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 사 제공

[뉴스락] 유통 대기업들이 대내외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문어발식 확장을 하고 있어 우려가 되고 있다.

신세계, 롯데 등 유통 대기업들은 당초 중국, 베트남 등 해외시장 진출을 공격적으로 해왔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등으로 결국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롯데 측은 지난해 9월 롯데마트의 중국 철수를 선언한 이후 현재 중국 내 전체 매장 112곳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중국에서 사업 중인 다른 롯데그룹 계열사들도 사업장 정리, 통합 등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도 지난해 5월, 20년간의 중국 공략을 전면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세계는 중국 내 이마트를 태국 대기업인 차로엔 폭펀드(CP)그룹에 모두 매각하고 연내 중국 사업을 모두 정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 신세계, 각종 사업에 손 뻗는 ‘문어발식 확장’

이런 상황에서 국내 시장 마저  사정이  녹록치 않다. 골목상권침해 등 소상공인들과의 마찰 때문에 대형마트, 백화점 등을 더 이상 신규 입점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신세계, 롯데 등 ‘유통공룡’들은 국내에서 이미 시장성이 입증된 ‘알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정수기, 수입과자 및 주류, 가구, 애견용품 등 이미 시장이 활성화 된 것들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가 알짜시장 침투에 적극적이다. 화장품, 가구, 리테일, 각종 생필품 사업 등 웬만한 분야에 손을 뻗고 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널을 통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은 2012년 여성용 화장품 기업 ‘비디비치’를 인수를 시작으로 화장품 사업에 발을 들여놨다. 2014년에는 향수전분 브랜드 ‘바이레도’의 국내 판권을 인수하고 편집샵 ‘라페르바’를 인수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2015년엔 ‘산타마리아 노벨라’, 지난해엔 ‘딥티크’를 인수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은 계속된 투자로 지난해 화장품 사업으로 첫 흑자를 기록했다. 2020년 매출 2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게 업계의 관계자의 말이다.

기존에 부진했던 리테일 사업에서도 절치부심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말 기존 리테일 브랜드 ‘With Me’를 ‘Emart24’로 변경하며 본격 투자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Emart24에 3년간 3천억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6월 이마트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대형마트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 따른 것으로 추측된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양분하고 있는 주류 시장에도 발을 담갔다.

지난해 9월 소주 브랜드 ‘푸른밤’을 출시하고 ‘짧은 밤’,‘긴 밤’의 두 가지 종류를 내세워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푸른밤은 출시 한 달 여 만에 몽골에 수출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짧은 밤’ 1만9200병, ‘긴 밤’ 4800병을 합쳐 총 2만4000병을 몽골 본토에서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몽골 울란바토르 이마트 1․2호점에서 판매중이다.

애견사업분야는 일찌감치 진출해 그 규모를 넓히고 있다.

신세계는 2010년 이마트 구성점에 ‘몰리스 펫샵’ 1호점을 론칭한 이후 현재 이마트∙스타필드∙신세계백화점 등에서 3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키우는 푸들 ‘몰리’(Molly)의 이름을 딴 만큼 열정도 남다르다. 반려동물 용품 판매부터 분양, 병원, 미용실, 호텔, 유치원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한다.

유통대기업들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가구업계에도 발을 뻗었다.

신세계는 지난 1월 국내 6~9위권 가구회사 까사미아를 인수했다. 신세계는 까사미아의 가구경쟁력과 이미 보유하고 있는 생활용품 부문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주’뿐만 아니라 이마트의 ‘더라이프’(The life), ‘메종티시아’ 등 생활용품시장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 롯데, 반려동물ㆍ가구ㆍ주류 부문 진출

롯데는 애견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 먹거리를 찾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월 롯데백화점 강남점에 반려동물전문컨설팅브랜드 ‘집사’를 론칭했다. 지난해 9월 사내에 ‘펫 비즈니스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애견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한 후 5개월 만의 일이다.

