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부터 김종훈 보사연 저출산고령화대책기획단장, 베링거 박사, 슈나이더 독일연방인구연구소장, 최진호 아주대 교수, 김현식 경희대 교수, 신성식 중앙일보 기자,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 최은영 충북대 교수 사진=한국사회건강보건연구원.

[뉴스락] “사회가 가정과 아이를 돌보는 일에 얼마나 가치를 부여하느냐, 이제 가족과 일이라는 두 가치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봐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봅니다.”

마리아 베링거(Maria M. Bellinger) 박사(Federal Office, Germany)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 원장 김상호) 주최로 지난 30일 서울 코리아나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유럽의 가족정책과 출산 : 한국에의 시사점(International Conference on European Family Policy and Fertility : Lessons to Korean Policy Decision Making)’ 국제세미나에서  여성들에게 “일이냐 가정이냐의 양자택일을 강요해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베링거 박사는 “1960년과 1968년도에 독일에서 태어난 여성들 상당수가 아이를 낳고 있지 않다”며 “이는 당시 여성들이 일과 가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회가 그런 결정을 내릴 것 없이 두 가지 다 가질 수 있다고 얘기해야 하고 실제 그것이 가능하도록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독일 사회도 그렇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노베르트 슈나이더(Norbert F. Schneider) 독일연방인구연구소장(Federal Insitute for Population Research, Germany)는 “일과 가정의 양립·조화를 위해서는 공공부문의 역할이 크다”며 “한국 근로자의 주당 근로시간이 평균 60시간이라고 하는데 유럽 사람들이 들으면 깜짝 놀랄 일”이라고 지적했다.

슈나이더 소장은 육아를 담당해야 하는 시기에는 일을 좀 덜 하는 등의 생애주기에 따른 일과 가정의 양립, 유연근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울러 슈나이더 소장은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방식(Top-Down)의 가족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사회 전체의 문화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고 이것이 뒷받침될 때라야 시간이 걸리더라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최진호 아주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김현식 경희대 교수, 신성식 중앙일보 기자,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 최은영 충북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보사연은 이날 발제 및 토론 내용이 향후 우리나라 저출산·고령화 대책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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