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지방 경제가 위기다.

‘수도권 집중화’에 더해 ‘인구 고령화’ 등 각종 악재가 더해지면서 ‘지방 위기’를 넘어 이젠 ‘지방 소멸’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방 경제의 한축을 떠받치고 있는 금융 분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크다. 심화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지역 경제 기반이 줄어들면서 지방을 거점으로 둔 금융사들에게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금융사들의 성장은 지역 경제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할 수 밖에 없다. ‘지역 경제’라는 기반없이는 지역 금융을 담당하는 금융사들 역시 ‘존재의 이유’가 상실되기 때문이다.

이를 다시 말하면 지방금융사의 성장세를 통해 지역경제의 활성화 척도를 가늠할 수 있다.

<뉴스락>에서는 기획 시리즈 ‘지방금융이 살아야 지역경제가 산다’를 통해 우리나라 각 지방·지역경제를 받치고 있는 지방금융사들에 대해서 살펴봤다.

4편은 전국 각 지역농협들의 연합체 <농협중앙회>이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뉴스락DB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뉴스락DB

전국 조합원 212만…초거대 집단으로 발돋움한 '농협'

전국 농협의 계통조직 체계. 사진 농협중앙회 홈페이지 캡처 [뉴스락]
전국 농협의 계통조직 체계. 사진 농협중앙회 홈페이지 캡처 [뉴스락]

농업협동조합은 1961년 국가재건최고위원회에 의해 당시의 농업협동조합과 농업은행이 통합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00년 7월 축산업협동조합과 인삼협동조합과 통합했으며 이에 현재의 농협은 축산업 등에 관한 운영도 같이 하고 있다.

농협은 크게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이하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단위농협)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역농협은 각 지역민들의 출자로 설립되며 농협중앙회는 이러한 지역농협들의 연합체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관계로 지역농협은 농협중앙회 소속으로 지원 및 감사 등을 받을 수 있지만 ‘농업협동조합법’에서는 중앙회와 지역농협을 각각 법인으로 규정하고 있어 서로 다른 독립적인면 역시 지니고 있다.

규모면으로 살펴보면 조합원은 212만명에 달한다. 전국 총 1118개의 농·축협이 있으며 △지역농협 923개 △지역축협 116개 △품목농협 45개 △품목축협 23개 △인삼협 11개로 구성돼 있다.

또 농협중앙회는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를 100% 자회사로 가지고 있다.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는 지난 2012년 3월 기존 농협중앙회의 신용(금융)사업 부문과 경제(유통)사업 부문을 분리하면서 각각 설립됐다. 이에 농협법에 명시돼 있는 농협중앙회 사업 중 금융사업 관련 사업은 농협금융지주 및 자회사가, 경제사업과 관련된 사업은 농협경제지주 및 자회사가 수행하게 됐다.

농협중앙회의 수익은 주로 각 지주 등으로부터 배당금과 농업지원사업비로 이뤄져 있다. 중앙회는 받은 배당금은 단위농협을 거쳐 조합원들에게 지급하며 농업지원사업비는 중앙회가 추진하는 농업 관련 각종 사업에 지원된다.

이러한 이유로 특히 농협금융지주의 성적에 관심이 쏠린다. 농협금융지주가 농업, 농촌 등을 위한 수익센터 역할을 하는 것에 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역시 올해 신년 경영전략회의에서 “농협금융의 존재이유는 농업·농촌·농민을 위한 수익센터 역할에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 연간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3분기 이미 전년 순익을 초과달성했다. 농협금융지주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9% 늘어난 1조 8247억원을 기록했으며 농업지원사업비 3345억원을 감안한 당기순익은 2조 583억원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질적 성장을 통한 핵심 성장동력 확보, 고효율 경영체질 개선 등 핵심 과제를 중점 수행할 예정이며 이를 기반으로 농업·농촌 지원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농업' 지원으로 농업의 '디지털화' 이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은 지난달 2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동천안농협 '스마트농업지원센터' 개소식에서 새해 첫 업무를 시작했다. 사진 농협중앙회 제공 [뉴스락]<br>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은 지난달 2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동천안농협 '스마트농업지원센터' 개소식에서 새해 첫 업무를 시작했다. 사진 농협중앙회 제공 [뉴스락]

‘농업협동조합법’에서는 농협의 설립목적에 대해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정체성을 지닌 관계로 농협은 이러한 이유로 중앙회를 비롯한 범농협 지역경제 지원사업은 주로 농촌‧농업지역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특히 올해 농협중앙회는 범농협 차원의 스마트농업 지원을 통해 ‘농업의 스마트화’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역시 올해 첫 업무시작을 스마트농업 현장에서 시작하며 스마트농업 지원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현장경영에서 이성희 회장은 천안 관내 농축협 조합장, 청년농업인 등과 함께 지역농협 주도로 최초 조성한 스마트팜 교육시설인 ‘스마트농업 지원센터’ 시설을 점검하고 현장중심의 스마트농업 확산 방안을 논의했다.

동천안농협 ‘스마트농업 지원센터’는 스마트팜 도입을 희망하는 중소농 및 청년농을 위한 스마트농업 경작·기술보급의 거점으로서 농업인이 직접적인 투자 없이 인근 생활권역 내에서 누구나 쉽게 영농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마련된 시설이다.

