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은 최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소수지분 매각과 관련해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하림, 서울시
하림그룹은 최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소수지분 매각과 관련해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하림, 서울시 [뉴스락]

[뉴스락] 하림그룹이 우리금융지주 소수 지분 인수전에 참여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회장 김홍국)은 최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소수지분 매각과 관련해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9일 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우리금융지주 지분(15.13%)중 10%에 대해 매각 공고를 내고 이달 8일 투자의향서를 제출받았다.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들 중에는 하림그룹 계열사 팬오션을 포함해 호반건설, 이베스트증권, KTB자산운용 등이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이번 지분 투자는 이스타항공과 더불어 그동안 나선 적이 없던 분야의 지분 투자로,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홍국 회장, 팬오션 내세워 우리금융 소수지분 확보 검토...배당금·주가상승 등 자본이익 '눈독'

하림그룹은 팬오션을 접수 주체로 소수지분 인수에 대한 투자의향서를 제출하고, 재무 투자적 관점에서 지분확보에 나선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4배 수준으로, 경쟁금융사들에 저평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의 경우 당기순이익도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하는 등 자산 건전성이 높고 현재 주식가격도 순자산 대비 낮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추후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위해 대기업들과 사모펀드 운용사 등 입찰 업체가 대거 참여한 이유다.

여기에 우리금융지주가 주주환원 의지가 큰 만큼 앞으로의 고배당 정책 기조도 하림그룹에게는 실익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배당금을 통한 수익성 확보 등 현실적인 실익을 고려한 투자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019년 1주당 700원으로, 현금배당금으로만 총 5058억 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금감원의 배당자제 권고, 당기순이익 감소로 총배당금액이 2600억 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높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주주환원 의지가 특히 크기 때문에 가장 많은 배당금이 책정될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림그룹이 과거 팬오션 인수 이후 규모 확대와 더불어 높은 수익을 거둬들이는 등 인수합병에 대한 성공 기억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 회장이 지난 2015년 인수했던 팬오션은 1조원에 인수한 이후 우려가 꾸준히 나왔지만 작년을 기점으로 매출이 늘고 있고, 영업이익도 크게 늘었다. 당장 올해 반기기준 영업이익만 전년대비 57.6% 늘었다.

게다가 해운업계가 코로나19속에서 때아닌 호황국면에 들어서게 되면서 하림그룹의 앞으로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림그룹 팬오션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15% 이상 상회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상승 등 영향과 건화물선 운임지수도 사상 최고치에 10월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으로 4분기도 3분기 실적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림그룹의 지분 투자와 관련해 곽승욱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락>에 "하림은 여러 M&A를 거쳐 성장을 거쳐왔고 팬오션의 경우 경영능력 인정과 물류회사로 이미지를 쌓는데 성공했다"라며 "이번 지분 확보 의도는 국내 4대은행 금융기관 주주로서의 상징성과 안정된 배당혜택이 있고, 금융업이 공적인 사업이라는 인식 등이 하림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형성하게하고 후광효과로 차후 사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림그룹, 주력 사업 부진속 지분 투자 등 참여에...전문가 "실익 있는지 의문"

우리금융지주 지분 투자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하림그룹이 주력 계열사 실적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는 점이 가장 큰 우려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섰던 것을 근거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난 6월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당시에도 하림그룹은 육가공 전문기업으로서 본래 사업 수익성 개선이나 내실을 다지기보다 부차적 사업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받기도 했다.

실제로 하림그룹 주요 계열사 하림은 연간 매출액 8000억 원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꾸준히 감소세에 있다가 지난해가 돼서야 소폭 상승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17년 이후 2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적이 없다. 오히려 2019년에는 434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다른 주력 계열사 엔에스쇼핑의 경우 지난 2018년 600억 원에 달하던 연간 영업이익이 200억 원대로 떨어졌고, 팬오션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모두 상황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게다가 하림그룹은 최근 닭고기 가격담합 등 과징금 제재를 받은 것과 함께 오너일가의 일감몰아주기 혐의제재 수위도 이달 확정 예고된 상태다. 주력 사업에 대한 집중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지적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일례로 2011년 당시 M&A를 통해 자산 규모만 9조에 육박했던 웅진그룹의 경우 건설사, 금융사 인수 등 무리한 확장으로 잦은 법정관리, 모럴헤저드 논란 등 악재를 겪다가 현재는 결국 주력 상장 계열사에 웅진씽크빅만 남았다.

일각에서 하림그룹의 이번 소수지분 투자에 대해 무리한 사업 확장에 비교하는 등 우려가 꾸준히 나오는 이유다.

전삼현 숭실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국내 대기업들이 사업을 다각화 하는 것에 대해서는 나쁘게 보고 있지 않고 최근엔 오히려 독려를 해야될 상황이 됐다"라며 "다만, 하림그룹의 경우 사업과 관련이 없는 금융사에 대한 지분 투자가 실익이 있는지가 우선은 의문"이라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우리금융지주 주주들에 대한 배당금 등 수익이 현재 확정된 것도 아닐 뿐더러, 국내 금융지주의 경우 기본적으로 주가가 낮게 형성돼있고 앞으로도 확실히 주가가 오르는 것을 장담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하림그룹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우리금융 소수지분 인수의향서 제출에 대해서 들은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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