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금융권 슈퍼주총이 다가오고있다. 다음주 잇달아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연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3금융지주사들은 주주총회에서 회장 연임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각 금융지주사 회장 연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각 회장들은 자신들 앞에 놓인 장벽들을 돌파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안?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표정은 다소 밝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김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또한 자산건전성도 지주사 출범 이후 가장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2017년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대비 0.33% 하락한 1.05%를 기록했으며 대손충당금적립률 또한 전년대비 19.8% 상승한 79.1%를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에는 주력 자회사인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이 한몫했다. 농협은행은 전년대비 486.9% 상승한 6521억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NH투자증권은 전년대비 48.3% 상승한 3501억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실적에도 안심할 수 없다. 지난 1월에는 금감원의 은행권 채용비리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서 농협은행이 혐의를 받지 않았지만, 뒤늦게 김 회장이 금감원 신입 선발 과정에서 지인인 수출입은행장 간부 자녀의 채용과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당시 검찰은 김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김 회장이 지인의 자녀가 합격했는지 단순히 물어본 것”이라며 무혐의로 결론냈다.

금감원 채용 의혹이 무혐의로 결론났지만 최흥식 전 금감원장과 비슷한 혐의로 연루됐던 만큼 최 전 원장의 사퇴로 인한 불똥이 김 회장에 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의견 또한 관건이다.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의 완전자회사다. 김 회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이미지 쇄신과 문재인 정부의 채용비리 척결 정책으로 인해 반대를 할 것이라는 의견 또한 존재한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셀프 연임’ 혐의 벗었지만 채용비리 수사 관건

윤 회장은 최근 자신을 둘러싼 셀프연임 의혹에 대해 혐의를 벗었다.

윤 회장은 지난해 KB금융 노조에서 실시한 연임 찬반 설문조사에 불법으로 개입했다는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았다.

당시 노조는 윤 회장 연임의 찬반을 두고 설문조사를 진행했을 때 회사차원의 불법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16일, 경찰은 KB금융 노조로부터 업무방해와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발된 윤 회장 등 3명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이번 무혐의 처분은 KB금융 노조가 지난달 28일, 업무방해가 없었다며 윤 회장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 탄원서를 보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윤 회장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소는 KB국민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이다. 지난 1월, 금감원 조사결과 KB국민은행이 윤 회장의 종손녀를 특혜로 채용한 것이 드러났다.

당시 윤 회장의 종손녀가 서류전형과 면접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으나 2차면접에서 최고등급을 받아 최종합격 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의 자녀가 서류전형 840명 중 840등을 기록했지만 인원 수를 870명으로 늘려 해당전형을 통과시킨 의혹도 받고있다.

당시 노조는 성명문을 통해 “2만 5천 임직원들에게 사죄하고 물러나는 것이 윤종규 회장이 할 수 있는 유일하 일”이라며 규탄했다.

이에 5일, 검찰은 KB국민은행 인사담당자 A씨를 채용비리 관련 혐의로 구속한 가운데 주총을 일주일 앞둔 현재도 KB금융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 중이다.

검찰 수사결과 윤 회장의 친인척 특혜 채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연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최흥식 사퇴 직격탄…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나 떨고 있니?’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두고선 가장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지난 15일,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 ISS는 하나금융지주의 실적 개선을 이유로 찬성을 권고한 반면, 국내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반대를 권고했다.

이러한 찬반 논란 가운데 김 회장은 최 전 원장의 사퇴 부메랑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 대학 동기의 아들 A씨에 대해 채용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정면돌파를 고집했지만 하나은행 채용 청탁 의혹을 떠안고 지난 12일, 돌연 사임했다.

금감원 특별검사단은 예정대로 최 전 원장과 하나은행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금감원 조사결과 타 은행보다 월등히 많은 13건의 채용비리 적발 또한 걸림돌이다. 하나은행은 ‘글로벌 인재’라는 전형을 추가시켜 특정 지원자를 특혜 채용한 의혹과 특정대학 출신 지원자의 점수를 조작해 불합격자를 합격자로 조작한 의혹을 받고있다.

이에 검찰은 하나은행 행장실과 인사부 등에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강도높은 수사를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다. 김 회장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최순실 모녀 특혜대출은 김 회장이 해결해야 할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현재 최순실씨가 1심에서 징역 20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의 실형을 구형한 가운데 김 회장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김 회장은 2016년 2월, 최씨 모녀가 독일에 머무를 당시 특혜대출을 한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장을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승진시킨 의혹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박 전 대통령이 ‘창조경제 모델 1호’라고 언급해 이목을 끈 ‘아이카이스트’에 대한 KEB하나은행의 부당대출의 의혹 또한 존재한다.

5일, 금감원은 “부당 대출 압력 여부는 사실관계 확인이 곤란하다”고 결론지었지만 금감원의 부실조사 논란은 여전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월 30일,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가 김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을 은행법, 김영란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는 “김 회장이 자신과 하나금융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쓴 기사를 회유하는 과정에서 금품과 계열사 임원직을 제시한 정황을 확보했다”며 “이는 은행법은 물론 김영란법 위반이다”라고 규탄했다.

당시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언론사 기자를 회유할 당시 녹취록을 증거로 확보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현재 검찰에서 경찰에 넘겨 고발인 조사가 진행 중이며 4월까지 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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