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라는 굵직한 대형매장을 보유하고 있어 유통공룡이라 불린다. 하지만 최근 이마트의 부진과 신세계 건설의 채무보증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는 2015년 1조 486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데 이어 2016년 1조 6437억원, 지난해 1조 6655억원을 기록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영업이익 또한 2015년 1846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16년 1978억원, 지난해에는 2198억원을 기록하며 20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부채와 당기순이익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시 기준 신세계의 부채는 2015년 2조 5612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16년 2조 8837억원, 지난해 2조 9330억원으로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5년 3953억원을 기록했지만 2016년 1590억원으로 하락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1421억원으로 곤두박칠쳤다.

이러한 부진의 돌파구로 신세계는 이미 시장이 보장된 골목시장 진출을 틈틈히 노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녹치 않다. 대기업의 골목시장 진출에 대한 비난과 관련 법안까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유통공룡 신세계의 행보에 소상공인들의 눈총이 따갑다.

◇소주 사업 뛰어든 신세계…참이슬, 처음처럼 아성에 도전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푸른밤’을 출시해 국내 굴지의 소주 브랜드인 참이슬, 처음처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세계그룹은 2016년,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제주소주를 인수해 주류시장에 진출했다.

업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소주사들의 판매실적에서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49%,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16%의 점유율을 보였다. 사실상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가 뛰어든 것이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를 제외한 나머지 7개 주요 소주사들의 점유율은 30% 안팎이다. 이러한 가운데 유통공룡 신세계가 뛰어들어 7개 소주사들의 점유율은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실제 신세계의 푸른밤은 업계에서 선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푸른밤’은 출시 4개월 만에 300만병 판매를 돌파했다. 푸른밤이 서울 및 수도권의 매장에 입접해있지 않고 제주지역에 국한돼 판매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고무적인 수치다.

푸른밤은 제주지역에서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몽골로 진출해 일 평균 100병 판매 기록을 세우는 등 호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푸른밤은 도수별 표기에 있어 성적인 은어 사용으로 도마에 올랐다. 여성단체들은 알코올 도수 20.1도를 ‘긴 밤’, 16.9도를 ‘짧은 밤’이라 표현한 것을 문제 삼았다.

제주여성인권연대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긴 밤과 짧은 밤은 성매매업소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라며 “이는 남성 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세계 측에 상호 교체 요구를 검토했지만 이슈화 되어 광고의 효과를 주는 것을 염려해 보류 중”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 저비용으로 생수 사업 진출…싼 것에는 이유가 있다?

푸른밤이 선전하고 있는 반면 신세계가 뛰어든 생수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맥주 사업 등의 진출로 골목시장 침해라는 비난을 받아오던 신세계그룹은 2016년 10월, 계열사 신세계푸드를 통해 생수 제조업체 제이원을 70억원에 인수해 생수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세계는 기업회생 절차를 밟던 제이원을 저비용에 인수해 비교적 쉽게 생수시장에 진출했지만 제이원은 지난해 순손실액 5억 8936만원을 기록하며 신세계의 속을 썩였다.

공장 가동률 또한 부정적이다. 지난해 하반기들어 제이원 공장의 가동률은 생산능력 8만 1900톤에 턱 없이 부족한 2만 5192톤에 그치며 저조한 가동률을 보였다. 이에 4분기에는 생산량이 없어 신세계푸드 종속기업 중 유일하게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올반 가평수’를 출시해 2019년까지 국내 시장 점유율 5% 진입을 목표로 잡아온 신세계푸드로선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형국이다.

악재는 이뿐만 아니다. 지난해 10월 제이원이 만든 생수 ‘크리스탈’에서 발암물질의 한 종류인 비소가 검출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제이원이 생산한 ‘크리스탈’에서 기준치에 2배가 넘는 비소가 검출됐다. 이에 환경부는 제이원 측에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제품에 대해 회수 및 폐기를 명령했고 경기도는 제이원에 한달간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생수사업이 국민의 건강과 밀접해있는 만큼 비소가 검출된 전력을 쉽게 벗어날 수 없을 전망이다. 뿐더러 제이원 공장 정상화의 과제를 안고 있어 삼다수, 아이시스, 백산수 등 즐비한 생수 브랜드 사이에서의 경쟁 또한 녹녹치 않을 전망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진 것과 4분기 생산량이 없는 것은 공장의 노후설비가 원인”이라며 “현재 노후설비를 모두 리뉴얼 중으로 4월 말 즈음 정상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승승장구 신세계푸드 베이커리…목표매출 역시 급등

앞서 롯데와 신세계 등 대규모 유통업체들이 골목시장 침해로 눈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세계푸드의 베이커리 사업은 순항 중이다.

