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지방 경제가 위기다.  

‘수도권 집중화’에 더해 ‘인구 고령화’ 등 각종 악재가 더해지면서 ‘지방 위기’를 넘어 이젠 ‘지방 소멸’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방 경제의 한축을 떠받치고 있는 금융 분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크다. 심화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지역 경제 기반이 줄어들면서 지방을 거점으로 둔 금융사들에게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금융사들의 성장은 지역 경제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할 수 밖에 없다. ‘지역 경제’라는 기반없이는 지역 금융을 담당하는 금융사들 역시 ‘존재의 이유’가 상실되기 때문이다.

이를 다시말하면 지방금융사의 성장세를 통해 지역경제의 활성화 척도를 가늠할 수 있다.

실제 지방금융지주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지난 상반기에는 지방 기간산업들의 경기가 소폭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스락>에서는 기획 시리즈 ‘지방금융이 살아야 지역경제가 산다’를 통해 우리나라 각 지방·지역경제를 받치고 있는 지방금융사들에 대해서 살펴봤다.

1편은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금융사 <DGB금융그룹>이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사진 DGB금융지주 제공 [뉴스락 편집]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사진 DGB금융지주 제공 [뉴스락 편집]

‘대구·경북’의 DGB, 3분기 당기순이익 4175억원…하반기에도 순조로운 출발

DGB금융 계열사 현황. 사진 DGB금융그룹 제공 [뉴스락]
DGB금융 계열사 현황. 사진 DGB금융그룹 제공 [뉴스락]

DGB금융그룹은 대구·경북지역을 거점으로 두고 있는 DGB대구은행을 중심으로 지난 2011년 5월 지주사를 설립했다.

DGB금융지주는 지난 8일 기준, 국민연금공단이 12.66%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로 있다. 이밖에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OK저축은행으로 지난 6월 30일 기준 5.10%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사주조합은 지난해말 기준 4.16%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계열사로는 DGB대구은행을 비롯해 △하이투자증권 △DGB생명 △DGB캐피탈 △하이자산운용 △DGB유페이 △DGB데이터시스템 △DGB신용정보 △하이투자파트너스 등 다양한 금융분야 자회사를 지주하에 두고 있다.

계열사 규모로는 주력 계열사인 DGB대구은행이 지난 9월말 기준 전국에 총 224개 지점을 가지고 있으며 증권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이 전국 지점수 26개, DGB생명과 DGB캐피탈이 각각 3개, 10개의 지점을 보유 중이다.

실적 부문을 살펴보면, 올해 단 한분기를 남기고 있는 가운데 DGB금융지주는 올 상반기에 이어 3분기까지 받은 실적 성적표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DGB금융의 3분기 실적발표자료에 따르면, DGB금융그룹은 이번 3분기 당기순이익 4175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난 6120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경영지표도 개선세를 기록했다. ROA(총자산순이익률)은 0.66%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0.16%p 늘어났으며 ROE(자기자본순이익률) 역시 10.72%로 전년 동기 대비 2.84% 늘었다.

계열사들의 실적 역시 대부분 상승세다. 먼저 DGB대구은행이 3분기 당기순이익 28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3% 늘어난 실적이다.

이자이익은 늘었으나 비이자이익은 주는 모습을 보였다. 대구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각각 8995억원, 517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영업외손익은 –6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분기에 이어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대구지역의 수신 및 여신 점유율은 소폭 상승했다. 지난 6월 기준 대구은행의 대구지역 수신 점유율은 48.2%, 여신 점유율은 29.0%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p, 0.3%p 늘었다.

이번 분기에서는 비은행 계열사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이익 1301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1.5% 증가한 수치다. DGB캐피탈 역시 누적 순이익 6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17.%의 증가율을 보였다.

비은행 계열사들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그룹내 손익기여도 비중도 늘렸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손익 비중은 전분기 41.6%에서 3분기 42.1% 0.5%p 상승했다.

