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화장품시장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016년 사드 이후 중국의 한한령,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로 인해 피해가 적지 않았고 코로나19 상황까지 이어지면서 이른바 K-뷰티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전 세계가 위드코로나 국면으로 접어 들었고 중국의 한한령도 다시 해제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화장품 업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올해 보건산업 주요 수출 성과 및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화장품 산업은 중국발 위기 속에서도 무역수지 흑자 전환 폭이 매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은 올해 화장품 수출액 91억 달러(한화 10조 7562억 원)를 넘길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내년의 경우 100억 달러(한화 11조 8000억 원)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스락>이 코로나19, 물류대란 등 위기에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화장품 업계 대표 기업인 아모레시픽과 LG생활건강의 같은 듯 다른 경영전략 등을 비교 분석해봤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영화 거북이달린다 포스터(배급사 쇼박스)  [뉴스락 편집]

아모레퍼시픽, 3분기 해외 매출 부진했지만 누적실적 '방긋'...디지털 전환·체질개선 박차

아모레퍼시픽(회장 서경배)이 시장 불황에도 괄목할만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왕좌 탈환을 위한 추격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3분기(연결기준) 매출액 1조 1089억 원, 영업이익 50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1.9% 늘었고 영업이익은 -10.2%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하락했지만 누적 실적에선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3조 5383억 원, 영업이익은 317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8%, 108% 늘어난 수준이다.

이같은 성과에 대해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 매출에서 약 30% 성장하고, 국내 중심의 면세 채널에서의 매출 성과가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자평했다.

3분기로만 평가할 경우 아시아지역의 고전으로 해외 매출액이 9.2% 하락했고, 영업이익도 56% 가까이 떨어졌지만 중국 현지 법인과 면세, 역직구 등 아시아 전체 소비자는 오히려 증가했다.

실제로 3분기 누적실적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아시아 시장 매출액은 1조 3694억 원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6.6% 늘었난 수치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아 시장 매출액은 1조 2836억 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국내에서 럭셔리 브랜드와 프리미엄 라인에서 실적도 올랐다.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 매출액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15% 늘었고, 라네즈 등 프리미엄 매출도 11% 가량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긍정적 사업 실적에 힘입어 강한 브랜드 및 시대정신 반영 제품으로 통칭되는 ‘엔진 프로덕트’, ‘디지털 대전환’, ‘불필요 사업 체질 개선’ 등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설화수, 라네즈 등 주목받고 있는 특정 브랜드를 집중 육성해 더욱 강한 브랜드로 만들고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변화를 통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익성이 낮은 사업에 대해서는 손익구조를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아모레퍼시픽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네이버와 지난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온·오프라인 시너지 창출, 기업용 메신저 등 업무 인프라교류, AI 및 데이터커머스 활용 모색을 추진하기도 했다.

중국 내의 이니스프리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효율화를 위해 지난 2019년 632개에서 141개를 폐점했다. 올해도 170개의 매장을 추가 폐점한다는 계획인데, 절반의 매장이 중국에서 없어지는 셈이다.

이 외에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지난 9월 메타버스를 활용한 창립 기념식에서 ‘뉴뷰티’를 천명하면서 바이오와 건강 등 신규 카테고리에 대한 확장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를 위해 사내 스타트업 조직 반려동물 브랜드 ‘푸푸몬스터’도 론칭했다.

그렇다고 시장에 우려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올해 전반적으로 중국 법인 실적이 좋았고 역직구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 치더라도 3분기에만 아시아 등 해외 매출액이 11% 가량 떨어졌고 영업이익도 57% 떨어졌다.

