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산공장 전경. 사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뉴스락]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산공장 전경. 사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뉴스락]

[뉴스락] 글로벌 타이어업계 환경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 파업 등 안팎 악재가 산적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의 4분기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24일 오전 6시부터 한국타이어 양대 노조(민주노총·한국노총) 모두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는 지난 8월부터 매듭짓지 못한 2021년 임금단체협상에 따른 노조의 대안이다.

노사는 지난 8월부터 8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임금인상률을 놓고 노조는 10.6%를, 사측은 5% 인상 및 성과급 500만원을 제시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 16일부터 2시간씩 부분파업을, 19일부터는 대전공장과 금산공장 근무조별 퇴근 전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했고, 이후에도 교섭에 실패하자 전면 총파업을 선언했다.

이번 파업에는 대전공장, 금산공장뿐만 아니라 죽동 연구소, 칠곡·제천·평택·계룡 물류센터 등 대부분이 참가했다.

한국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업황이 녹록치 않으나 노동자 권익을 위해 물류와 공장 등 전국에서 3교대 24시간 총파업을 진행, 사실상 전면 중단인 상태”라며 “그럼에도 회사는 여전히 협상을 위한 대화를 걸어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측은 “실무 선에서 노조와 원활한 협의를 위해 계속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대란·원가상승 등 대외환경 악재 속 형제간 갈등 해 넘겨

(왼쪽부터)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 사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뉴스락]
(왼쪽부터)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 사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뉴스락]

타이어업계의 대외환경이 사상 최악인 상황에서 이 같은 노조 파업은 한국타이어에게 큰 악영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신차용 타이어 공급이 줄어 타이어업계 역시 타격을 입었다. 9월 한 달간 국내 완성차 5개기업(현대차-기아-르노삼성-한국GM-쌍용차)은 총 53만9236대의 차량을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9월 67만9669대보다 20.7%나 줄어든 수치다.

이로 인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80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5% 감소했다.

물류대란까지 발생해 수출길도 험난하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5일 기준 4588.07포인트로, 지난해 10월 1438.2포인트와 비교하면 한 해 사이에 3배 이상 뛴 수치다.

한국타이어는 매출의 30%를 북미 지역에서 발생할 만큼 해외 수요가 높은데, 올해 상반기 수에즈 운하 사고의 여파로 운임료 상승 사태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타이어가 무겁고 부피가 커 해운사에서 선호하지 않아, 타이어업계에선 운임료는 고사하고 선복 자체를 구하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원자재 가격 또한 끝을 모르고 상승 중이다. 트래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2019~2020년 kg당 130엔(약 1344원)이었던 천연고무 가격은 올해 1월 300엔(약 3100원)까지 돌파했다가 지난달 210엔(약 2171원)까지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합성고무, 카본블랙 역시 지속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6월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타이어에 반덤핑 관세율 27.1%를 부과하면서 원가 부담이 크게 높아졌고, 결국 한국타이어는 유럽 시장 타이어 가격을 지난 6월과 9월 각각 3~5% 인상한 데 이어, 내년 1월에도 최대 7%까지 인상한다는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게 됐다.

아울러, 총수일가를 둘러싼 내홍도 쉽사리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지분 23.59% 전량을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에게 넘기면서,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누나 조희경, 조희원씨가 아버지에 대한 성년후견심판을 제기했다.

올해 4월부터 정신감정을 위해 국립정신건강센터, 신촌 세브란스병원, 아주대병원을 방문했지만 불발됐고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이 감정병원으로 지정된 상태다. 병원 지정 후 나머지 법적 절차까지 적어도 3개월이 소요돼 총수일가의 갈등은 해를 넘기게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뿐만 아니라 타이어업계 전반의 업황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인 것은 사실이나, 노사와 총수일가 갈등까지 겹쳐 혼란이 가중된 상태”라며 “업계 전반에서 비용 감축, 가격 인상과 함께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통해 악재를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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