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석 산업건설팀 기자
이윤석 산업건설팀 기자

[뉴스락] 허세홍 GS칼텍스 대표가 연일 ESG 경영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년에는 '에너지플러스 허브 삼방'을 론칭한 데 이어 친환경과 신사업 두마리 토끼를 좇고 있다. 지난 6월에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위해 331개 핵심 협력사 대상으로 공급망 ESG 평가를 확대 실시했다. 이어 최근 올레핀 생산 시설에 2조 7000억 원을 투자하며 에너지 전환 및 ESG 경영 추진을 위한 재원을 마련한다고 했다.

단순히 세계적인 흐름인 ESG(환경‧사회‧지배)경영에 편승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겠지만, GS그룹 경영권 승계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단적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GS그룹은 40명이 넘는 오너일가가 지주사 지분 약 50%를 나눠 가지는 독특한 지분구조를 띄고 있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도 지분보다는 경영 능력에 중심을 둔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 허태수 GS 회장(지분율 2.12%)도 경영성과 중심의 인사였다고 평가한다.

GS그룹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4세 경영자들의 조용하고 격렬한 투쟁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 허세홍은 2019년 인사에서 그룹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 대표이사에 자리해 경쟁자들 사이에서 한 발짝 앞서고 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이런 허세홍 대표의 발목을 잡는 것이 ‘윤리경영’이다. ESG경영이 대세가 된 지금, 허진수 GS칼텍스 전 회장의 일감 몰아주기가 밝혀지고 ‘윤리부재’ 오명을 뒤집어쓴 GS칼텍스라는 과제를 비롯해 허세홍 본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그의 경영 평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한, 재계 순위 8위 GS그룹 명예회장인 허창수는 전경련 회장이기도 하다. 모든 기업들의 본보기이자 거울이 돼야할 GS의 입장 상 ESG경영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허창수 회장은 “경영성과가 아무리 좋더라고 윤리경영에 실패하면 한 순간에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잃게 되고 기업의 존망이 위태롭게 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러한 배경이 허세홍 대표가 ESG경영에 집중하는 이유다.

혹은 내세울만한 압도적인 경영실적을 내놔야만 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출렁이는 유가 등 불확실성이 넘쳐나는 현 상황에서 그것도 녹록치 않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실적은 전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61% 급감했다.

허세홍 대표가 ESG경영에 매달리고 있지만 단순히 차기 회장의 자리를 위한 경쟁력 강화의 도구로 전락하질 않길 바란다. ESG경영이 그에게 독이 될지 득이 될지, GS그룹 경영권 승계 향배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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