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스락]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둘러싼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금감원 조사결과 분식회계 등의 혐의가 드러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정면으로 부인하고 나서 금감원과의 전면전이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분식회계 논란이 휩싸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증시가 사흘 연속 폭락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감원의 일부 책임을 묻고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8일 공식 자료를 통해 “당사에 대한 확인절차 없이 금융감독원 취재 등을 바탕으로 기사화됨에 따라 시장과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삼성그룹 계열사들과 퀸타일즈트랜스내셔널사의 합작으로 세워진 바이오 의약품 생산전문 기업으로 제일모직이 43.44%, 삼성전자가 31.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은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있어 기업가치가 뻥튀기되고 합병비율이 불공정했다는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당시 제일모직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은 46.3%.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는 이 부회장이었다.

금감원은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통해 기업가치를 억지로 부풀렸다 판단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를 올려 최대주주인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의 합병에 있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함으로 해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합병 비율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당시 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 비율로 두 기업이 합병됐다. 이 부회장은 당시 삼성물산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다시 말해 제일모직의 기업가치가 높을수록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이 되는 셈이다.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되는 것에 3대 주주 엘리엇을 비롯해 다른 주주들 또한 반대의사를 표명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키를 쥐고있던 국민연금 마저 이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국민연금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높게 판단해 합병에 찬성 의사를 비쳤다. 국민연금의 이같은 움직임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에 성공했고 삼성은 같은해 회계기준을 변경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장부가 3300억원에서 4조 8000억원으로 올렸다.

재계에서는 이를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의 합병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뻥튀기 되며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공정위가 삼성의 총수를 이 부회장으로 지정하는 듯한 자료를 배포해 삼성의 승계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단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금융위와 공정위 또한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지배구조 개선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을 뿐더러 최근 불거진 삼성증권 사태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로 대법원 최종판결을 앞두고 극적으로 풀려난 이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 난항을 점친다.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