농협은 전국 16개 시도 권역별 ‘스마트농업지원센터’를 추가 조성하는 한편, 농업분야 탄소중립 및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정부예산과 연계해 전국 단위 스마트농업 기술 보급을 가속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성희 회장은 “농업의 디지털화는 피해갈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농업인들이 고가의 스마트팜 시설에 투자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지역 농축협을 중심으로 ‘스마트농업 지원센터’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며 “시설투자는 물론, 영농과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농업의 스마트화를 앞당기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는 올해 전국의 농·축협을 대상으로 ‘스마트농업 지원센터’ 조성 확대를 위한 시범사업 공모를 실시할 계획이며 선정된 농·축협과 참여농가를 대상으로 현장 맞춤형 기술교육 및 시설·금융 컨설팅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범농협 스마트농업 추진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스마트농업 활성화를 위한 전사적 역량 결집시키기로 했다.

이날 회의는 중앙회와 계열사의 집행간부와 지역본부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NH OCTO’ 플랫폼 구축 진행경과 및 향후 계획 △농촌진흥청 등 대외기관과 협력과제 성과분석 및 신규과제 발굴 △전국 농축협에 ‘스마트농업 실습교육장’ 조성을 위한 대정부 건의사항 등이 논의됐다.

NH OCTO는 Open(열린 : 교육 및 종합컨설팅), Collaboration(협력 : 시설구축 및 금융지원), Total(통합 : 생산자 조직화 및 판로지원), Operation(경영 : 맞춤형 영농정보 및 신기술)의 약자이며 스마트팜 창업농 생애주기별 4대 맞춤형 통합지원 플랫폼이다.

농협은 스마트농업 추진을 위해 ‘NH OCTO’ 플랫폼을 2023년까지 단계별로 고도화해 농사준비-농사시작-판매·유통-경영지원 등 전 단계에 걸쳐서 농업의 디지털화를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유찬형 부회장은 “농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범농협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경쟁력 있는 디지털농업 기반 마련을 통해 농업인의 소득증대와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농협은행, 지역재투자 평가제도 '최우수'…지자체 금고 사수 나선다

2021년 은행 지역재투자 평가결과. 자료 금융위원회 제공 [뉴스락]
2021년 은행 지역재투자 평가결과. 자료 금융위원회 제공 [뉴스락]

한편, 금융사가 성장한만큼 이를 얼마나 지역경제에 환원됐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로는 ‘지역재투자 평가제도’가 있다.

‘지역재투자 평가제도’는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지난 2018년 10월 도입방안이 발표된 이후, 2020년 처음 도입됐다.

이 제도는 지역 예금을 수취하는 금융회사가 지역경제 성장을 지원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로 은행 및 대형 저축은행의 지역재투자 현황을 매년 평가해 평가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금융자원의 지역균형 배분을 유도한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첫 평가에 이어 올해 역시 2020년 실적에 대해 ‘제2차 지역재투자 평가’를 시행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은행권의 의견 수립 및 시뮬레이션 등을 거쳐 지표를 개선하고 평가위원회도 확대해 구성했다.

세부적으로는 코로나19 금융지원 노력 반영, 은행권역 점포폐쇄 감점 신설 등 지역경제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평가항목을 개편했다. 또 평가 내실화를 위해 민간위원장 선임 및 행안부 정부위원 추가 등 평가위원회를 확대 개편했다.

평가대상으로는 총 15개은행(시중 6곳, 특수 3곳, 지방 6곳)과 12개 저축은행이 포함되며 평가지역은 수도권을 제외한 13개 시‧도이다.

은행업감독규정과 상호저축은행감독규정에 따라 평가하며 평가항목으로는 △지역 내 자금공급 △중소기업 지원 △서민대출 지원 △점포 수 등 인프라 등 ‘정량평가’와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등 지역금융 지원전략 등 정성평가로 이뤄진다.

절차는 금감원의 정량평가와 지자체 추천위원의 정성평가 결과를 산정하고 민간위원장, 금융위·행안부·금감원·금융연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 보고를 통해 결과를 확정한다.

정부는 ‘지역재투자 평가결과’를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 및 지자체·지방교육청 금고 선정기준 등에 활용하고 지역재투자 평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기관들과 인센티브 확대방안에 대해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또 평가지표도 지역경제 상황 등을 감안하고 평가 타당성도 제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범농협 기업 중 평가대상에 오른 NH농협은행은 7개 지역에서 최종등급 최우수 등급을 취득하며 은행권에서 가장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역별로도 고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평가등급은 △부산 최우수 △대구 최우수 △광주 우수 △대전 최우수 △울산 우수 △강원 우수 △충북 우수 △충남세종 최우수 △전북 우수 △전남 우수 △경북 최우수 △경남 최우수 △제주 최우수 등이었다.

이러한 성적은 정부가 지역재투자 평가결과를 지자체·지방교육청 금고 선정기준 등에 활용한다고 밝힌 만큼 농협은행의 지자체 금고 선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권준학 농협은행장 역시 신년사를 통해 ‘지자체 금고 선정’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권 은행장은 “공공금융 전문은행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며 지자체 금고 선정에 대한 차별화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2022년에는 52개의 금고가 재계약 대상”이라며 “하지만 지자체금고에 대한 경쟁은행의 위협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공공금융 선도은행이자 지방자치단체 파트너로서 위상을 지키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그는 “금고 전산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급변하는 공공금융사업 패러다임에 적시 대응하고 영업점·영업본부·중앙본부 간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금고별 세밀한 관리를 해야한다”며 “지역화폐 등 정부 협력사업에 적극 참여해 사회전반에 온기가 퍼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