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팩트오픈] KCC, ‘계륵’ 태양광사업 버리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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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팩트오픈] KCC, ‘계륵’ 태양광사업 버리지 못하는 이유
집안싸움으로 끝나버린 KCC의 국내 태양광사업 도전기
이제 와서 발 빼기도 어려워진 사우디 합작 ‘PTC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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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KCC가 태양광분야 중 최첨단 신소재 사업인 폴리실리콘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2010년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업체 MEC(Mutajadedah Energy Company)와 합작, 폴리실리콘 생산 현지법인 PTC(Polisilicon Technology Company)를 야심차게 설립했다.

하지만 지난 8년 간 PTC 공장은 시험생산만 해왔을 뿐 본격적인 가동은 시도조차 못했다. 2013년 말까지 생산 공장 건설을 완료하고 2014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했던 PTC 공장은 2015년과 2016년을 넘어 작년까지도 상업생산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KCC에게 작년 순익 387억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안겨줬다. 2016년 순익(1530억원)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4분기에 PTC 공장의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대규모 적자를 낸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KCC는 8년 동안 막심한 적자를 기록한 폴리실리콘 사업을 왜 접지 못하는 걸까. 단순히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손실을 감내하는 걸까.

정몽진 KCC그룹 회장(앞줄 좌측)이 2010년 12월 3일 서울 서초동 KCC사옥에서 MEC社와 폴리실리콘 생산법인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CC제공

◇정부의 지원, 사업다각화…참담하기만 했던 국내 태양광사업

사실 KCC는 국내에서 이미 태양광사업의 실패사례를 경험한 바 있다.

범현대가(家) 기업 KCC는 MB정권 시절인 2008년 정부의 ‘녹색성장에 따른 신성장 정책’과 사업다각화를 이유로 미래 먹거리 산업 중 태양광사업을 선정했다.

사촌기업인 현대중공업과 손잡고 충남 서산 대죽산업단지에 자회사 KAM을 설립한 KCC는 총 1244억원을 출자해 3000톤 규모의 태양광사업 단지를 조성하고 2010년 4월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하지만 2008년까지 호황이었던 태양광시장이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 등으로 장기적인 불황을 겪으면서 KCC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시간이 지남에도 폴리실리콘의 공급과잉 양상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해당 공장은 가동 약 1년만인 2011년 말 중단된다.

문제는 뒷수습이었다. 양 회사는 합작사 설립 당시 49(현대중공업)대51(KCC)의 비율로 투자를 진행했는데, KAM이 부분 자본잠식에 빠지자 현대중공업이 보유지분을 무상소각 한 것이다.

KCC는 2013년 5월 대한상사중재원에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금전적 손실을 배상하라는 취지의 손해배상 중재신청을 냈고, 그 해 말 합의안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KAM의 누적손실 2400억원의 49%에 해당하는 금액인 약 1200억원을 KCC에 보상했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해당 사업에서 완전히 발을 뺐으며 KCC는 국내사업 실패의 쓴맛을 본 후 해외공장 설립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충남 서산 대죽산업단지 태양광사업의 진행 여부에 대해 KCC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국내 태양광사업은 전면 정지된 상태”라고 전했다.

◇응답 없는 사우디 PTC 공장…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다

국내사업 실패사례와 계속되는 적자를 감안하면 KCC의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PTC 공장 가동은 절대적으로 필수다.

하지만 시험생산 중인 PTC 공장은 품질 및 원가경쟁력이 확보되는 시점에 상업생산에 돌입한다는 막연한 기다림만을 갖고 있다.

작년 1월부터 9월까지의 매출이라고 해봐야 7억7050만원, 순손실은 무려 412억에 달한다.

KCC 관계자는 “PTC는 합작회사기 때문에 우리가 맘대로 사업을 접기도 힘들다”며 “세계 태양광시장 호조로 폴리실리콘 가격이 상승할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폴리실리콘 가격은 여전히 킬로그램당 16달러 수준으로 KCC가 폴리실리콘 시장에 뛰어들 당시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세계 태양광시장 호조로 3월부터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지난 1월 수입 태양광제품에 세이프가드 발동을 결정한 것 역시 KCC가 기다리는 폴리실리콘 사업이 상승세를 타기 어려운 이유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KCC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자사의 사우디 태양광사업 초기 투자 당시에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높던 시기였기 때문에 현재의 폴리실리콘 가격이 그 때와 비슷해지지 않는 이상 PTC 공장의 상업생산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작년 9월말 KCC의 PTC 출자금액은 1430억원, PTC 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금액은 8000만달러에 이른다.

KCC는 2016년 PTC의 출자지분 및 지급보증에 대해 704억원을 공동기업투자주식손상차손(기타영업외비용)으로 지출했다. 지난해 역시 남아있던 장부가 540억원을 비롯한 기타비용을 손실로 반영했다.

PTC 관련 부실 비용을 모두 털어냈다고 하지만 해당 프로젝트 완료 자금이 부족할 경우, KCC는 MEC와 함께 지분비율에 따라 자금을 지원해야 할 의무를 안고 있어 손실에 대한 부담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기약 없는 상승세를 기다리는 KCC의 사우디아라비아 태양광사업이 계속해서 계륵 같은 사업으로 머무를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줄지에 대한 업계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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