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사회봉사단은 지난 19일부터 10일간 서울 마곡동 코오롱One&Only타워를 비롯한 전국 9개 사업장에서 순차적으로 임직원 헌혈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재확산과 폭염 등으로 헌혈인구가 현저히 줄어 혈액수급이 불안한 상황 극복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코오롱그룹은 또 자체적으로 사내 헌혈왕을 공모해 100회 이상 헌혈자 5명에 시상했다. 사진은 190차례 헌혈해 헌혈왕에 오른 박지호(50) 코오롱인더스트리 제조부문 기능대리. 코오롱그룹 제공 [뉴스락]
코오롱사회봉사단은 지난 19일부터 10일간 서울 마곡동 코오롱One&Only타워를 비롯한 전국 9개 사업장에서 순차적으로 임직원 헌혈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재확산과 폭염 등으로 헌혈인구가 현저히 줄어 혈액수급이 불안한 상황 극복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코오롱그룹은 또 자체적으로 사내 헌혈왕을 공모해 100회 이상 헌혈자 5명에 시상했다. 사진은 190차례 헌혈해 헌혈왕에 오른 박지호(50) 코오롱인더스트리 제조부문 기능대리. 코오롱그룹 제공 [뉴스락]

“헌혈을 계속 해오다 보니 이제 취미처럼 즐기면서 나눔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뉴스락] 박지호(50) 코오롱인더스트리 제조부문 기능대리가 27일 코오롱그룹이 공모한 사내 헌혈왕에 올랐다. 박 기능대리는 고교 재학 때 처음 헌혈에 참여한 뒤로 30여년 동안 190차례나 생명나눔을 실천해왔다.

학창시절과 군복무 시기 비정기적으로 기회가 닿을 때나 단체헌혈을 했던 박 기능대리가 지금처럼 2주에 한 번씩 달력에 일정을 표시해가며 적극적으로 헌혈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2003년부터다.

“그때도 딱히 계획없이 우연히 헌혈의집에 이끌려가 헌혈을 하고 있었는데 한 아주머니가 당신 딸의 담임선생님이 급성백혈병에 걸리는 바람에 헌혈 좀 해야겠다고 오셨어요. 그 때 저한테도 헌혈증서를 줄 수 있는지 양해를 구하길래 지갑에 있던 것들까지 10여장 내어드렸는데 그렇게 연신 고맙다고 그러시더라고요. 뜻하지 않게 뭔가 뿌듯한 일을 했다 싶어 그 뒤로는 좀 더 열심히 해봐야지 싶더라고요.”

혈액을 채혈한 뒤 혈장, 혈소판, 혈소판혈장만을 추출하고 나머지를 헌혈자에 되돌려주는 방식의 성분헌혈은 혈액의 모든 성분을 채혈하는 전혈헌혈보다 시간이 20분~1시간 정도 더 걸린다.

그럼에도 박 기능대리는 더 많은 이들에게 온기를 나누고자 보통 성분헌혈을 한다. 현행 혈액관리법 상 전혈헌혈 시 8주간 채혈이 금지되지만 성분헌혈 시엔 2주 뒤면 다시 채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2주에 한 번씩 헌혈을 하다보니 어느샌가 횟수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재미가 생기기도 했다.

“헌혈을 수고로운 일이라고 생각하면 못했을 텐데 짬날 때 좋은 일 하는 셈치고 하다보니 이제 취미가 돼버렸네요. 상처나고 아프면 헌혈도 못하는데 꾸준히 헬스장 다니면서 몸관리도 하게 되고 좋지요.”

계획대로라면 박 기능대리는 내년 초 헌혈 200회를 기록할 전망이다.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온 그에겐 더 큰 목표가 있다.

“주변에 뭔가 도움이 되고 싶어 불우이웃돕기 봉사활동도 20여년 해왔고 2007년에는 장기기증 서약도 해뒀어요. 사실 아직 주변에 밝힌 적은 없었는데 나중에 정년이 돼 퇴직할 때엔 그간 모아둔 헌혈증도 다 기부할 생각이에요”

헌혈왕 2위에 오른 김구성(35) 코오롱글로텍 대리도 181차례나 헌혈에 참여했다.

고교 재학 시 외삼촌의 투병생활 중 헌혈증이 필요하다는 말에 기꺼이 시작했던 헌혈이 이제 삶의 일부가 됐다. 헌혈을 자주 한다고 주변에 알려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소식도 적잖이 접한다.

“대학시절 과 후배 하나가 불의의 사고로 수혈이 필요해 도움을 준 적 있었고, 최근에도 동생의 동료가 급성백혈병이라 해서 헌혈증을 뜻깊게 썼어요. 누군가 도움이 필요할 때 헌혈로 도울 수 있다면 제게 어려운 일은 아니죠.”

산술적으로 따져 김 대리는 고교 때부터 지금껏 연평균 10회 이상 헌혈을 해왔다. 그러기 위해 챙겨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김 대리가 생활 속 헌혈을 항상 염두에 두는 이유다.

“2주마다 꼬박꼬박 성분헌혈을 하면서도 해외여행이나 출장 등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일정을 고려해서 전혈헌혈을 하기도 하지요. 국내에서도 말라리아 발생지역 방문시 헌혈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곳은 아무래도 여행이 꺼려지더라고요.”

김 대리는 건강만 허락한다면 헌혈 가능 최고령인 만 69세까지 헌혈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국내에서 헌혈을 가장 많이 하신 분이 700회를 넘겼다고 하는데 한 번 도전해보고 싶네요.”

코오롱그룹은 박 기능대리와 김 대리를 포함해 헌혈 100회를 넘긴 직원 5명을 헌혈왕으로 선정해 시상했다.

코오롱사회봉사단은 또 지난 19일부터 10일간 서울 마곡동 코오롱One&Only타워를 비롯한 전국 9개 사업장에서 순차적으로 임직원 헌혈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재확산과 폭염 등으로 헌혈인구가 현저히 줄어 혈액수급 위기 상황이 되자 코오롱 임직원들이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헌혈캠페인은 코오롱의 대표적 사회공헌 프로그램 중 하나로, 2012년부터 혈액 수급이 불안정한 여름과 겨울 한 해 두 차례씩 전국 주요 사업장에서 진행해왔다. 특히 임직원이 기부한 헌혈증은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전달해 소아암을 앓고 있는 환아들을 위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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