특히 중국은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 주도로 공동부유 계획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내 기업 시장 독점 상황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고 몇몇 부동산 기업은 파산에 이르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중국 내 독점기업 군에 속하지는 않지만 한한령, 코로나19, 글로벌 물류공급망 쇼크 등 영향으로 당장 30개 대기업의 대중국 매출 규모가 감소세다. 아모레퍼시픽 또한 4분기까지 해당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내년 상반기의 경우 해외사업에서 특히 중국 중심의 실적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아시다시피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 단축영업 등으로 인해 3분기에 영향이 어느정도 있었으나 4분기에는 광군제 등이 실적에 포함되기 때문에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경영실적 및 주요 브랜드, 전략. [편집/뉴스락] 

LG생건, 중국發 우려에도 올해 실적 호조세...내년 '럭셔리·친환경' 방점

LG생활건강(부회장 차석용)이 올해 3분기까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추격자 아모레퍼시픽을 따돌리기 위해 분투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연결기준) 매출액 2조 103억 원, 영업이익 342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22% 줄고, 영업이익은 4% 늘었다.

3분기 매출규모가 크게 줄었지만 누적실적으론 역대급 실적이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6조 684억 원, 영업이익은 1조 48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5.5%, 8.7% 늘어난 수치다.

식음료 제외 뷰티사업 부문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3조 3010억 원, 영업이익은 688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7.7%, 18% 늘어났다. 매출액의 경우 아모레퍼시픽과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이같은 호실적을 낸 LG생활건강은 럭셔리 화장품의 비중 증가로 인해 수익성을 어느정도 개선했고, 럭셔리 브랜드 내에서도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참신함을 부여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중시되는 가치소비, 친환경 트렌드에 부합하는 비건 메이크업 라인 등을 출시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이러한 호실적을 토대로 자사 후, 숨, 오휘 등 럭셔리 화장품 중심 브랜드를 강화하는 한편 해외사업 비중이 가장 큰 뷰티에서 영역을 더 넓혀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올해 3분기까지 화장품 부문 해외 매출실적이 2조 462억 원 수준을 기록한 상황이다. 이는 국내 매출 대비 절반 수준으로 지난해 해외 매출실적을 넘기 위해 단돈(?) 1000억만을 남겨놓고 있다.

궁중컨셉의 럭셔리 화장품 후는 매출액 2조를 넘어서면서 중국을 비롯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로 입지가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처럼 궁중 스토리를 담은 차별화된 마케팅 등을 통해 더욱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후 브랜드는 중국 광군제 행사에서만 총 매출액 3294억 원을 기록했는데, 알리바바에서 에스티로더, 랑콤에 이어 럭셔리 브랜드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외에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나 비건 제품 출시 등 사람과 동물, 지구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클린뷰티 트렌드 확산에 부합하는 제품들을 출시하고 이에 적합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LG생활건강 트루 허브 코스메틱 브랜드 ‘빌리프’는 올해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VDL’과 협업으로 ‘빌리프 X VDL 비건 메이크업’ 라인을 출시했다. LG생활건강에서 비건 화장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생활건강도 아모레퍼시픽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의 사업이 일부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해외사업 비중이 가장 큰 LG생활건강 뷰티사업은 물류 대란으로 인해 3분기 매출 기회 손실이 가장 컸던 사업이다. 실제로 3분기에만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과 세계적 공급망 쇼크, 주요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여러 악재로 매출규모가 줄었다.

만약 지속적인 물류 공급난이 이어진다면 4분기에 이어 내년에도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 LG생활건강이 중국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상당부문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공동부유 계획에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수도 있다.

물론 중국의 공동부유 자체가 독점기업에 대한 규제가 골자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에게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수도 있다.

서준식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중국이 주창하는 공동부유는 소득 재분배를 통한 유효수요 창출로, 국내 법인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 명의 부자가 빵을 한 개 사먹다가 여러명이 여러개의 빵을 사먹는 효과가 기업에게도 이익인 것처럼, 기본적으로 정책이 성공될 경우 긍정적 결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4분기 실적의 중국발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뉴스락>에 “관련해서 자세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나 현재 중국 외에도 미국 등 시장을 다양화하고 있다”라며 “럭셔리 화장품 비중을 확대해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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