베이커리는 신세계푸드의 연매출 2000억원 달성의 주력 사업이다. 2014년 조선호텔의 베이커리 신세계SVN이 신세계푸드의 베이커리 부문과 합병한 후로 줄곧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2018년 베이커리 부문 목표매출을 23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2000억원을 달성한 것에 10% 이상 상승한 수치다.

신세계푸드의 베이커리 사업은 이마트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세계 스타필드 등에 대형마트에 입점해 있는만큼 올해 역시 순항이 예상된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월, ‘밀크앤허니’ 브랜드 양산빵을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양산빵의 실적 또한 고무적으로 점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양산빵 시장규모는 2014년 3781억원에서 2016년 4060억원으로 증가했다. 시장이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최근 1인 가구의 증가로 간편한 빵과 같은 디저트 제품이 떠오르고 있어 수요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양산빵 시장은 SPC삼립이 70%의 독보적 점유율을 지니고 있으며 롯데제과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이미 시장 점유율이 확고한 양산빵 시장에서 신세계푸드의 양산빵이 얼만큼의 실적을 낼 것인가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까사미아 인수…가구시장 변동 일으키나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월, 가구업체 까시미아 지분 92.4%를 매입하며 가구시장 진출을 선포했다. 까사미아는 72개 매장을 지니고 있는 전국 6위의 가구업체다.

업계에서는 까사미아와 신세계 유통력의 시너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신세계의 가구시장 진출은 최근 트렌드로 급부상한 홈퍼니싱의 가능성을 염두해 둔 것으로 분석된다.

홈퍼니싱이란 가구, 인테리어, 소품, 조명 등으로 집안을 가꾸는 것을 말한다. 이미 이케아와 한샘, 리바트 등이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홈퍼니싱 시장은 비약적 성장이 점쳐진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12조 5000억원 규모의 홈퍼니싱 시장은 2022년 18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은 전국 13개 백화점과 유통 인프라를 이용, 369개의 매장을 보유한 한샘과 145개의 매장을 보유한 현대리바트 수준으로 매장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까사미아는 2016년 기준 매출 1220억원, 영업이익 93억을 기록한 탄탄한 가구업체로 업계에서는 유통공룡 신세계의 유통인프라와 까사미아 기술력의 시너지가 가구시장의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점친다.

◇애견인 정용진 부회장, 반려동물 사업에 손 뻗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소문난 애견인이다. 이에 신세계 또한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해 시장판도를 흔들고 있다.

정 부회장은 본인의 반려견 몰리의 이름을 딴 몰리스펫을 이마트, 스타필드 등에 직영으로 입점시켜 관련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몰리스펫은 반려동물 용품을 판매하는 매장으로 2400여개의 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첫 반려동물 종합매장이다.

최근 1인가구의 증가 및 반려동물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신세계를 비롯해 롯데 등 대형 유통기업들이 반려동물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는 몰리스펫이 호황을 거두자 애견호텔, 병원, 미용 등의 서비스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이마트는 2010년 구성점에 몰리스 펫샵 1호점을 오픈해 반려동물 용품 판매는 물론 미용, 병원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또한 동국제약과 혐업해 반려동물 사료 PB 상품을 만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신세계는 지난해 몰리스케어를 런칭해 사료, 간싱 영양제 등 13종의 제품을 선보였으며 동원F&B와 함께 길고양이 사료 러브투게더를 출시했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점에 각각 14곳에 반려동물 배변봉투를 설치하는 등 애견인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와 반려동물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경쟁업계인 롯데와의 애견시장에서의 실적 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 중이다.@뉴스락

◇골목시장 침해 비난 여전…소상공인연합회, “관련 법안 지속히 통과돼야”

신세계와 롯데 등 유통공룡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에 손을 뻗치는 동안 소상공인들은 대기업의 골목시장 침해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0일,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모든 소상공인 업종에서 대기업의 침탈로 인한 피해를 보고있다”며 “현재의 제도만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으며 대기업의 우회적 골목시장 진출을 명확한 법의 테두리 안에 넣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대기업의 골목시장 침해 논란은 최근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소상공인들에게 더욱 부담으로 다가온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인터뷰에서 “대기업은 해외진출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도 받고 있는 실정에서 해외에서의 사업 실패로 골목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으로 많은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계속되는 골목상권 침해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관계자는 또한 “현재 관련 법안에 대한 협의가 지지부진 하다”며 “법안이 지속히 통과되지 않으면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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