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창립 42년을 앞둔 웅진그룹이 시간과 반비례 하게 그 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다.

웅진그룹이 계열사 부진 등으로 규모가 줄어들고 과거 만큼의 이름값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앞으로의 사업도 낙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웅진그룹은 지난 2010년 27개 계열사를 보유했던 했으나 2021년 들어서(반기 기준) 전체 계열사가 14개까지 줄었다. 상장사는 웅진씽크빅과 지주사 웅진이 유일하다.

여기에 설립 초창기와 달리 그룹 계열사들의 부진으로 법정관리 등을 겪었고 설립, 인수, 매각 또한 유독 빈번하다. 여타 기업집단보다 유독 빠르게 매각과 인수가 반복되고 있다는 얘기다.

웅진이 오너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사모펀드 운용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모습. 사진=픽사베이, 웅진그룹 [뉴스락]

웅진그룹, 자산총액 9조에 재계 34위...빛났던 2000년 초반

웅진그룹은 지난 1980년 도서출판 '헤임인터내셔널'이라는 사명으로 설립돼 도서 및 교육출판물 제조·판매업 등을 목적의 회사로 첫 걸음을 뗐다.

설립자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1981년 '해임고교학습'을 발행하고 1983년 3월 주식회사로 전환하면서 사명을 '웅진출판'으로 변경했다.

이후 웅진그룹은 지난 1989년 코웨이를 설립하고 정수기 시장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룩한다. 웅진출판의 경우 1994년 11월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고 1995년에 웅진씽크빅이라는 이름의 통합 브랜드를 론칭한다.

닷컴 열풍으로 인터넷 기업이 우후죽순 설립되던 2000년에 들어서면서 '웅진닷컴'으로 사명을 변경했다가, 2005년에 다시 사명을 '웅진씽크빅'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그리고 2007년 5월 인적분할을 통해 웅진씽크빅 교육문화사업부를 따로 떼어내 신설법인으로 설립하고 기존 웅진씽크빅은 웅진홀딩스를 사명으로 지주사 전환한다.

이후 웅진그룹은 2011년까지 설립 이후 영위해오던 교육사업 웅진씽크빅과 코웨이를 필두로 꾸준한 성장을 일궈낸다.

지주사 설립 전까지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2004년 5500억 원, 2005년 7514억 원, 2006년 871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다가 2007년에는 무려 2조 9646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후 2008년 3조 9280억 원, 2009년 4조 1817억 원을 기록했다. 규모가 급격히 커진 것은 웅진그룹이 사업 영역을 크게 넓히면서다.

웅진그룹은 웅진씽크빅의 계열사로 2006년에 더블유제이미디어랩, 웅진캐피탈, 동광알파 등을 신규 설립하고 코웨이를 통해서는 미국 썬파워사와 웅진에너지를 합작 설립하기도 했다.

그리고 2007년엔 극동건설을 인수했고, 2008년에는 웅진케미칼, 웅진폴리실리콘 등을 계열사로 포함시켰다. 2010년에는 서울저축은행 등 금융사업까지 진출하면서 재계 34위 기업집단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식품, 건설, 화학, 금융사업 등을 전방위에서 사업을 영위하면서 2011년 매출액의 경우 6조, 자산총액 9조 300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교육·정수기 '뒷배' 믿다 악재↑...법정관리에 모럴해저드 의혹까지

웅진으로서는 교육과 정수기 사업 등 과거의 좋은 기억이 자충수가 돼 버렸다.

웅진그룹은 지난 2006년 이후 주력 사업부인 교육과 정수기 사업 외에 그동안 건드리지 않았던 사업까지 발을 넓혔다. 4년간 인수한 업체만 최소 5개 기업 이상으로 2011년 당시 계열사가 27개에 달했다.

하지만 웅진그룹은 교육사업 등의 성공에 취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부채가 생겼고, 윤석금 회장 등 오너일가를 중심으로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상장사로는 교육사업 하나만 살아남은 셈이다.

웅진은 사업을 확장하다가 그룹 계열사 부진 등 재무구조 악화가 그룹 전체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계열사 극동건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진을 이어가다가 2012년 부도를 맞게 된다. 극동건설을 단초로 웅진그룹은 2013년 주력 계열사 코웨이를 1조 2000억 가량에 MBK파트너스에 넘기기에 이른다.

