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현대오토에버 홈페이지 캡쳐 [뉴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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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현대오토에버(대표 서정식)가 주52시간 근무를 초과한다는 ‘직원 혹사’ 논란이 불거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 현대오토에버 소속 개발자로 추정되는 A씨가 “이게 정상적인 회사냐” 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A씨는 “몇 달째 주말근무, 휴일근무(추석연휴나 대체휴무일도 당연하다는 듯이 출근명령)와 함께 밤 11시는 기본으로 야근을 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주중에 업무를 다 마친 직원에겐 다른 사람 일을 얹어주거나, 주말에 긴급대응이 필요할 수 있으니 회사 근처에 머물라고 종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주52시간 근무는 초과되고, 근태시스템이나 인사팀에서 경고가 오면 팀장이 퇴근을 찍고 일하라고 명령했다”며 “주52시간 근무가 넘으니 주말근무한 것은 결재로 못 올리고, 출근해서 출퇴근 기록 없이 유령처럼 일한다”고 말했다.

A씨는 이러한 혹사의 원인이 회사의 경영 문제에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고객사에서 끊임없이 무리한 요구(협의되지 않은 사양 변경, 경영층 시승 이유로 무리한 일정 요구, 대면 및 영상회의에서 개인이나 회사를 모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음)를 하고, 그걸 전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당사 임원들로 인해 평일야근, 주말·휴일 특근까지 해도 시간이 모자라다”며 “고객사에서 개선계획을 제출하라 하면 PPT에 ‘휴일 및 주말근무로 만회’가 항상 기재돼 있을 정도로, 고객사와 본사 팀장 및 실장들까지 이를 당연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와중에 무리한 플랫폼 확장으로 QA인원(품질보증)이 부족하니, 안 그래도 일 많고 사람 부족한 개발자까지 돌아가면서 하루종일 품질평가에 투입된다”며 “물론 그에 따른 업무 경감은 없으니 품질평가에 종일 매달리고 나면 또 일이 생겨 평일야근, 주말·휴일 특근이 무한 반복된다”고 말했다.

또 “협력사에도 무리한 주말근무를 요구하다 협력사 개발자마저 줄퇴사하다보니, 협력사에서 계약해지를 하자는 말까지 나왔다”면서 “그 이후로 협력사에 할 말을 못하고 그 일까지 본사에서 떠맡는 기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평일야근, 주말·휴일 특근도 마다않고, 코로나 팬데믹 속 해외출장까지 다녀온 직원이 지각 3회를 넘겼다며 전사 공지로 실명이 공개된 징계발령이 내려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각이 분명 잘못은 맞지만 근무시간으로 따지면 매주 52시간을 넘겼는데 이에 대한 케어가 일절 없다”며 “이 사건으로 해당 사업부 인원들의 불만이 폭주 중이나 그에 대한 상부의 의견 표명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A씨는 “이러한 운영에 악명이 높아져 이제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도 없고, 이로 인해 남아있는 사람의 업무는 2~3배 늘어나니 다들 무기력해지고 점점 개발 퀄리티도 떨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A씨의 글엔 100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위로의 말이 주를 이룬 가운데 동종업계 종사자의 공감과 함께 업계 자체가 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A씨는 처음 글을 작성한지 4일 만인 지난 26일 다시 등장해, “신세한탄 밖에 되지 않았을 글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임원들의 대책이라기보단 눈치보기에 가깝지만, 조금은 일찍 퇴근했다”고 말했다.

또 “저희뿐만 아니라 모든 개발자와 근로자의 처우가 조금씩이라도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관련 사안을 회사에서 인지했고, 인사팀을 통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4월 현대차그룹 내 IT 계열사 현대엠엔소프트와, 자동차부품 계열사 현대오트론이 합쳐져 신규 출범했다.

정보시스템 관련 기획(IT 컨설팅), 구축, 운영, 유지보수 등을 수행하는 IT 서비스 부문과, 차량 SW 플랫폼, 내비게이션 SW 등을 포함한 차량용 SW 부문 등 2개 사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다.

블라인드 게시글 캡쳐 [뉴스락]
블라인드 게시글 캡쳐 [뉴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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