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 회장 간 상표권 분쟁이 끝내 최종심까지 가서 결판이 날 전망이다.

9일 재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금호’ 상표권 2심에서 패소한 금호산업이 2일 금호석화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의 지주사격으로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그룹 형제의 난, 2심 넘어 대법원까지

금호 형제 간 갈등은 2007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양대 지주사 체제로 출범했을 당시부터 10년 넘게 현재 진행중이다.

금호석화는 2009년 10월까지 금호산업에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했지만 이후 불거진 경영권 갈등으로 금호석화는 금호산업에 브랜드 사용료를 더 이상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금호산업은 상표권의 실권이 금호산업 쪽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소송전이 시작된 것이다.

2015년 7월에 열린 1심에서 재판부는 “금호산업이 금호그룹 상표의 실질적 권리자라고 단정짓기 어렵다”라며 금호석화의 손을 들어줬다.

2심에서도 판결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심에서 재판부는 “금호아시아나가 상표권의 권리자라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문서가 없다”라며 금호석화의 손을 들어줬다. 금호석화는 이로 인해 계속해서 ‘금호’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됐다.

2심 패소 뒤 금호아시아나 측은 “즉시 상고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 박삼구 회장이 상표권에 집착하는 이유는

지난 2006년, 금호그룹은 당시 종합시공능력 1위를 달리던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당시 인수금액은 6조원. 금호그룹은 인수금액 마련을 위해 계열사들의 자금을 총 동원했으며 투기금융자본도 끌어들였다.

또한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며 재계순위 7위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하던 금호아시아나는 이듬해 '승자의 저주'에 걸리며 계열사들을 줄줄이 매각하는 위기를 맞았다. 이로 인해 박 회장의 영향력은 현저히 약화됐다.

주력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또한 우려스럽다. 계열사인 에어부산이 업계에서 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이 2014년, 2015년에 이어 작년에도 상장에 실패한 반면 한진의 진에어는 지난해 상장에 성공한데 이어 역대 최고실적을 갈아치웠다.

실제 금호아시아나는 2015년, 5조 2043억의 연간 매출액을 기록했다. 금호아시아나는 같은해 재무상태까지 악화돼 11월 비상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불거진 사드 논란으로 금호아시아나의 주력 수입원인 중국관광객 감소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무적인 것은 금호아시아나가 지난해 연간 매출액 6조 2321억으로 전년대비 8.1%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6년만에 최고 실적이다.

또한 부채비율 또한 2016년 말 대비 88%p 하락한 602%를 기록하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박삼구 회장은 소위 말해 ‘한 푼이 아까운’ 실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몇년사이 그룹 규모와 위상이 크게 쪼그라든 상황이며 지금도 금호타이어 매각 등으로 난한을 겪고 있다"며 "동생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상표권 소송에서 2심까지 패소했음에도 끝내 상고한 이유는 감정적 이유말고도 상표권으로 돌아오는 이익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금호산업은 내달 30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500원씩, 총 176억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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