웅진그룹은 당시 극동건설의 부진에 따라 극동건설과 연대보증을 섰던 웅진홀딩스에 대해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들어서는데, 이 과정에서도 모럴해저드 등 각종 의혹과 논란의 중심에 선다. 

가장 문제가 컸던 것은 웅진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서기 직전 웅진에너지, 웅진씽크빅 등 계열사의 단기 차입금만을 조기 상환하고 법정관리 전 윤 회장의 부인 김향숙씨 등 총수일가의 주식 매도 정황이 일부 확인되면서 모럴헤저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모럴헤저드 논란은 총수일가가 이른바 미공개정보를 통해 손실 회피, 다른 채권자보다 계열사 채권 위주 챙기기 등으로 불공정거래를 행하고 이른바 자산을 빼돌렸다는 의혹이다. 이에 금감원, 한국거래소 등은 관련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윤 회장은 추후 법정관리, 모럴헤저드 등 각종 논란에 대해 과거 사업의 성공에 자신이 자만했다며 다수 매체를 통해 자조 섞인 사과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후 웅진그룹은 2년 안에 각종 채무를 변제 후 법정관리를 조기 종료하고 2019년 코웨이 재인수를 추진했다. 실제로 웅진그룹은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1조 1000억 원의 인수금융, 전환사채(CB) 5000억 원, 자체자금 3000억 원을 통해 재인수하기에 이른다.

문제는 인수한지 불과 3개월 만에 차입금 상환 문제, 신용등급 하락 등 그룹 재무구조에 결함이 생기고, 노조와의 갈등도 커지면서 결국 재매각을 결정했다. 2019년 12월 1조 7400억 원 수준에 넷마블로 넘기게 된다.

결국 웅진그룹으로서는 사실상 주력 사업인 교육으로 정말 돌아온 것이다. 물론 웅진식품 등 계열사를 통해 매년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예전과 비교하기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뉴스락>에 "모럴헤저드를 지적하는 기사가 있었는데, 결국 혐의없음으로 결론 났고 투명경영으로 일어선 모범 사례로 알고 있다"라며 "웅진그룹은 에듀테크·플랫폼 비즈니스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웅진그룹 계열사. 사진=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뉴스락]

믿을건 교육 뿐?...웅진그룹, '에듀테크·플랫폼' 사업 집중

웅진그룹은 상장사 웅진씽크빅을 필두로 교육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분투 중이다.

이를 위해 웅진씽크빅은 지난 2018년부터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올 서비스 등에 대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기업설명회를 통해 공개한 자료를 통해서도 교육사업에 대한 행보가 눈에 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대면학습이 어려워지면서 비대면학습 서비스에 대해 여느 때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 회사의 경쟁력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균형감, 맞춤형 학습 등을 꼽고 있다.

구체적으로 웅진씽크빅은 대면학습으로 방문학습, 학습센터 등 서비스를 영위하고 있고 비대면학습으로는 1대1티칭 및 학습관리 투게더, 인공지능 맞춤형 스마트 학습 스마트올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웅진씽크빅에 따르면 인공지능 서비스 기반의 에듀테크 연구소를 통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교육 핵심특허 14건, 에듀테크 특허 27건 등 업계 최다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교육 플랫폼 사업을 운영해 문화체험 및 놀이 프로그램 예약부터 결제까지 가능한 올인원 키즈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런칭 이후 99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오징어게임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정재를 스마트올 서비스 광고 모델로 발탁했고, 계열회사에 서적 물류업체 웅진북센을 지난해 5월 팔았다가 1년 만에 다시 되찾아왔다.

학원형 클라우드 플랫폼 배컴 등을 계열사로 추가하기도 하는 등 교육·출판 등 사업의 시너지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웅진그룹이 출판·교육 등 사업에만 올인하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웅진그룹은 화장품·건기식 회사인 웅진생활건강, 웅진투투럽 등은 물론 화장품 브랜드 휴캄을 지난해 9월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화장품 관련 사업에 큰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경영자문 컨설팅, IT 서비스 등 사업부문인 웅진IT가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에서 호실적을 기록하는 등 디지털 비즈니스 관련 사업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주력 사업인 교육문화 부문의 호조와 연결자회사 웅진북센, 웅진컴퍼스, 놀이의 발견 등 매출 가세 효과로 전망치에 부합했다"라며 "웅진씽크빅이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이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는 물론 향후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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