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3월 주총시즌이 다가왔다. 매년 주총시즌마다 배당금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주주들에게 투자대비 배당금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른 바 대기업 오너 일가에게 막대한 배당금이 돌아가는 것에 대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높은 배당으로 돌아간 배당금은 결국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이 된다고 분석한다.

이보다 더한 문제는 적자를 기록한 기업들이 고액의 배당금을 실시하는 것이다.

배당금 논란은 금융, 산업 등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높게 측정된 배당금은 고스란히 오너 일가의 주머니로 돌아간다.

사진=뉴스락DB

◇금융계, 금융당국 권고에도 불구하고 고액배당…실적하락 아랑곳 안해

최근 금융감독원은 내년 시행되는 국내 시중은행에 대한 자본비율 규제를 앞두고 업계에 고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영업실적이 개선된 은행의 자본확충을 유도하겠다”라고 말했다. 고배당을 자제하고 규제에 앞서 자본확충을 권고하기 위함이다.

이에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는 올해 배당금을 줄이거나 동결했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의 고배당 자제 요구에 부응한 의사결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롯데카드는 이달 26일,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290원씩, 총 216억 7500만원 규모의 현금배당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3분기 267억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의 신용등급 또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현재 대주주인 롯데쇼핑 또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그룹 차원의 지원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롯데카드의 최대주주는 롯데쇼핑(93.78%)이다. 롯데쇼핑의 최대주주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3.46%). 

신 회장이 이번 배당으로 받게 될 배당금은 2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신한카드 또한 올해 배당금을 1999억원 늘렸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순이익 9138억을 기록한 신한카드는 65.7%인 6000억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신한카드는 2016년 LG카드 인수를 위해 조달한 금액 6조 7000억을 상환했음에도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배당금은 모두 신한금융지주로 돌아간다.

씨티은행은 매년 고배당으로 지적을 받아왔다. 씨티은행은 올해도 배당금 총액을 약 938억 9133만원으로 책정했으며 지난달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보통주 한 주당 295원, 우선주 한 주당 345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씨티은행은 최대주주는 미국 기업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99.98%)이다. 사실 상 배당금의 전부가 돌아가는 셈이다.

실제로 시티은행은 2016년 당기순이익 2120억 중 1145억을, 2015년 당기순이익 2257억 중 1161억을 본로 송금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시장에서 번 돈을 외국 오너들이 가져간 셈”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 산업계, 배당금 두둑히…승계 위한 실탄 마련?

다스 소송비 대납에 휘말린 삼성 일가 역시 배당금 논란에 서 있다.

6일에 업계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받게 될 배당금은 지난해에 비해 56.9% 늘어난 3063억원이다.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의 연간 배당금은 1160억원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477억원에 비해 두배가 넘는 금액이다.

뿐만 아니라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관장은 460억원,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또한 각각 270억원을 배당받는다. 

삼성 오너 일가가 상장 계열사로 부터 받는 배당금 규모는 5220억원대에 이른다.

다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현대차그룹 역시 정몽구 회장에게 약 887억원이 돌아갈 것으로 추산된다. 정 회장의 아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배당금은 526억으로 측정됐다.

또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년대비 81.% 증가한 659억원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등은 200억원대 배당금을 챙기게 됐다.

KCC는 실적하락에도 배당금을 높여 논란이 일고 있다. KCC는 전년대비 74.7% 감소한 388억의 단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하락에도 불구하고 KCC는 2017년 결산배당으로 787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KCC는 정몽진 회장 (18.11%), 정몽익 사장 (8.8%), 정몽열 KCC건설 사장 (5.28%), 정상영 KCC 명예회장 (5.05%) 등 오너 일가가 총 38.7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에 정몽진 KCC 회장은 약 172억을 배당금으로 받게 되고 계열사 배당까지 더 하면 더 큰 금액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대주주 편향적인 부분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며 “회사 본연의 이익이 대주주에게 전가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 매년 지속된 배당금 논란…제재 가능한가

과거에도 배당금 논란은 업계를 국한하지 않고 이어졌다.

KT&G는 2012년 전년대비 20.7% 감소한 8169억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홍삼사업 부문 수익성이 미진하면서 영업이익 역시 1조 1206억으로 1.7% 감소했다.

그럼에도 배당금 총액은 5.1% 늘린 4024억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당시 주당 배당금도 3000원에서 3200원으로 6.7% 올린 바 있다.

KT&G는 당시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담배로 외국인 주주들에게 돈을 벌어준다”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외한은행은 2008년 분기배당 도입을 주총에서 통과시켜 반발을 샀다. 당시 2년동안 배당금 6500억을 챙긴 최대주주 ‘론스타(51.02%)’는 분기배당으로 분기별로 추가로 배당금을 더 챙길 수 있게 된 셈이다.

외한은행 노조는 당시 “분기배당은 배당의 건전성을 해치는 것”이라며 유희원 론스타 대표의 사외이사 해임과 분기배당 도입 철회를 요구하며 사측과 대립한 바 있다.

2016년에는 GS가 149%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절반 가량을 주식을 소유한 허창수 GS그룹 회장 일가는 약 660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고,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두 자녀는 각각 12억원, 5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미성년자 배당순위 1,2위에 올랐다.

재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배당금 논란이 해마다 계속되는 이유로 ‘오너’ 중심의 기업형태와 정경유착으로 인한 제재수단 미비 등을 꼽는다.

조남희 대표는 “주주들에게 배당금이 돌아가는 것은 마땅하지만 배당이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새로운 기준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오너)들이 사회적인 비판에 대해 두려움이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경유착)의 벽을 넘기가 힘든 상황에서 법률적인 제도 마련 이전에 사회적인 비판이 필요하다”라며 “소비자들을 포함한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시장에서의 평가를 통해 대주주 편향적인 기업을 나름 압박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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