다만, 보험 계열사인 DGB생명의 부진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DGB생명은 3분기 당기순이익 17억원을 기록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이는 전분기 대비 78.8% 감소한 수치이다.

이는 지속적인 보험이익 부문의 손실탓이 컸다. 지난 상반기 DGB생명의 보험이익은 –10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09.2% 감소했으며 이번 3분기 역시 –699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에 대해 DGB금융그룹 관계자는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고른 이익 성장세로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며 “앞으로 금리 인상기에 발생 가능한 다양한 잠재적 리스크를 점검하고 선제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은행, 지역기업 금융지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일조

2019~2021년 전국 및 수도권 상장기업 현황. 자료 한국거래소 제공 [뉴스락 편집]

과거로부터 지속돼 온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지역금융사들에게 ‘공통된 고민거리’로 다가온다.

수도권 집중화는 인구, 사회, 교육, 경제 등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이다.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심화될 경우, 당연하게도 지방은 그만큼 규모가 축소하게 된다.

지방경제규모의 감소는 지역금융사들의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업대출 중심의 수익을 내는 지방금융사 특성상 지방기업 감소는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자체가 준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숫자만 단순히 비교해봐도 국내 상장기업들은 주로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 상장기업 2469개 중 68.7%인 1697개 기업이 서울‧경기지역에 쏠려있었다.

최근에는 지방금융사들이 비이자부문 강화를 통해 실적개선의 효과를 보고있지만, 이들의 전통적인 수입원이 지방기업들의 대출 등을 통한 이자이익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 각 지방금융사들의 원화대출 비중에서 기업대출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JB·DGB·BNK금융그룹에 따르면, JB금융은 3분기 그룹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기업대출의 비중이 49%였으며 DGB금융 대구은행과 BNK금융의 부산·경남은행의 3분기 기업대출 비중은 각각 64.7%, 63.3%였다.

이 때문에 각 지방금융사들이 실시하고 있는 지역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은 지역경제활성화 측면에서 금융사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요소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기존보다 더욱 위축되면서 이러한 금융사들의 지원활동은 더욱 돋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은행은 지난 12일 대구제3산업단지관리공단과 손잡고 지역기업 지원 네트워크 구축 및 지역상생 기반을 위해 ‘산업구조고도화 및 ESG경영 기반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구제3산업단지는 지난 1967년 3월부터 조성을 시작해 이듬해 12월 31일 준공이 완료됐다. 기업체 입주현황으로는 지난 2015년 12월 기준 2531업체가 가동 중이며 1만 2717명의 고용인원이 있다.

대구은행은 대구제3산업단지 소속 지역기업의 산업 안전망 확보 및 ESG경영 기반조성, 첨단산업단지 혁신을 위한 구조고도화 사업 지원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노호화가 진행된 대구제3산업단지의 첨단산업단지로의 혁신을 위해 다양한 해결방법을 모색해 고도화사업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대구제3산업단지관리공단은 소속 회원사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대구은행 제공 금융지원서비스를 공유해 대구의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목표다.

임성훈 대구은행장은 “지역기업 지원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에 애써온 반세기 노하우를 활용, 대구제3산업단지관리공단과 함께해 지역경제의 밝은 미래를 구축하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19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지역 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게 긴급 자금지원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를 위해 총 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할 계획도 세웠다.

DGB대구은행은 지난 27일 대구도시공사와 ‘대구도시공사가 함께하는 소중한 동행펀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특별대출은 DGB대구은행이 대구도시공사로부터 상생펀드 100억원을 조성하고 상생펀드의 두배수인 200억원을 총 한도 범위로 한다.

대구 지역에 사업장 소재지를 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며 28일부터 한도소진시까지 업체별 한도 최고 5억원 이내로 총 200억원 규모의 금융을 지원할 예정이다.

대출 기간은 1년 이내이며 1.10% 기본감면에 금리감면 옵션에 따라 최고 0.5% 까지 대출우대금리가 적용돼 최대 1.60%의 금리감면을 통해 대출이자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금융부담을 최소화 했다는 것이 대구은행의 설명이다.

