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일이 다가오면서 유통업계에 기대감과 위기감이 감돈다.

윤 당선인은 기업 성장에 방해되는 요소들을 제거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가 야기한 대혼란 속에서 힘든 나날을 보내온 유통업계는 친기업 행보를 펼치고 있는 윤석열 당선인이 반가운 분위기다.

그러나 윤 당선인이 사드 추가배치를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한중 관계가 악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업계만은 낯빛이 어둡다. 

새 정부는 화장품 업계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까. <뉴스락>이 들여다봤다.

사진 윤석열 홈페이지 캡쳐. [뉴스락 편집]
사진 윤석열 당선인 공식홈페이지 캡쳐. [뉴스락 편집]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화장품 업계... 수요 방향에 '적극 대응'

코로나19는 화장품 업계에 큰 변수로 작용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시장규모는 2018년 10조, 2019년 10.1조, 2020년 7.6조로 코로나19 이후로 급감했다.

화장품 산업 생산액도 2018년 15.5조, 2019년 16.3조, 2020년 15.2조로 덩달아 감소했다.

마스크 장기 착용으로 향수, 색조화장품은 수요가 감소하면서 유해한 화학 성분이 배제된 기초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했다. 여기에 환경 보호를 생각하고 성분을 중요시하는 소비형태가 증가하면서 친환경 식물성, 업사이클링 등 클린뷰티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했다.

화장품 업계는 변화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2022년 신년사를 통해 '새 시대, 뉴 뷰티'를 선언하며 디지털 대전환과 브랜드 강화 의지를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오프라인 채널의 질적인 정예화와 더불어 온라인 채널 성장 강화에 집중하며 사업 체질 개선을 도모했다. 브랜드와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 운영을 본격화하는 등 온ㆍ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고객 경험을 고도화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국내 화장품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의 80% 수준을 기록했으며 수익성은 지난 2019년을 넘어섰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20년 4분기, 코로나19로 인한 화장품 업계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업계 1위에 올랐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2022년에는 글로벌 최대 시장인 동시에 트렌드를 창출하는 북미 시장에서 사업 확장을 지속해 나가야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화장품 업계는 각개전투로 코로나19를 딛고 일어서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다. 그 중에서도 수출은 특히 큰 역할을 해줬다.

화장품 산업은 수출에 기여도가 높은 산업이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21.3% 증가했다.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2019년 65.5억 달러, 2020년 75.7억 달러, 2021년 91.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민정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색조 화장품은 코로나19로 많이 힘들었지만 스켄케어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타격을 크게 받지 않았다"라며 "저자극, 더마 등 화장품 수요 방향이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출 증가가 전체 매출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며 "한국 화장품의 2/3를 상위3개 기업이 점유하고 있다고 보는데 해당 기업들의 국내와 해외 매출은 격차가 크다"라고 말했다.

새 정부, 화장품 업계 어떤 영향 미칠까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싱크탱크인 CCID 컨설팅(賽迪顧問)는 중국 화장품 시장규모가 2020년 5천억 위안을 돌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5년까지 이러한 고성장세는 유지될 것이며 2025년 시장규모가 1조 위안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악재에도 2020년 중국 화장품 수입은 30% 이상의 고성장세를 유지했다. 한국은 2020년 중국 3위 화장품 수입대상국으로 對韓 수입규모는 전년대비 8.2% 증가한 33억 달러로 나타났다. 자료=코트라 및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국내 화장품 업계는 코로나로 힘들었던 지난 2년 동안 오히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걱정거리는 여전하다.

지난해 국가별 화장품 수출액은 중국 48.9억 달러, 미국 8.4억 달러, 일본 7.8억 달러, 홍콩 5.8억 달러 순으로, 중국 수출액이 전체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여기에 화장품 업계의 중국 수출액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9년 30억 7236만 달러, 2020년 38억, 2021년 48.9억 달러로, 상승폭도 상당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화장품산업 육성 지원방안'에 따르면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100억 달러 규모로 예측되는 등 큰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산업 구조의 취약성과 높은 중국 수출의존도 등 고질적인 문제는 지속돼 언제든지 위기를 맞이할 수 있는 우려를 안고 있다.

화장품 업계의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거론돼 왔다.

이민정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화장품 업계의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얘기는 꽤 오래됐다"라며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중국 수출이 증가한 것은 온라인 마켓이 활성화 돼 있어 코로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이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물류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한국 화장품이 중국에서 인기가 많아서 중국의 수출 비중은 줄지 않고 있다"며 "실제로 6월, 11월에 진행되는 중국의 쇼핑 축제에서 한국 화장품이 많이 팔렸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로 진출하려는 업계의 움직임도 있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사업들도 많이 있다"라며 "수출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높은 중국 수출 의존도가 우려스럽다는 언급이 잦아지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이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7월 우리나라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사드 배치가 공식 확정되자 2017년 중국 정부로부터 한국산 식품과 화장품 수입 제한, 한국행 단체관광 제한, 중국인 관광객 제한, 한류제한령 등 경제적 보복 조치를 받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국감 보고자료에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피해 규모를 8.5조원으로 추산했다.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이하 질검총국) 및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중국의 국가별 화장품 통관 불허 순위에서 한국은 3,4,5,8월 1위로 가장 높았으며 7,10,12월 2위, 9월 3위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순위를 유지했다.

또한 질검총국이 수입을 불허한 한국산 식품과 화장품은 522건으로 전체의 7%를 차지했다.

화장품과 식품은 중국내에서 주로 전자상거래로 거래되는 품목들로, 중국정부의 통제가 용이해 리스크에 상시 노출돼 있으며 통관에서도 핑계거리가 많은 편이다.

화장품 업계는 중국 수출 의존도를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아직 사드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다"라며 "중국은 확실히 중요한 시장이기는 하지만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동남아, 미국 등 수출길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지난 2018년 기준으로 내수에 집중하면서 중국 수출은 많이 줄어들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앞서 지난 3월 25일 사드 추가 배치를 빠르게 이행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공약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라며 공약 이행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사드 추가 배치가 현실화된다면 중국이 다시 한류제한령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어떠한 도발도 확실하게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국방력'과 '상호존중의 한중 관계를 발전시킬 것'을 국민 앞에 약속했다.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두고 상반된 두 가지 약속을 윤 당선인이 이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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