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산업혁명과 지속적인 개발 등의 이유로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세계가 녹색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08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녹색성장에 따른 신성장 정책’을 언급하며 새로운 국가발전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내 크고 작은 기업들은 너나할 것 없이 정부 정책에 발맞춰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녹색산업’을 선정,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특히 범현대가(家) 기업에 속하는 회사들은 사업다각화 및 신성장사업, 신재생에너지사업의 일환으로 ‘태양광 사업’을 꼽고 연구 및 개발에 착수했다.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들의 태양광 사업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했을까.

◇ 후발주자 현대건설, 걸음마부터 삐그덕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건설(사장 박동욱)은 지난해 4월 고부가가치 및 신성장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태양광발전과 환경관리대행업 두 개의 사업을 정관에 새로 추가했다.

이미 태양광 사업을 시작한 여타 기업에 비해 다소 늦은 출발을 한 현대건설은 2019년 5월 가동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충남 서산시 부석면 마룡리와 창리 일대 98만㎡에 950여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태양광 발전소를 짓고 있다. 설비 용량은 65만MW(350W 18만 5724장)다.

당초 서산 태양광 발전소 착공은 지난해 6월 마룡리와 창리 주민들이 부석면사무소에 반대 의견서를 접수하는 등 거센 반발로 인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당시 마룡리 주민들은 의견서를 통해 “마을이 2006년 전통테마마을로 지정된 상황에서 광대한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경우 도시민의 왕래, 체험객 방문에도 지장을 받을 것”이라며 “400여명의 주민 중 70% 이상이 70~80대 고령자로 태양광발전시설이 각종 질병 및 환경에 심각한 저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창리 주민들 역시 의견서를 통해 “서산버드랜드 유치로 철새관광지로서의 기반을 겨우 정착한 단계에 있는데, 철새들의 진로를 방해하고 오는 철새를 쫓아버릴지도 모르는 태양광발전 설치는 타당치 못한 처사”라고 반대 의사를 보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충남 서북부지역은 국내 대표 가뭄지역으로 태양광 발전 최적의 장소”라며 “일부에선 이 지역이 국내 태양광 발전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하는 만큼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당시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발전소 설립 시 생기는 이윤 및 지역발전성, 주민들의 건강관리 방안, 기존 문화의 보전에 대해 지속적으로 주민들을 설득한 결과 지난 2월 착공을 시작, 현재 진행 초기단계에 있다.

서산시청 지구단위계획팀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사업주체와 지역주민의 의견차가 좁혀져야 허가가 날 수 있었던 상황에서, 현대건설 측에서 꾸준히 주민들을 설득하고 사업진행현황과 기대효과에 대해 주기적으로 설명하면서 많은 주민들이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현대건설은 어렵게 시작한 사업인 만큼 서산 태양광 발전소 운영 자체에 주력해 내부적으로 일평균 발전시간, 연간발전량 등 세부계획을 설립 중이며 이를 통한 태양광 사업의 장기 계획 또는 융복합 사업계획은 아직까지 전무한 상태다.

◇ 실패 맛본 KCC, 태양관 발전소 플랜트 사업으로 전향  

이미 국내 폴리실리콘 사업의 실패와 8년 간 시험생산만 해온 사우디 PTC(Polisilicon Technology Company) 공장의 사례로 인해 KCC(정몽진 회장) 태양광 사업의 앞날은 험난하다.

결국 KCC는 폴리실리콘 사업을 위해 건설했던 기존 국내 태양광 발전소들을 중심으로 전력생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KCC는 경북 김천, 충남 대죽산업단지, 경기도 여주 세 곳의 대표 태양광 발전소를 중심으로 전력생산에 몰두하고 있다.

세 곳의 설치용량은 총 1만2617kWp이며 일평균 발전시간인 3.19시간으로 계산했을 때 연간발전량은 약 1470만kWh에 달한다. 실제 발전량의 차이가 있고 시뮬레이션값임을 감안해도 연간 예상 전력판매수익은 31억5800만원이다.

KCC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KCC는 태양광 발전소 가동 및 확장으로 한국전력공사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며 “태양광 발전소의 전국적인 확장을 위해 활발하게 민간기업과의 협력, 토지임대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대표적으로 울산 홈씨씨에서도 태양광 발전을 통한 전력을 생산 중이며 KAC물류단지 역시 발전소를 설치해 전력생산 중이다”라며 “이들은 김천, 대죽, 여주 발전소에 비하면 작은 규모이지만 전국적으로 KCC의 태양광 발전사업은 성장 중”이라고 덧붙였다.

◇ 현대중공업, 지난해 순손실 24억...갈길 먼 태양광 사업 

현대중공업(강환구 사장)은 본격적인 태양광 사업을 위해 지난 2010년 독일 아반시스와 손잡고 현대아반시스를 설립, 태양광 모듈 생산과 판매에 돌입했다.

자본금 2000억원으로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서 출발한 현대아반시스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태양광 제품 가격이 급락하자 2013년부터 공장 가동을 멈췄다.

결국 현대중공업은 비주력 사업 매각 및 정리작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현대아반시스 지분 50%(약 142억원)를 합작사였던 독일 아반시스에 넘기면서 처분을 감행했다.

현대아반시스는 지난해 매출 없이 순손실만 2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현대아반시스를 매각한 것은 태양광 사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선정한 것에 비해 당시 태양광 시장이 몇 년째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이전의 실패를 토대로 2016년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강철호 사장)를 분사, 태양광 사업에 대한 연구 및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는 2017년부터 ‘태양광 사업 분야의 Total Solution Provider'로 사업 방향을 재설정해 PCS(전력변환장치)/ESS(에너지 저장 시스템)가 결합된 상품 개발, EPC사업, 태양광 발전사업 및 스마트시티 솔루션 사업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당장 두각을 나타내는 사업은 EPC사업이다. 오래전부터 태양광 사업에 관심을 가져왔던 현대중공업은 전세계 30여 곳에 27kW부터 100MW까지 다양한 태양광 Power Plant를 설치했다.

태양광 Turnkey Installation 형식은 경기도 안양, 경상남도 양산 등 7곳에 설치한 상태이며 Roof-top 형식은 전세계 35곳, Off-Grid 형식은 터키와 모잠비크에 각각 설치한 상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EPC사업은 토지가 좁은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을 목표로 다양한 기업 및 공공기관에 설치한 상황”이라며 “설치환경에 따라 일반모듈, 블랙모듈, 특수모듈로 구분해 제작하기 때문에 규모가 제각기 다른 현장에 적용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는 고출력이 가능한 PERL 모듈과 내구성이 높은 프리미엄 모듈을 개발, 각양각색의 환경을 가진 세계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방향을 갓 설정한 만큼, 확실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연구를 통해 태양광 사업을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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