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재계 2위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28일,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한 행보에 본격 돌입했다. 현대차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은 정몽구-정의선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이다. 

현대차가 공정위가 정한 지배구조 개선 막차를 탄 가운데 정몽구 회장 부자의 지배력 유지와 경영승계 작업에 대한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계열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역할이 주목된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가능성과 현대건설과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승계 실탄 혹은 모비스 지분 매입의 두마리 토끼?

비상장사 현대엔지니어링은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 11.72%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하게 된다면 정 부회장이 지닌 지분 가치는 상승한다. 재계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정 부회장이 승계를 위한 실탄을 더욱 두둑히 마련할 수 것으로 본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도 정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 4062억원, 당기순이익 264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19.2%, 18.6% 증가했다.

무엇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추진은 정 회장 부자의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용 실탄 마련을 위한 행보일 것으로 분석한다.  

현대차 지배구조 개선안을 살펴보면 현대모비스가 사실상 지주사격 역할을 하게 된다. 정 회장 부자가 지배력을 유지하려면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

현재 현대모비스의 지분은 기아차(16.9%), 현대글로비스(0.7%), 현대제철(5.7%)이 각각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 부자가 계열사들의 지분을 매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4조68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일각에서의 분석을 회사 측에서도 알고 있지만 구체으로 논의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 현대건설 합병설…상장 절차 건너뛰나

일각에서는 현대건설과의 합병설 또한 제기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건설과 합병하게 된다면 까다로운 상장 절차를 건너뛸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의 기업 가치 또한 올라갈 전망이다. 현재 현대건설의 최대주주는 현대차(20.95%)로 정 회장 부자에게도 고무적인 부분이다.

현대건설의 실적개선은 합병의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16조 854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0.5% 감소했다. 영업이익 또한 전년대비 12.7% 감소한 1조 119억원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당기순이익은 더 심각한 실정이다. 지난 2016년 7317억원을 기록한 반면 지난해에는 3743억원에 머물렀다. 이는 전년대비 48.8% 감소한 기록이다.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기업합병에 대해 다소 조심스러울 것이라는 분석 또한 존재한다.

현대건설 주주들의 입장 또한 관건이다. 현대차가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은 다음날 29일에 열린 현대건설 주총에서 본 건은 다뤄지지 않았지만 차후 현대건설 주주들이 현대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반대하고 나설 가능성 또한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현대건설 주주 반발과 합병에 따른 질문이 쏟아질 것을 예상하고 기습적으로 현대건설 주총 하루전에 발표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합병설은 매년 제기돼 왔지만 회사차원에서의 고려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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