난 12일 코스닥 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7963만 3458주이며 공모 예정 주식 수는 2389만 36주다.

이에 하반기 주식 상장을 앞두고 선박 실소유주를 대한상선에서 자사로 전환하는 등 자산 규모 확대에 나선으로 보인다.

지난달 SM상선은 대한해운의 자회사 대한상선의 컨테이너선 SM JAKARTA, SM TIANJIN, MAERSK ERIE를 추가 양수했으며 영국 선주사 보이레일리스 마리타임의 4200TEU급 파나막스 컨테이너선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SM상선은 이외에도 신조선 발주 검토, 디지털 물류 시스템 구축, 수출 화주 지원 등 성장 전략을 발표해 사세 올리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주식 시장에서 예측하는 SM상선의 시가총액 금액은 2조원에서 3조원 사이다.

당초 연간 예상 영업이익이 3000억원에서 4000억원 사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근거로 최대 2조 5000억원으로 가치가 매겨졌지만 최근 운임급등으로 3조원까지 예상 시총이 커졌다.

SM상선은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패스트트랙(심사 간소화) 요건이 상대적으로 간소한 코스닥 상장을 선택했고 이르면 2개월 만에도 상장이 가능한 만큼 3분기 중 상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SM상선의 최대 주주는 지분 41.4%를 소유한 삼라마이다스. 우오현 삼라마이다스그룹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경영 컨설팅 기업으로 그룹의 지주사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삼라마이다스 외에 TK케미칼, 삼라 등 그룹 계열사도 각각 30% 안팎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SM그룹 관계자는 <뉴스락>과 통화에서 "현재 SM상선의 성공적인 IPO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고, 기타 계열 해운사와 달리 컨테이너선 위주의 사업을 앞으로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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