임성훈 은행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저금리 금융지원을 통해 지역내 대표 공공기관인 대구도시공사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지역 대표은행의 소임을 다해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에 적극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얼마나 지역경제를 지원했나…대구은행, 지역재투자 평가제도서 ‘우수’ 등급

지방은행별 지역재투자 평가결과. 자료 금융위원회 제공 [뉴스락]
지방은행별 지역재투자 평가결과. 자료 금융위원회 제공 [뉴스락]

한편, 금융사가 성장한만큼 이를 얼마나 지역경제에 환원됐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로는 ‘지역재투자 평가제도’가 있다.

‘지역재투자 평가제도’는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지난 2018년 10월 도입방안이 발표된 이후, 2020년 처음 도입됐다.

이 제도는 지역 예금을 수취하는 금융회사가 지역경제 성장을 지원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로 은행 및 대형 저축은행의 지역재투자 현황을 매년 평가해 평가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금융자원의 지역균형 배분을 유도한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첫 평가에 이어 올해 역시 2020년 실적에 대해 ‘제2차 지역재투자 평가’를 시행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은행권의 의견 수립 및 시뮬레이션 등을 거쳐 지표를 개선하고 평가위원회도 확대해 구성했다.

세부적으로는 코로나19 금융지원 노력 반영, 은행권역 점포폐쇄 감점 신설 등 지역경제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평가항목을 개편했다. 또 평가 내실화를 위해 민간위원장 선임 및 행안부 정부위원 추가 등 평가위원회를 확대 개편했다.

평가대상으로는 총 15개은행(시중 6곳, 특수 3곳, 지방 6곳)과 12개 저축은행이 포함되며 평가지역은 수도권을 제외한 13개 시‧도이다.

은행업감독규정과 상호저축은행감독규정에 따라 평가하며 평가항목으로는 △지역 내 자금공급 △중소기업 지원 △서민대출 지원 △점포 수 등 인프라 등 ‘정량평가’와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등 지역금융 지원전략 등 정성평가로 이뤄진다.

절차는 금감원의 정량평가와 지자체 추천위원의 정성평가 결과를 산정하고 민간위원장, 금융위·행안부·금감원·금융연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 보고를 통해 결과를 확정한다.

정부는 ‘지역재투자 평가결과’를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 및 지자체·지방교육청 금고 선정기준 등에 활용하고 지역재투자 평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기관들과 인센티브 확대방안에 대해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또 평가지표도 지역경제 상황 등을 감안하고 평가 타당성도 제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금융위의 ‘2021년 금융회사의 지역재투자 평가결과’ 발표에 따르면, 대구은행이 속한 그룹인 지방은행의 경우, 올해 평가에서는 본점 소재지·인근 지역에서 우수한 자금공급 실적, 금융인프라 등으로 모두 ‘최우수’ 또는 ‘우수’ 등급을 받았다.

DGB대구은행 역시 최종등급 ‘우수’ 등급을 달성해 전년도 성적인 ‘양호’에서 한 단계 개선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 대구, 강원, 경북지역에서는 각각 △우수 △최우수 △양호 △최우수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다만, 대구은행은 전년도 평가에서 대전, 경남지역은 ‘다소미흡’ 및 ‘미흡’의 평가를 받았는데 올해 평가에서도 역시 각각 지역에서 ‘다소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 대구은행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이번 평가에서)대구은행이 ‘우수’ 등급을 받았지만 내심 ‘최우수’ 등급을 기대하고 있던 상황이었다”라며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최우수’ 등급을 받았지만 대전·경남지역에 신규 진출한 점포들이 있다보니 그 쪽에서 ‘다소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대구은행은 코로나19 대출,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등을 지속적으로 이행해 나갈 것이며 주 영업구역에서는 좋은 등급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전체지역에서 지역재투자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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