롯데백화점은 연내에 펫 매장 5~6곳 가량을 추가로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각 점포별 특성에 맞은 상품을 주력 아이템으로 배치한다는 전략이다. 거론되는 곳은 잠실점, 본점(명동점), 노원점 등이다.

가구업계에는 직접 진출 대신 글로벌 가구 기업 이케아와 손을 잡고 파이 확보에 나선다.

롯데쇼핑은 롯데아울렛과 이케아를 합동 입점 시키는 방법으로 고객 확보에 나섰다. 2014년 말 광명점을 오픈한데 이어 지난해 고양 원흥점에 두 브랜드를 함께 입점시켰다. 이케아가 앞으로 5~6개 더 입점할 예정이기 때문에 롯데와의 동맹이 이어진다면 더 큰 이익으로 거둘 전망이다.

롯데는 기존 국산 주류 공급과 더불어 수입 맥주 공급에도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그간 수입 맥주에 수입에 소극적이었던 롯데주류는 지난해 말 미국 '몰슨쿠어스 인터내셔널'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수입맥주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롯데주류는 'L7', '맥가글스' 등 일부 해외 맥주를 소량 수입해 시장 테스트 차원에서 판매해 왔다. 이와 함께 한일 합작법인인 '롯데아사히주류'를 통해 '아사히' 맥주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해왔지만 '밀러'와 같은 대형 브랜드 맥주를 직접 수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주류는 앞으로 한국에서 '밀러 라이트(Miller Lite)'와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Miller Genuine Draft)'를 유통, 판매한다. '밀러'는 한국에 수입된 1세대 프리미엄 수입품 중 하나로 한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20년 이상 꾸준히 성장해 온 브랜드다.

이와 함께 롯데주류는 오는 5월부터 '블루문'과 '쿠어스라이트' 등 몰슨 쿠어스 사의 다른 브랜드 맥주도 수입해 판매할 것으로 전해졌다.

◇ 현대백화점, 가구ㆍ리빙사업에 초점 맞춰

현대백화점그룹은 인수ㆍ합병을 통해 인테리어시장에 발을 뻗었다.

현대백화점은 2012년 리바트 가구를 인수해 가구시장 진출에 포문을 열었다. 이후 인수 전 3개였던 직영 매장을 10개로 늘렸고 현대백화점과 현대아울렛에 리바트스타일숍 26개 매장을 새로 열었다.

지난해 말에는 건자재전문 계열사 현대H&S와 합병해 몸집을 불렸다. 현대H&S는 법인을 상대로 산업자재와 건설자재를 유통하는 회사다. 현대백화점은 종합 인테리어 수요 확대에 발맞춰 두 기업을 합병해 리빙사업의 핵심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현대리바트가 현대H&S의 사업망을 활용해 영업부문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경쟁력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B2B와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채널에서 함께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인테리어사업과 더불어 생활가전과 생활용품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 초 미국 주방용품브랜드 윌리엄스소노마와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해 현대리바트가 주방용품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데 힘을 실었다.

윌리엄스소노마는 연매출 5조 원을 올리는 글로벌 홈퍼니싱기업으로 국내에서 판매되기 전부터 ‘직구’가 유행할 만큼 인기가 높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홈쇼핑을 통해 가전제품, 생활용품에서 자체브랜드 생산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6월 처음으로 가전제품부문에서 냉풍기 자체브랜드 ‘오로타’를 선보였다. 홈쇼핑을 통해 4번에 걸쳐 판매했는데 매출 37억 원을 거두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 1월에는 생활용품 자체브랜드 '알레보'를 출시해 영역을 넓혔다. 알레보는 5일 홈쇼핑 방송에서 첫 스타트를 끊었다. 냄비세트 ‘알레보 IH 스타일팟’ 론칭 방송에서 50분 만에 준비한 수량 1700여 세트를 모두 판매해 2억 5천만원 주문액을 기록했다.

패션업계에도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9월 자체 패션브랜드 '라씨엔토'를 출시했다. 이탈리아 원단회사에서 직접 원단을 공급받았다는 점을 앞세워 가을과 겨울에 모두 16가지 라씨엔토 의류를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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