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과 건강으로 인류에 공헌하겠다는 창업정신을 되새기고 기본을 충실히 다지면 불확실한 경영환경도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올 초 시무식에서 신년 경영방침을 ‘처음처럼(Back To Basics)으로 정하고 이같이 말했다.

[뉴스락] 28일 아모레퍼시픽 갑질 논란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최우선 조사할 것을 예고하면서 아모레퍼시픽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공정위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바른정당 주최로 진행된 ‘가맹점 갑질 근절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정진욱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장은 아모레퍼시픽 불공정거래 혐의를 우선 조사하기로 했다.

정 국장은 간담회에서 “공정위 법집행체계 태스크포스(TF)는 접수된 지 오래된 아모레퍼시픽 불공정거래 건을 최우선 조사하려고 한다”며 “올 연말까지 아모레퍼시픽의 심사보고서를 상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갑질 논란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아리따움점주협의회는 아모퍼시픽 본사가 사업 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특약점에 떠넘기는 불공정 거래 약정서를 강요 체결했다며 공정위에 제소했다.

특약점은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을 직접 구매해서 판매하는 대리점이다. 당시 특약점에서 일하던 실적 좋은 카운슬러(방판 영업사원)들이 대거(3686명) 다른 특약점이나 아모레퍼시픽 직영점으로 재배치되면서 187개 특약점은 1년간 726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아모레퍼시픽 법인에 벌금 5천만원을, 이 회사 상무 이모씨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거래 상대방에게 상당한 손해와 고통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며 “현대사회에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대기업”이라고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다. 전국 상위 5% 매출을 차지할 정도로 우수 특약점이었던 서울 용산 남영점은 본사 측이 일방적 거래 종료와 함께 직영점 전환 통보해왔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참석한 공창남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이 60여가지 해지 사유를 빌미로 점주들게 3~5년마다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강요하고, 또 교육장려금도 임의로 축소하는 등 갑질을 일삼아왔다”고 주장했다.

공 회장은 “무엇보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가맹경영자협의회라는 어용협의회를 내세워 점주들을 이간질하고 있다”며 지탄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일일이 해명하다보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어 일단은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뷰티’를 선도하며 고공행진을 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828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상반기 매출은 6.1% 감소한 3조2683억원, 영업이익은 30.2% 감소한 508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모레의 매출 감소는 중국 사드보복 영향이 가장 크지만, 지난해 계속된 제품 ‘품질논란’ ‘유해논란’ 그리고 갑질 논란도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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