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쏘아올린 물컵의 파장이 한진그룹 전체로 퍼지고 있다. 한진 총수일가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자연스레 조양호 회장일가의 거취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진 오너일가는 관세청과 검·경은 물론이거니와 공정위, 출입국관리청 등 사정당국의 전방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불거진 물벼락 갑질 논란에 사정당국은 초기 조 전 전무의 특수폭행 혐의에 초점을 맞췄지만 조 전 전무의 음성파일이 공개된 것에 이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행태와 한진 오너일가의 밀수, 탈세, 조세포탈 등의 혐의가 속속 드러나 사정당국은 한진 오너일가로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 16일 관세청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대한항공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관세청이 대한항공과 조 회장의 혐의를 겨냥한 압수수색을 벌인 것은 이번이 4번째로 앞서 적용된 관세포탈의 혐의를 넘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또한 적용했다.

한진 오너일가는 그동안 구설에 오른 오너리스크에 대해 구렁이 담 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22일 조 회장은 조현아 칼호텔네크워크 사장과 조 전 전무에 대해 그룹 내 모든 직책에 대해 사퇴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잠시동안 논란을 잠식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2014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이었던 조현아 전 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당시에도 조 회장은 조 전 사장에 대해 그룹 내 모든 직책에 대해 사퇴하겠다고 밝힌 후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논란이 잠식되자 조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의 조 전 사장을 계열사 사장직으로 경영에 복귀시켰다.

재계에서는 한진 오너일가가 조여오는 압박에도 쉽사리 사임하지 안을 것이라 분석한다. 실제 물벼락 갑질 논란 이후 조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대책회의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조 회장은 현재 0.04%라는 소량의 대한항공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주사역할을 하는 한진칼의 지분 17.7%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은 한진칼의 지분으로 한진, 대한항공, 진에어, 칼호텔네트워크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제왕적 구조를 해소하지 않는 이상 조 회장 일가의 사임을 어려울 것이라 입을 모은다. 실제 조 회장은 한진(6.87%)의 지분과 정석기업(20.64%)의 지분 또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그동안 오너리스크를 회피해 온 상황과는 현저히 다르다는 의견 또한 존재한다. 

검·경뿐만 아니라 국세청, 관세청, 공정위 등 사정당국의 전방위 압박이 가해지고 있을 뿐더러 대한항공 직원들의 자발적 모임인 대한항공 직원연대마저 구성돼 조 회장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벌이고 있는 만큼 한진 오너일가가 이번 사안 만큼은 가벼이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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