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2018년 최저임금이 지난해 6470원보다 16.4% 인상된 7530원으로 결정됐다.

지난 몇 해 동안 300~400원 사이의 인상폭을 기록한 것과는 달리 올해는 1060원이 상승했다.

최저임금이 이처럼 대폭 인상됨에 따라 기업들이 저마다의 대처법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인상분에 대한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가격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의 소비자 역시 급여를 받는 입장이 많다”며 “기업이 인건비를 이유로 제품 및 서비스의 가격을 올릴 경우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지출 부담이 가중돼 결과적으로 부정적 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스락 DB

◆교촌치킨 배달료 부과 결정, BBQ·BHC 등 대형 치킨업계 줄줄이 동참할 것으로 보여

치킨업계 1위인 교촌치킨이 배달료 인상을 선언함에 따라 눈치를 보고 있던 타 치킨 브랜드 역시 비슷한 행보를 걷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내달 1일부터 전국 가맹점에서 배달 서비스 유료화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교촌치킨 배달 주문시 2000원의 배달 서비스 이용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치킨업계는 그동안 인건비 및 물가 상승 등의 이유를 들어 가격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해왔지만, 지난해 BBQ와 교촌치킨 등이 가격 인상을 시도하다 정부의 압박과 소비자들의 반발로 계획을 철회하면서 눈치만 보는 상황이 이어져왔다.

본사가 결정을 미루는 사이 각 치킨 가맹점들은 배달비를 따로 받거나 무료 제공하던 콜라나 무를 유료화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해왔고 결국 2018 최저임금 인상에 맞춰 전체 인상안이 발표됐다.

교촌치킨의 이 같은 행보에 따라 BHC, BBQ 등 여타 치킨 브랜드 역시 배달비 유료화 및 가격 인상 등의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이다. 이들은 교촌치킨 정책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살핀 뒤 가격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치킨 한 마리의 가격이 1만7천원에서 1만8천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치킨 2만원 시대의 서막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도미노피자, 맥도날드 등 피자·햄버거 업계의 잇따른 가격인상

배달료 인상은 아니지만 제품 가격 자체를 인상하는 기업들도 있다.

도미노피자는 지난 6일부터 피자 품목에 한해 라지 사이즈는 1000원, 미디엄 사이즈는 500원씩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지속적으로 원자재 가격과 임대료 및 인건비가 상승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도미노피자 측 입장이었다.

다수의 햄버거 브랜드는 이미 지난해 가격인상을 실시한 롯데리아와 KFC의 행보를 따라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최저임금 인상 시행 직후인 지난 2월 버거 제품에 한해 가격을 200원씩 인상했다. 같은 달 맥도날드 역시 버거류 27개, 아침메뉴 5개 등 27개 제품의 가격을 100~300원 인상했다.

버거킹은 지난달부터 일부 메뉴에 한해 가격을 100원 인상했다. 주력 제품인 와퍼 역시 100원 인상된 5700원에 판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을 중심으로 제품 가격이 인상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자영업자들이 가격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J CGV의 영화 관람료 인상, “영화 관람 1만원 시대 도래”

영화 관람료도 상승해 영화 1만원 시대를 앞두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영화시장의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CJ CGV가 오는 11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000원씩 올린다.

이번 결정에 따라 주중(월~목)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적용되는 스탠다드 좌석 기준 일반 2D 영화 관람료(9000원)는 1만원이 된다. 주말(금~일) 오전 10시부터 밤 12시 사이 영화료 역시 기존 1만원에서 1만1000원이 된다.

3D를 포함한 IMAX 4DX 등 특별관 가격도 1000원씩 인상된다.

다만 어린이, 청소년 요금과 만 65세 이상 경로자, 장애인, 국가유공자에게 적용되는 우대요금은 그대로 유지된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관람료(5000원)도 이번 인상에서 제외됐다.

CGV 관계자는 “물가 상승에 따른 임차료 인상, 관리비 증가,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부득이하게 요금 인상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강제로 쉬어라?…의무시차 강제이행 등 인건비 낮추려는 꼼수도

최저임금 인상에 가격인상이라는 방침으로 대비책을 마련하는 기업들이 지배적인 가운데, 늘어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꼼수를 사용하는 기업도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 화장품 브랜드인 샤넬과 엘카코리아 노동조합원 1000여 명은 지난달 25일 오후 6시부터 전국 50여 곳 백화점 매장에서 임금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갈등의 시작은 사측이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인건비 부담을 덜고자 근로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의무시차를 강제로 적용하면서부터다.

통상 백화점은 영업시간에 따라 2~3시간 정도 초과 근로시간이 발생하는데 사측이 시간외 수당을 줄이고자 연장 근무자를 1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도입했다.

여럿이 나눠하던 일을 한 명이 감당해야 했던 근로자들은 고강도 노동에 시달렸으며 강제 의무시차로 최저임금이 올랐음에도 근로시간 자체가 줄어 월 급여가 하락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기존에는 자율적으로 시차를 사용했었는데 최저임금 인상 이후엔 한 달에 일정 횟수를 기준으로 시차를 강제적으로 사용해야 했다”며 “연장근로 시간을 일정 시간 이내로 조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측은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인건비를 줄이려는 꼼수가 아닌 효율적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반발했지만, 최저임금 인상 결정과 더불어 이 같은 정책을 내놓은 사측에 대해 노조 측은 꼼수라는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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