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보릿고개를 넘었던 철강·제철업계가 올해 기저효과에 따라 ‘특수’를 누리고 있다.

자동차, 조선, 건설 등 대부분의 산업에서 급증하는 철강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철강재 가격이 상승하는데다, 중국의 대규모 감산 정책까지 겹쳐 국내 철강업의 희소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

이로 인해 업계에선 올해 하반기 전망도 밝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 올해 ‘역대급’ 실적이 기대되는 철강·제철업계의 중간 성적표는 어땠을까.

<뉴스락>이 들여다봤다.

◆ 포스코, 영업익 2조원 시대 열어…올해 최대 실적 이룰까
포스코 송도 사옥 및 최정우 회장. 사진 뉴스락 편집.
포스코 송도 사옥 및 최정우 회장. 사진 뉴스락 편집.

업계 1위 포스코(회장 최정욱)는 긍정적 측면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포스코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8조2925억원, 영업이익 2조2006억원을 달성하며 각각 전년동기 대비 33.3%, 1212.22% 상승, ‘2조원 시대’를 열었다.

회사가 2006년 분기 실적을 공개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이었던 직전 분기 영업이익(1분기 1조5524억원) 기록을 바로 갈아치웠다. 상반기에만 이미 4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달성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이 전망되고 있다.

작년만 해도 포스코는 코로나19 사태 발발에 따른 수요 위축·부진, 글로벌 원재료 생산 타격, 중국의 철강 생산량 증대 등 요인으로 2분기 별도기준 10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창사 이래 처음 맞는 분기 적자였다.

그러나 전 세계는 빠르게 회복을 위해 움직였고, 올해 글로벌 경기가 작년 대비 크게 회복세를 띄면서 제조업발(發) 철강 관련 수요가 공급 대비 폭증했다.

이 여파로 작년 하반기 톤당 120달러 수준이었던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 5월 237.57달러(약 27만3000원)로 최고점을 찍은 뒤 현재 200달러 수준으로 크게 상승한 상태다.

원재료 가격이 급등함에도 수요는 계속 증가해 2분기 철강 판매량 역시 전년동기 대비 15.9% 증가한 899만9000톤에 달했다. 포스코는 가격 인상분과 수요 증가 등 요인을 제품가에 반영하면서 수익성을 대폭 높였다.

실제로 포스코의 주력 사업인 철강 부문은 올 2분기 전년동기 대비 49.8% 상승한 1조60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지 중 하나인 중국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대비 환경정책을 강화하며 감산 정책을 확대해가고 있는 점도 국내 업계의 수익성과 희소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신성장 동력 부문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차전지 양극재 사업 등을 영위하는 포스코케미칼은 연결기준 2분기 매출액 4800억원, 영업이익 356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타이트한 철강수급 상황이 지속돼 실적을 다소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자동차 산업이 반도체 수급 이슈에서 벗어나 점진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이고 조선은 사상 최고 호황기에 접어들었으며 가전도 비대면 트렌드 속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어 수요측면이 강세”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실적 반등 흐름과 함께 ‘기업시민’이라는 경영이념을 토대로 ‘친환경 소재 전문 메이커’로의 전환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제철, 영업익 전년동기比 3795%↑…미래차·LNG 등 신사업 확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정문 및 안동일 사장. 사진 뉴스락 편집.
안동일 사장. 사진 뉴스락 편집.

현대제철(사장 안동일) 역시 코로나 기저효과로 올해 큰 반등에 성공했다.

현대제철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6219억원, 영업이익 5453억원을 달성, 각각 전년동기 대비 36.7%, 3795% 증가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작년 2분기 –129억원 적자에서 3525억원 흑자로 크게 반등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0.3%에서 올해 9.7%로 상승했다. 1~2분기를 합친 상반기 매출은 10조549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0.1% 확대됐고, 영업이익은 849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현대제철 또한 글로벌 철강 시황 개선 및 수요 증가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 효과를 봤다.

지난 5월 일부 설비가 가동중단 됐지만, 대보수 축소 등 비가동 최소화와 부문별 생산 확대를 통해 철강 수요 증가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에서 일제히 철강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강판과 후판, 봉형강, 특수강 등 모든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특수강 부문이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2분기 흑자전환했다. 현대제철은 전기차 고속베어링 등 특화부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수소차 분야를 포함한 미래차 대전환 대비를 위해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설비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최근 극저온에도 견딜 수 있는 후판 제품에 대한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본격 공급을 시작하며,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을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으로 공략하고 있다. LNG 추진선 연료탱크는 물론 LNG 플랜트 등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LNG 관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하반기 업황이 여전히 긍정적인 점을 고려해 올해 현대제철이 지난 2014년 달성한 역대 최대 영업이익 1조4911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제철은 수출향(向) 자동차 강판 가격에 대해 원료가격 인상분을 반영해 협상 중이며, 3분기 중 국내향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에서도 우호적인 환경에서 이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선진국 중심의 백신 보급 및 경제 부양책 효과로 글로벌 경제성장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하반기에도 긍정적인 흐름을 기대한다”면서 “산업별로 자동차 부문은 상반기 반도체 수급난을 겪었지만, 현재는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고, 가전 부문 활황 지속과 함께 조선업 수주량은 상반기 계획 대비 초과하는 등 하반기 시황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 동국제강, ‘철근·컬러강판의 강자’ 흑자전환…하반기 생산 증대
동국제강 페럼타워 및 장세욱 부회장. 사진 뉴스락 편집.
장세욱 부회장. 사진 뉴스락 편집.

