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사 제공

[뉴스락] 금융권이 무술년 새해부터 혼란스럽다. 지난해 정국을 관통한 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채용 비리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사고도 여전해 일부 경영진은 불명예 퇴진했고 나머지 수장들도 거취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과 감독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시중은행 전반에 걸친 채용비리 의혹 관련 2차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1차 점검에서 전·현직 경영진 자녀가 다수 채용된 정황을 포착한 바 있어 이번 검사에서 고위관료, 정치인들의 채용 청탁 의혹에 대해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업체별로 우리은행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2016년 신입 공채에서 국정원, 금감원, 전·현직 우리은행 임직원, 주요 고객 등의 부탁을 받고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후 특혜 채용 관련 검찰로부터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초 연임에 성공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그해 11월 사퇴 의사를 밝혔다.

NH농협금융지주도 채용 비리 의혹에 연루됐다. 지난해 감사원은 금감원 감사 과정에서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김성택 수출입은행 부행장 아들이 금감원 채용에 합격할 수 있도록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에게 청탁했다는 혐의를 포착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 수석부원장은 혐의가 알려지자 즉각 사표를 체출했다. 검찰도 김 회장의 자택 및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김 회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지만 최근 ‘혐의 없음’으로 결론냈다. 다만 이 같은 불미스런 의혹에 연루됐다는 점 자체는 연임을 앞둔 김 회장의 행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역시 올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각종 잡음에 휩싸였다. 지난해 김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된 이상화 전 본부장 인사 청탁 의혹으로 최순실 특검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또한 하나은행·하나금융투자·하나카드 등 하나금융지주 산하 3개 금융기관 노조는 최순실 사태를 비롯해 노조탄압, 언론통제 등을 이유로 김 회장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 노조는 “하나은행이 최순실, 정윤회 등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업체 아이카이스트에 2015년 7월15일부터 1년간 20억2000만원을 대출해줘 8억5700만원을 회수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금감원에 신고해 현재 관련 검사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발생한 하나은행 직원의 13억원 횡령 건도 경찰 수사 중이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도 연임 과정에서 잡음으로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다. KB금융 노조는 지난해 9월 윤 회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노조 측은 노조원 대상 윤 회장 연임 찬반 투표에 사측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걸쳐 KB국민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해 조사 중이다.

KB국민은행 자체적으로도 시중은행 중 직원의 횡령·배임·유용 등 금융사고 손실액이 가장 많이 발생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지난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58건으로 손실액은 4531억원을 기록했다. 사고건수는 우리은행(65건)에 이어 두 번째며 손실액은 5대 시중은행 전체 손실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KB국민은행 이외에도 하나은행(21건, 1646억원), 우리은행(65건, 531억원), NH농협은행(20건, 313억원), 신한은행(38건, 23억원) 등에서도 금융사고가 발생해 총 704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김한표 의원은 “금융기관의 내부통제가 부실해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아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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