동국제강(부회장 장세욱)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8180억원, 영업이익 207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동기 대비 39.6%, 107.4% 증가했다. 순이익은 137.5% 증가한 1479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포함한 상반기 매출은 3조2138억원으로 27%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102.9% 증가한 316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75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건설 산업의 계절적 성수기와 가전 산업의 철강 수요 호조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동국제강은 2분기 철강 제품 공급 확대를 위해 100만3000톤 분량의 봉형강 제품을 생산·공급했는데, 이는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다. 회사는 하반기에도 대보수와 휴무 일정 등을 조정해 건설용 자재 수급 안정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철강협회의 ‘2021년 철강산업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하반기 국내 철근 생산량은 상반기 대비 40만톤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이를 포함한 올해 국내 철근 생산량은 2018년 이후 3년 만에 1000만톤을 넘을 예정이다.

이 같은 철근·컬러강판 수요 증가는 국내 2위 철근 생산기업이자 컬러강판 국내 점유율 30%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동국제강에게 희소식이다.

동국제강은 이미 완전가동 중인 철근 생산라인에 대한 수요 대응 차원에서 올해 인천 1호 압연만 보수할 예정이며, 증설 중인 컬러강판 생산라인이 완공되면 컬러강판 생산능력이 기존 75만톤에서 85만톤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한편, 동국제강의 브라질 CSP 제철소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2016년 가동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슬래브(철강 반제품) 73만3000톤을 생산했으며, 매출 6922억원, 영업이익 2090억원을 달성했다.

미국·유럽 등 주요 수출 국가의 인프라 투자 확대, 브라질 내수 판매 규제 완화로 하반기에도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SG 경영을 위한 친환경 투자에도 힘을 싣는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ESG 경영 실천을 위해 2021년 친환경 분야 투자 비용을 전년 대비 40% 확대한 115억원으로 늘렸다”면서 “에너지 절감 및 효율 향상, 스마트 팩토리 실현, 탄소 저감 프로세스 개발 등 구체적인 목표 및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아제강, 2분기 영업익 1천억원대 돌파…수익성 지속 확보 노력
세아제강 본사 및 이순형 회장. 사진 뉴스락 편집.
이순형 회장. 사진 뉴스락 편집.

세아제강지주(회장 이순형)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132억원, 영업이익 108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29.6%, 738.3% 증가했다.

역시 전방산업 수요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북미 건설, 오일&가스 산업 회복으로 배관재, 에너지향 강관 주요 제품의 판매가 증가하고, 현지 철강재 상승 등 요인으로 북미법인의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

또, 국내에선 건설업의 견조한 수요 지속 및 글로벌 가전 산업 호황에 따른 배관재(세아제강), 구조관(동아스틸), 강판(세아씨엠) 등 자회사 주요 제품 수익성이 증대됐다.

세아제강 별도기준으로도 2분기 매출 3594억원, 영업이익 36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각각 32.8%, 198.3% 증가했다.

세아제강지주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중국 철강 감산 정책 등 요인으로 업황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여전히 수요·공급 및 가격 변동이 커질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원재료 가격과 판매가격 간의 연동을 통한 수익성 확보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글로벌 신에너지 전환 가속화에 따라 해상풍력, LNG 프로젝트 등에서 발주 증가가 예상되고 있어 선제적·전략적 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지속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세아그룹은 2018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사촌 분리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이순형 세아제강지주 회장이 세아제강지주-세아제강 라인을 맡고, 이 회장의 사촌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가 세아홀딩스(세아베스틸-세아창원특수강) 라인을 맡는 구조다.

세아베스틸 역시 2분기 연결기준 9585억원, 영업이익 9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각각 70.0%, 393.6%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 및 제품가 인상, 원가절감 등 효과로 2015년 세아창원특수강 인수 이후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별도기준으로도 세아베스틸은 2분기 매출 5736억원, 영업이익 600억원으로 최근 7개년도 중 분기별 매출액 최대치(2분기 5736억원)를 기록했다.

세아창원특수강 또한 2분기 매출 3742억원, 영업이익 350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편입 이후 분기 역대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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